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껄끄러운 산부인과 검사, 자가채취로 해결…바이오다인의 야심작[편즉생 난즉사]⑨
  • 등록 2025-04-16 오전 9:05:39
  • 수정 2025-04-16 오전 9:05:39
이 기사는 2025년4월16일 9시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이 국내에서 약동하기 시작한 지 40년. 그사이 수많은 기업이 부침을 겪으며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후발주자로서 효과나 성능만으로는 길게는 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선두주자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이 잇따르는 알테오젠(196170), 펩트론(087010) 등은 성공의 방향성을 분명히 제시한다. 요컨대 효능과 성능은 기본, 핵심 경쟁력은 편의성이다. 즉 편리하면 흥하고, 사용하기가 어려우면 사라지는 ‘편즉생 난즉사’(便則生 難則死)의 시대다. 이 트렌드에 올라타 승승장구하는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다크호스를 이데일리가 톺아봤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산부인과 검사 과정이 힘들어서’, ‘(검사를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2018년 국립암센터가 진행한 암검진수검행태 조사에서 20대 여성들에게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지 않는 이유를 묻자 21.1%가 이렇게 답했다. 한국의 자궁경부암 검진 수검율은 2023년 기준 61.9%다. 국가암검진을 시행 중인 유럽 국가들과 호주, 캐나다 등에서의 자궁경부암 검진 수검률이 70~80%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은 오히려 검진율이 낮은 편이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젊은 여성들에게서 더 두드러진다. 자궁경부 세포검사 검진율을 보면 40대 이상은 60%에 달하는 반면, 20대 여성의 검진율은 20.9%에 불과하다.

자궁경부암 진단시장 전망 (자료=데이터브릿지, 바이오다인 가공)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고 자궁경부암 검진율을 높이고자 많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자궁경부 세포 자가채취키트 개발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이제까지 상용화된 제품은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검체 자가채취키트 뿐이었다. 미답지(未踏地)에 바이오다인은 지난달 발자국 하나를 냈다. 자체 개발한 자궁경부암 HPV 셀프키트와 검체를 채취하는 데 쓰이는 ‘얼리팝 브러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다.

‘세계 최초 자궁경부암 자가채취 키트’ 왕좌 노린다

HPV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HPV를 보유했다고 해서 자궁경부암에 걸렸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HPV 검사와 자궁경부암 검사는 그 결과가 의미하는 바가 서로 다르다. 검사 방식도 상이하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HPV 검사에서는 면봉같이 생긴 도구로 질 내부 점액질에서 검체를 채취하면 되기 때문에 채취 도구를 만드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다”며 “하지만 자궁경부세포를 채취할 때는 질을 지나 자궁경부까지 브러시가 닿아야 하는데 사람마다 질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육안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검체를 채취하기 어려워 아직까지 개발된 선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다인만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일하게 ‘자궁경부암 자가채취키트’ 자격을 얻기 위한 여정의 마지막 관문 앞에 있다. 현재 FDA로부터 얼리팝 브러시가 허가받은 항목은 △의료진이 자궁경부암 검사를 위한 수검자의 자궁경부세포를 채취하는 것 △수검자 스스로 HPV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하는 것으로 제한돼 있다. 수검자가 스스로 자궁경부세포를 채취했을 때, 그렇게 채취된 검체의 유효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바이오다인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식품의약처의 판매 허가와 동시에 지난해 12월부터 국내에서 520명 규모의 수검자를 대상으로 자궁경부세포 자가채취와 기존 채취방법을 1대1 비교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이번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했다”고 귀띔했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자궁경부세포 자가채취로도 FDA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자궁경부세포 채취에 쓰이는 브러시가 세계에서 연간 약 10억개 판매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 브러시만의 시장 규모는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얼리팝이 출시될 경우 단기간에 편리성을 앞세워 어렵지 않게 전체 브러시 시장의 10%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여기에 얼리팝이 시장에 안착되면 바이오다인이 로슈와 독점판매 계약을 맺은 기존 자궁경부암 진단 시약과 장비 판매에도 비약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검사를 꺼리는 이들의 거부감을 낮춰 자궁경부암 진단 시장 자체의 크기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학회 데뷔…글로벌 진단사와 파트너십 본격화

바이오다인은 오는 5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화려한 세계 무대 첫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때 열리는 2025 국제세포병리학회(ICC)에 참석할 예정인데 제출된 106건의 이포스터(eposter) 중 30건에만 부여되는 ‘베스트 이포스터’에 바이오다인의 얼리팝 브러시 임상연구가 선정돼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5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리는 국제세포병리학회(ICC)에서 바이오다인이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자료=ICC)


회사는 최근 임상시험을 종료하고 결과 정리 및 논문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오는 6월에는 얼리팝 브러시 임상시험에 대한 논문 게재도 이뤄질 계획이다.

글로벌 진단회사와의 파트너십이 이뤄질 경우 판매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자궁경부암 세포진단이나 HPV 검사와의 호환성에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얼리팝 브러시는 검체 ‘채취’를 위한 장비로, 이후 검사단계에서는 어떤 회사의 장비를 써도 무방하다. 얼리팝 브러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평가(PQ) 인증 대상도 아니라, 진단사들이 자사 PCR을 사용하며 얼리팝 브러시를 채택하기만 하면 된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이번 임상 건은 한 사람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세포를 얼리팝 브러시로 수검자가 자가채취한 경우와 일반브러시로 전문가가 채취한 경우를 비교한 세계 최초의 임상연구였다”며 “결과가 매우 우수하게 나와 국제 세포병리학회의 ‘베스트 이포스터’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많은 글로벌 진단사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시되면 많은 산부인과 내 암 검진 편의성을 높임으로써 검진율을 향상시켜 질병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팜투자지수

팜투자지수는 유료 구독자에게만 제공됩니다.

구독하기

마감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 중 가장 기대되는 곳은?

1. 한미약품

255명( 29% )

2. 디앤디파마텍

115명( 13% )

3. 동아에스티

50명( 5% )

4. 디엑스앤브이엑스

16명( 1% )

5. 펩트론

324명( 37% )

6. 기타 (댓글로)

110명( 12% )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