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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엔솔바이오사이언스가 동물용 골관절염치료제 ‘조인트벡스’의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수익성을 확보하고, 회사의 3대 파이프라인으로 전면에 세운 사람용 골관절염치료제 신뢰성 확보의 한 축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 |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동물용 골관절염치료제 ‘조인트벡스’. (사진=엔솔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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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업체와 구체적 논의...절차 따라 순차적 출시 18일 업계에 따르면 엔솔바이오는 최근 조인트벡스의 미국과 유럽(EU), 중국 진출을 위해 사업개발(BD)을 진행하고, 현지 협력업체들과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현지 규제 절차를 고려해 순차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판매 확대와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해 엔솔바이오는 제품의 사용 편의성 강화에도 나선다. 약병 크기를 현재 20㎖에서 5㎖ 바이알(병)로 변경한다. 기존 20㎖ 바이알 포장은 실제 투여량(0.2~0.3㎖) 대비 과도하게 크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로 인해 추출 시 약물 손실, 보관상 문제 등이 공급 확대의 주요 장애 요인으로 지적됐다.
엔솔바이오 관계자는 “조인트벡스의 약병 크기를 5㎖ 바이알로 교체하기 위해 동결건조 공정 최적화, 포장재 변경, 품질관리 시험법 재검증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관련 허가 변경 절차까지 4~6개월이 소요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내년부터는 리뉴얼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인트벡스는 2020년 2월 검역본부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아, 동물의약품 전문기업 벡스퍼트가 5년째 유통하고 있다. 현재 약 1000개 동물병원에 공급되고 있으며, 우수한 안전성과 효능으로 인해 수의사들도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수치가 방증한다. 첫해 4000바이알로 시작해 2022년 처음으로 연간 판매 1만 바이알을 넘어서 2023년 최고치(약 1만 5000바이알)를 찍었다. 공급 이슈 등으로 지난해 판매가 정체됐으나, 여전히 1만병대 내외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간 엔솔바이오가 조인트벡스의 투자에 집중하지 못한 이유는 두 가지 정도가 꼽힌다. 바이오벤처로서 한정된 자원을 분배하다 보니 디스크치료제 등 신약 부문에 집중해야 했다. 수익성도 낮다. 동물용 치료제 판매가 제약·바이오사→유통사→동물병원 순으로 이뤄지는데 정작 개발한 곳에서 손에 쥐는 것은 최종 판매가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엔솔바이오가 이번에 조인트벡스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배경은 유동성 확보, 국내 시장 경쟁사 진입, 사람용 골관절염치료제의 임상 3상 임박 등이 있다. 자금 문제는 알테오젠(196170)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로 유명한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가 풀었다. 올해 초 엔솔바이오의 최대주주에 오른 그는 최근 지분율을 29.84%까지 올리며, 지금까지 약 600억원을 투입했다. 엔솔바이오의 파이프라인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조에티스의 반려견 골관절염치료제 ‘리브렐라’는 오는 9월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된다. 2020년 유럽연합에서 처음 승인된 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50여개국에서 유통되는 제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반려견 2000만 마리 이상이 리브렐러 처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엔솔바이오 입장에서는 손 놓고 있다가 국내 시장에서 입지도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사람용 골관절염치료제 ‘E1K’의 임상도 앞두고 있다. 엔솔바이오는 지난 5월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고, 관련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내년부터 3년간 350명 이상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E1K는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뿐 아니라 연골 재생까지 확인하는 ‘디모드 임상’으로 설계됐다. 위약군 대신 히알루론산(HA) 주사제를 활성 대조약으로 사용해 위약효과 위험도 차단한 한 게 특징이다. 조인트벡스는 E1K 기반으로 개발한 동물용 신약이다. 조인트벡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E1K에 대한 홍보는 물론 신뢰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 | (사진=엔솔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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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 E1K 임상 성공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 업계에서는 조인트벡스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의 반려견 골관절염치료제는 고통을 완화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고, 부작용도 포착된다. 조인트벡스는 이 같은 문제를 합성 펩타이드라는 안전한 물질로 해결했다. 엔솔바이오가 2020년 3월부터 2022년 6월까지 2년 3개월의 시판 후 조사(PMS) 따르면 조인트벡스를 투여받은 환견 631마리를 모니터링한 결과 81.6%에서 임상 증상 개선 효능이 확인됐다. 다양한 형태의 통증 개선 효과와 함께 연골 재생으로 파악되는 엑스레이상의 구조적 개선도 나타났다. 한 번 이상 자유롭게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환견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조인트벡스와 리브렐라의 편의성이나 효과, 부작용 등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관절강 내 주사제인 조인트벡스는 2주 간격으로 두 차례 투여하면 최대 12주까지 증상 개선 효과가 이어진다. 아직까지 확인된 별다른 부작용은 없다. 시장 유통가는 병원에 따라 다르지만 15만원 내외로 알려졌다. 단점으로는 시술 난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있다.
항신경성장인자(NGF) 단클론항체에 기반한 리브렐라는 NGF와 결합해 통증 신호 자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피하 주사로 이뤄지며, 매달 한 번씩 반복 접종해야 한다. 1회 접종에 20만원 내외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작용으로 신경학적 이상 반응이 보고되면서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주의 문구를 강화하도록 했다.
조인트벡스의 글로벌 진출이 가시화되면 엔솔바이오의 수익성 확대에도 기여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모더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반려견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2025년 약 26억 2000만 달러(약 3조 6000억원)에서 2030년 32억 5000만 달러(약 4조 5000억원)로 성장한다.
엔솔바이오 관계자는 “조인트벡스의 국내 판매 확대와 해외 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이는 E1K 임상 성공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