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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다수 기업이 연골재생 효과 입증에 나서고 있다. 골관절염 치료제는 통증 감소는 물론 손실된 연골을 재생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의 핵심으로 꼽힌다. 하지만 연골재생 치료제를 뜻하는 DMOAD를 의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MRI, 관절경을 통한 확인이 가능한데 그중에서도 관절경 방식이 그나마 가장 정확하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 대다수는 MRI 등을 통한 방식을 활용해 연골재생 효과를 입증하고 있는데, 정확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나 골관절염 환자에게 연골재생 치료제에 대한 잘못된 정보 전달 우려도 제기된다.
3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수 기업이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임상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골관절염은 연골이 점진적으로 손상돼 관절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근본적인 치료는 연골이 재생되는 것으로, 연골재생이 가능한 치료제는 ‘DMOAD’ 라고 부른다.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연골재생 효과를 확인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메디포스트 ‘카티스템’ △코오롱티슈진(950160) ‘TG-C’(인보사) △바이오솔루션(086820) ‘카티라이프’ △강스템바이오텍(217730) ‘오스카’ 등이 모두 연골재생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 카티스템 임상 3상에서 투약전과 투약 48주후 관절경으로 관찰한 연골모습. 투약전 거의 보이지 않던 하얀 부분의 연골이 카티스템 투약 후 48주 후 대부분 재생된 것이 확인됐다.(자료=메디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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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재생 확인, 관절경이 정확하다는데 대부분 MRI로 확인연골재생(DMOAD) 컨셉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 대부분은 임상에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을 활용한다. MRI 영상을 통해 MOCART 스코어로 연골재생 기능을 확인하고 있다. MOCART 스코어는 MRI로 연골부위 변화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 19일 12개월 장기추적 결과에서 “MOCART는 6개월 시점에서 대부분의 환자에서 개선 또는 손상의 진행 없음(10명 중 7명 개선, 1명 변화 없음)을 보였다”며 “12개월 영상평가가 완료된 저용량군과 중용량군은 6개월 시점에서 확인된 효과가 유지되거나 더 개선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도 인보사 미국 임상 3상에서 VAS(통증평가) 및 WOMAC(기능 및 통증), MRI를 통한 연골재생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바이오솔루션도 카티라이프 미국 임상 2상 중 일부 환자의 MRI 사진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MRI 사진상 연골 결손 부위의 연골 재생 효과가 시술 후 48주까지 나타나는 것이 확인됐다. 주관적 통증완화(VAS), 관절 기능개선(IKDC)점수 등에서도 24주, 48주까지 꾸준히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메디포스트도 최근 프랑스 정형외과학회 공식 저널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광범위한 무릎 연골 손상에 대해 카티스템과 근위 경골 절골술(HTO)을 병행한 결과 국제 무릎 관절 기능 평가(IKDC) 점수와 무릎 관절염 평가 지수(WOMAC) 점수가 수술 후 뚜렷하게 향상됐다. MRI를 이용한 연골재생 평가(MOCART 2.0)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MRI를 통한 연골재생 효과 입증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MRI보다는 관절경 방식이 더 정확하다는 설명이다.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사에 몸담았던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이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 시 연골재생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MRI를 활용한다”면서 “MRI를 통해 연골재생이 확인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 오차 범위가 넓어서 의료계에서 공식적으로 재생에 대한 부분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MRI에서는 재생이 안됐지만 재생된 것처럼 나오는 문제도 있다. 환자 무릎 부위에 관절경을 삽입해 내시경 같은 카메라로 직접 확인하는 관절경 방식이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연골재생 관련 MRI 신뢰도는 5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캐피털(VC) 바이오 심사역도 “골관절염 치료제에서 연골재생 등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MRI와 통증 설문조사가 일반적으로 활용된다”면서 “연골재생의 경우 연골이 생성되는 것이 확인 가능한 관절경이 가장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관절경 방식 안 하는 이유...현실적인 문제, FDA도 승인 안해골관절염 치료제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연골재생을 입증하기 위해 개발사들이 더 정확하다는 관절경을 활용하지 않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관절경은 MRI와 달리 환자 병변 부위에 관절경을 삽입해야 한다. 삽입하기 위해서는 피부를 절개해야 하는데 이런 방식에 여러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관절경도 100% 정확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연골재생 치료제 개발 기업 관계자는 “가장 정확한 것은 조직검사다. 관절경은 연골 표면의 시각적인 확인이 매우 효과적”이라면서 “MRI는 전반적인 형태, 두께, 내부 구조 확인만 가능하다. 더 자세하게 볼 수 있는 MRI를 통해서는 좀더 세분화해서 연골재생을 확인할 수 있다. MRI가 100% 정확하지 않다고 해서 연골재생 입증이 터무니 없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정확하게 연골재생을 입증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은 조직검사나 관절경의 경우 환자의 무릎에 칼을 대야 하는 윤리적인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진출의 가장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는 미국의 경우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관절경 방식의 임상 디자인을 허가해 줄 가능성이 작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절경은 연골 표면의 시각적인 확인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해당 임상 디자인을 채택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며 “미국에서 골관절염 치료제 임상에서 관절경 방식으로 연골재생을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FDA가 환자 몸에 칼을 대는 것을 비윤리적으로 보기 때문에 승인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에서도 연골재생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메디포스트가 국내와 일본 임상, 코오롱생명과학이 과거 인보사 국내 임상에서 관절경 임상을 진행했다”며 “이 외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MRI 영상으로 연골재생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DMOAD 효과를 입증했다는 치료제 개발사는 환자나 투자자들에게 해당 치료제의 연골재생 효과에 대해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자칫 100% 연골재생이 가능하다는 불확실하거나 과장된 정보가 제공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