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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글로벌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국내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들썩이는 가운데 프로젠의 주가는 부진했다. 기술성평가 신청을 연이어 순연하면서 기업공개(IPO) 일정이 6개월 이상 지연된 탓으로 추정된다. 프로젠은 연내 기술이전으로 반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비만치료제 훈풍에서 소외된 프로젠…왜? 올 들어 국내 비만치료제 업체들의 시가총액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프로젠은 오히려 시총이 떨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IPO 일정이 순연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비만 치료제 관련주로 엮이지 않고 소외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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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만치료제 관련 업체들의 시총 추이를 살펴보면 올 초 시총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사례가 많았다. 비교적 시총의 증가폭이 크지 않았던 일동제약(249420)도 지난달 29일 경구용 비만치료제 ‘ID110521156’의 고무적인 임상 1상 톱라인 데이터 결과 공개에 즉각 주가가 급등하며 시총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반면 프로젠은 올 초 922억원이었던 시총이 지난달 29일 898억원으로 2.6% 하락했다. 지난 7월 14일 장 중 한 때 주가가 9970원으로 치솟는 등 연초부터 지난 7월 중순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한 탓이다. 지난달 10일 프로젠의 주가는 전일 대비 1200원(15%) 급락하며 6800원에 거래를 마친 뒤 6000원대 초반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이 무렵 프로젠의 기술성평가 신청 계획이 지연되며 기업공개(IPO) 일정이 밀린 게 알려진 영향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젠은 올해 상반기에서 올 하반기로 기평 신청 시기를 미룬 데 이어 최근에는 내년 상반기로 더 순연했다. 기술이전 성과를 낸 다음에 기평을 신청하기 위해서다.
프로젠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GLP-1·GLP-2 수용체 이중작용제인 ‘PG-102’이다.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에 필요한 유효 용량의 이원화를 통해 맞춤형 처방이 가능한 점이 차별화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는 PG-102의 피하주사(SC) 제형 국내 임상 2상의 환자 모집을 내달 말 완료하고 내년 초 결과 분석을 마치고 톱라인 데이터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구제형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RPG-102’는 비임상을 마치고 호주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기평 계획이 미뤄지면서 올 하반기로 예상됐던 코스닥 이전 상장 일정도 순연됐다. 상장주관사도 지난해 10월 선정했던 신한투자증권과 아이엠증권에서 지난 8월 하나증권으로 변경했다. 회사 측은 “아이엠증권과는 당사자 간 서면 합의를 통해 지정자문인 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PG-102의 톱라인 발표 예정 시기가 지연되고 IPO 일정이 밀려난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개발 일정이 밀리는 것이 좋은 신호는 아닌 것 같다”면서 “그간 코스닥 이전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는데 이러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주가에도 반영된 것 같다”고 평했다.
연내 기술이전으로 반전 노린다 프로젠은 연내 기술이전 성과를 도출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는 국내 및 아시아 파트너링을 목표로 하고 내년에는 글로벌 파트너링을 노리겠다는 전략도 내세웠다. 프로젠 관계자는 “현재에도 기술이전을 논의 중인 곳들이 있다”며 “연말까지 기술이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기술이전은 (PG-102의) 임상 1상 단계에서도 논의할 수 있어서 무조건 임상 2상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임상 2상 데이터를 확인하면 파이프라인 가치를 더 높여서 기술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고려해서 논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프로젠의 임상개발 전략 수립에는 유한양행(000100)의 지속적인 지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30일 유안타증권과 ‘2025 인베스트먼트 데이’를 열어 주요 투자 기업 중 하나로 프로젠을 소개했다.
유한양행은 2023년 4월 프로젠에 300억원을 투자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같은해 프로젠은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으며, 유한양행은 이후에도 프로젠 지분을 2회 더 추가 확보하는 등 투자를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항암제 ‘PG-208’, 천식 치료제 ‘PG-401’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두 파이프라인은 전임상 단계에 있다.
한편 프로젠은 1998년 10월 성영철 전 제넥신(095700) 회장이 창업한 회사로, 제넥신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 프로젠의 지분 15.46%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 에스엘바이젠의 최대주주(지분율 58.62%)는 성 전 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