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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iPSC(유도만능줄기세포) 세포주 판매로 매출을 내는 곳은 우리가 사실상 유일합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이미 확보한 줄기세포 플랫폼 자체가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 | 주지현 입셀 대표가 자사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뮤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석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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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현 입셀 대표는 지난 22일 이데일리와 만나 “오노약품공업과의 계약과 세포주 판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등으로 올해 두 자릿수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주 대표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로, 조혈모세포 이식과 세포치료 연구를 이끌어온 줄기세포 분야 전문가다.
입셀은 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기업이다.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뮤콘(MIUChon)’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주사제 형태로 개발되고 있는 뮤콘은 사람의 말초혈액의 세포를 역분화시킨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만들어진다. 이 세포는 배아줄기세포처럼 어떤 세포나 조직으로든 발달할 수 있는 원시 세포다. 모든 조직의 세포로 분화할 능력을 지녔지만, 그만큼 다루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몸 안에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세포로 자라도록 ‘고효율’의 세포를 생산하는 기술이 필수다.
입셀은 세 번의 도전 끝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세포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정식 기업으로 승인받았다. 국내에서 GMP(우수제조관리기준) 인증을 기반으로 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생산하는 곳은 입셀이 최초이며 유일하다.
플랫폼 자체가 돈 되는 회사 ‘인증받은 세포주’를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인 만큼 제약·바이오 업계 수요도 상당하다. 실제 지난해 대부분의 매출이 세포주 판매에서 발생했다.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과 같이 본업과 무관한 영역에서 수익을 내지 않고 연구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세포 플랫폼을 직접 상품화하며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주 대표는 “여러 병원이나 제약 기업이 우리가 만든 세포주를 가져다 치료제를 개발하거나, 위탁 생산 등을 맡긴다”며 “세포주 분양 사업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특히 글로벌 제약사와의 첫 계약을 따내며 존재감을 키웠다. 입셀은 이달 11일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오가노이드(미니장기) 효능평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질환 모델은 환자 맞춤형 세포 환경을 재현할 수 있다. 기존 동물실험의 한계를 보완하고 신약 개발 과정에서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 대표는 “외국계 회사와 맺은 첫 정식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탐색 단계지만 성과가 좋으면 추가 계약이나 공동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입셀의 강점은 ‘균일성’에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같은 분화 조건에서 동일한 세포나 오가노이드를 얻을 수 있어 시험 재현성이 높다. 주 대표는 “플랫폼이 사업화되려면 재현성이 핵심”이라며 “매번 결과가 달라지면 사업화가 어렵다. 균일한 세포를 만드는 게 결국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 | 입셀의 대표 파이프라인인 골관절염 치료제 ‘뮤콘’.(제공= 입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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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없던 골관절염 치료제 주력 파이프라인인 골관절염 치료제 뮤콘의 임상 개발도 순항 중이다. 입셀은 올해 2월 시행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관리법(첨생법) 개정안에 따라 국내 환자 3명을 대상으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을 확인했으며 내년부터는 15명 정도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을 확인하는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뮤콘은 무릎 골관절염의 근본적 치료제(DMOAD) 지위를 겨냥해 개발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치료제들이 통증 완화나 일시적 개선에 그쳤던 반면 뮤콘은 연골 손상 진행을 억제하고 구조적 변화를 유도해 질환 자체를 근본적으로 늦추거나 멈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직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DMOAD로 승인받은 치료제는 없다.
주 대표는 “환자 투여 결과 급성 부작용은 전혀 없었다”며 “두 번째, 세 번째 환자에서는 통증 완화와 보행 보조 도구 사용 감소 같은 개선 효과도 보였다”고 밝혔다.
첨생법 개정안에 따라 연구자 임상 단계에서라도 안전성과 효과가 확인되면 ‘치료목적사용승인’을 통해 환자 투여가 허용된다. 이에 따라 3상까지 임상을 모두 마치지 않더라도 제한적 상용화와 매출 발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입셀은 지금까지 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시리즈B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으며 모집 규모는 250억~300억원이다. 주 대표는 “이번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추가 자금 조달은 하지 않고 상장까지 가는 게 목표”라며 “2027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포주 분양, CDMO, 오가노이드 효능평가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이미 매출로 연결시키고 있다”며 “무릎 골관절염을 시작으로 치매·심근질환·혈액대체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으로 개발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