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필름형 '서복손' 성공 길 걷겠다"…CMG제약, '메조피' 美안착에 올인
  • 등록 2025-04-18 오전 8:00:35
  • 수정 2025-04-18 오후 3:51:47
이 기사는 2025년4월18일 8시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CMG제약(058820)이 2조5000억원 규모의 미국 아리피프라졸 시장에 뛰어든다. 구강용해필름(ODF) 형태로 오리지널약의 제형을 바꿔 품목허가를 받은 것. 미국에서 정신질환약물을 ODF로 만들어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선례가 있는 만큼 다른 국가로의 시장 확대보다는 미국 시장에 집중해 빠르게 매출을 늘려가겠다는 포부다.

17일 CMG제약에 따르면 전날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메조피’(성분명 아리피프라졸)의 품목허가가 승인됐다고 공시했다. 메조피는 ‘아빌리파이’로 잘 알려진 조현병 치료제를 물 없이 입 안에서 녹여 먹는 필름형 제제로 개량한 의약품이다.

메조피와 다른 아리피프라졸 의약품 비교 (자료=차바이오그룹)


아리피프라졸은 조현병 치료제 중에서도 가장 처방비율이 높은 의약품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MS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북미에서 아리피프라졸 성분 의약품의 시장 규모만 약 17억4000만 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중 약 1%의 점유율만 가져온다 해도 250억원의 매출을 낼 수 있는 셈이다. CMG제약은 북미에서 직접 마케팅을 하는 대신 올 하반기까지 미국 현지 유통 파트너 선정작업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금액 기준으로 북미에서 약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CMG제약의 매출액은 △2022년 822억원 △2023년 939억원 △2024년 991억원으로 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북미에서 목표에 근접한 매출을 낸다면 연 매출 2000억원 돌파도 기대해봄직 하다.

앞으로 아리피프라졸의 처방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시장 전망도 밝다. 지난 2022년 용도 특허가 만료되면서 조현병 외 양극성 장애, 주요 우울장애, 뚜렛장애 등으로 적응증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아리피프라졸은 저용량으로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관련된 과민증 치료제로도 쓰인다.

다만 문제는 아리피프라졸 시장에서 아빌리파이의 존재감이 워낙 강하다는 데 있다. 아빌리파이의 물질특허가 만료된 2014년 이후 여러 제네릭(복제약)들이 출시됐지만 아직까지 아빌리파이의 처방률이 압도적이다. 국내에서도 제네릭들이 출시됐다 아빌리파이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잇따라 품목허가를 취하하는 모양새다.

CMG제약은 메조피가 단순한 제네릭이 아니며 구강용해필름이라는 형태가 정신질환치료제로 적합하기 때문에 의미있는 매출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다. 오피오이드 사용장애 치료제인 ‘서복손’(성분명 부프레노르핀·날록손)의 필름형 의약품이 전체 부프레노르핀·날록손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꿰찬 선례도 있다. IMS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서복손 필름제형의 점유율은 북미 부프레노르핀·날록손 성분 의약품 시장에서 61%를 차지, 연 매출만 11억 달러(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CMG제약 관계자는 “정신질환 환자는 본인이 약물을 복용하는 것을 숨기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제나 액상 제제는 복약 사실이 노출되기 쉬워 복약이 편한 구강용해필름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제 서복손이 정제형에서 필름형으로 전환되며 복약순응도 개선, 오남용 방지 등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는 필름형 정신질환치료제에 대한 시장의 상업적 성과를 입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리피프라졸 의약품은 오리지널인 정제는 물론, 경구용 액상 제제, 구강붕해정, 장기지속형 주사제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돼 있다. 1회 접종으로 수개월간 효과를 볼 수 있는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최근 주목받고 있지만 월 치료비가 2200달러(약 312만원)에 달하는 반면, CMG제약은 메조피의 약가를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있다. 뿐만 아니라 메조피는 입에 넣으면 바로 녹아 섭취되기 때문에 정신질환 환자들이 약물을 뱉어내거나 거부하는 등의 부작용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미국 FDA 허가를 받은 중국 샤먼제약의 ‘오핍자’ (사진=카윈 파마수티컬)


CMG제약이 FDA 허가 단계에서 5년간 부침을 겪는 사이 미국에서 먼저 허가를 받은 필름형 아리피프라졸 ‘오핍자’와의 경쟁도 관전포인트다. 오핍자는 중국 샤먼제약이 지난 2024년 7월 FDA 허가받은 의약품이다. 최근 약가 협상을 마치고 이제 막 미국 약국에 공급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CMG제약은 미국 시장에 후발주자로 들어가는 셈이지만 여러 면에서 오핍자보다 메조피의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고 본다.

특히 오핍자는 CMG제약의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피부 및 구강 점막에 자극성이 있고 제조 공정상 물과 접촉했을 때 다량의 기포가 발생하는 분말형 계면활성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CMG제약 관계자는 “메조피는 자극성이 적고 복용편의성을 고려한 첨가제 설계를 통해 필름의 물성 및 외관과 복용순응도를 동시에 확보했다. 이 때문에 오핍자는 물성 안정성과 환자만족도 측면에서 메조피보다 불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메조피는 기존 정제 기반 아리피프라졸 의약품의 용량 범위에 맞춰 15㎎ 고용량 제품이 있고, 앞으로 2㎎ 용량의 소아용 제품도 개발할 예정이라 다양한 연령층, 적응증에 따른 맞춤형 투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오핍자는 2㎎, 5㎎, 10㎎ 용량으로 허가를 받은 상태다.

메조피가 독일에서 cGMP 및 EU GMP 인증을 받은 랩텍 GmbH 제조소에서 생산될 예정이라는 점도 오핍자와의 경쟁에서 메조피가 우위를 더할 수 있는 요인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미국-유럽 간 의약품 무역은 비교적 자유롭고 관세 부담이 중국 대비 높지 않은 편”이라며 “반면 미-중 무역갈등은 날로 고조되고 있어 의약품 무역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MG제약은 다른 국가에서의 추가 허가 획득보다 우선 미국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계산이다. 메조피가 505(b)(2)를 통해 ‘개량신약’으로 의약품 허가를 받았으므로 이 장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505(b)(2) 절차를 거쳐 허가를 받으면 사보험 위주 미국 제약시장에서 비교적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다.

CMG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의약품 가격 구조를 갖고 있고, 메조피는 505(b)(2) 경로로 허가받아 제네릭 대비 높은 약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이를 감안했을 때 초기 자원을 미국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보다 비용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이라 판단, 유럽, 한국 등으로의 시장 확대는 미국에서 제품의 시장성과 수익성을 입증한 이후 순차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팜투자지수

팜투자지수는 유료 구독자에게만 제공됩니다.

구독하기

마감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 중 가장 기대되는 곳은?

1. 한미약품

255명( 29% )

2. 디앤디파마텍

115명( 13% )

3. 동아에스티

50명( 5% )

4. 디엑스앤브이엑스

16명( 1% )

5. 펩트론

324명( 37% )

6. 기타 (댓글로)

110명( 12% )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