[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2022년 한 해 동안 진행됐던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1’은 3년 전인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55위를 차례로 다뤘다.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2’는 지난해 새롭게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3~4년 내로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을 하나씩 발굴해 다룬다. 이른바 신흥 블록버스터로 떠오른 약물의 탄생과정과 매출 전망 등을 두루 살펴본다.[편집자 주] | 미국 일라이릴리의 경구용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제공=일라이릴리) |
|
미국 일라이릴리의 ‘야누스키아아제’(JAK) 억제 방식의 경구용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의 성장세가 발목을 잡혔다.
일라이릴리에 따르면 지난해 올루미언트의 매출은 8억3050만 달러(한화 약 1조1100억원)로 전년(11억 1510만 달러) 대비 26% 하락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적응증과 관련한 올루미언트의 이용률이 크게 감소한데다 환율의 영향으로 수익이 지난해 매출과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체내에서 다양한 염증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JAK-STAT 패스웨이(경로)’의 최상위 단계에서 JAK 계열의 단백질이 작용한다. 올루미언트는 JAK1과 JAK2 등 두 가지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염증 신호의 전달 체계를 방해하기 때문에 여러 자가면역질환 관련 적응증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유럽의약품청(EMA)가 2017년 중증도에서 중증의 활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대상 2차 치료제로 올루미언트를 승인했다.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같은 적응증으로 올루미언트를 승인했다.
하지만 FDA와 유럽의약품청(EMA)가 2021년 초부터 JAK 억제제에 대한 안전 우려를 꾸준히 제기하면서도 JAK 억제제에 대한 적응증 추가 승인 결정도 내놓고 있다.
FDA는 2022년 5월과 코로나19 치료제로, 같은 달 6월에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올루미언트의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했다. FDA는 올루미언트의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도 확대 승인했다.
현재 올루미언트는 현재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50여 개국에서 류머티스관절염, 원혈탈모증, 아토피 피부염 등 3종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물이 획득한 최초 적응증인 류머티스관절염의 경우 약 70개국에서 승인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현재 올루미언트와 관련해 전신 홍반성 루푸스 치료 적응증을 획득하기 위한 임상 3상 등을 수행하며 추가 성장 동력 마련에도 힘쓰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JAK 억제제가 염증성 자가면역시장에서 전반적인 시장 확대를 이뤄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인 JAK 억제제로는 미국 화이자의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과 애브비의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 등이 있다.
특히 린버크의 적응증 및 매출 확대 상황이 돋보인다. 린버크의 적응증은 2021년 말만해도 각국에서 류머티스 관절염과 건선 관절염 등 두 가지 뿐이었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1월)과 궤양성 관절염(3월), 강직성 척추염(5월) 등 2022년 상반기 동안 FDA로부터 3종의 적응증을 빠르게 획득했다. EMA도 린버크에 대해 FDA와 같은 5종의 적응증을 승인했으며, 국내에서도 궤양성 관절염을 제외한 4종의 적응증으로 린버크가 판매승인됐다. 여기에 지난해 8월 일라이릴리는 FDA와 EMA에 린버크의 크론병 적응증을 획득하기 위한 허가 신청서를 동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런 적응증 확대 성과를 바탕으로 린버크는 지난해 매출 25억2200만 달러로 올루미언트를 포함한 동종계열의 약물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