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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유예에도 의료기기 업계는 우려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7월 8일부터는 곧바로 25% 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미국에 의료기기를 수출하고 있는 대부분 업체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넥스트바이오메디컬(389650)과 오스템임플란트(048260)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는 타격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돼 그 배경이 주목된다.
 | [그래픽= 그록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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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붙어도 절반 가격”15일 업계에 따르면 치료재료 기업 넥스트바이오메디컬(389650)의 내시경용 지혈제 ‘넥스파우더’는 현재 미국에서 700달러 대에 유통되고 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넥스파우더를 국내에서 완제품으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넥스파우더의 유력 경쟁 제품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쿡 메디컬의 ‘헤모스프레이’인데, 이 제품의 유통가는 1700달러 대다.
넥스파우더에만 관세 25%가 적용된다고 해도 단순 계산 시 875달러로, 여전히 경쟁 제품 대비 50% 가까이 저렴하다. 여기다 관세 인상분은 현지 유통사이자,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이 부담한다는 입장이어서 사실상 관세 영향권에서 비켜나 있단 설명이다.
이 때문에 관세 이슈가 있어도 회사는 올해 매출이 전년 보다 두 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회사는 매출 95억원대를 기록했으며 이 중 글로벌 매출 비중은 90%를 상회하고, 이 중 미국 매출 비중은 60% 수준이다.
이돈행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관세 인상이 되더라도 우리 제품이 가장 저렴하다”며 “미국 달러로 대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환차익도 있다”고 말했다.
“美 사업 거점 마련하길 잘했네”관세 영향이 ‘무풍’은 아니더라도 ‘미풍’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도 있다. 치과용 임플란트 기업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임플란트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임플란트 시술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 EK, ET, EM 시리즈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에서 한해 2000억원 가량 매출을 거두는 중이다.
실제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해외법인 매출은 8982억원이며 이 중 미국 법인 매출은 1983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법인 매출은 2022년 1626억원에서 22.2% 성장하는 등 꾸준히 오름세다. 회사에 따르면 미국 법인 매출의 70% 가량은 하이오센이 생산하고, 나머지 30%를 국내에서 수출하는 구조다.
당초 오스템임플란트는 수출용 임플란트 제품을 부산 공장에서 생산했으나, 지난 2022년 9월부터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생산공장 증설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3000㎡(920평) 규모 증축 공사를 마쳤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 규모를 늘려갈 방침이다.
다만 국내에서 수출되는 30% 물량에 대해선 관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 브랜드 및 공장이 있기 때문에 없는 기업들이랑 비교했을 때는 이점이 있다고는 본다”면서도 “관세의 경우는 워낙 유동적이어서 관망하면서 상황에 따라 대처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단 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약 2조원에 자회사로 편입한 미국 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 덕분에 관세 영향권을 피해 갈 전망이다. 메리디안 공장에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서다.
회사는 지난 2023년 1조8775억원에 메리디안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메르디안의 생산기지는 미국 외에도 독일, 영국, 캐나다에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생산 공장이 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에만 있고 미국엔 없다.
메리디안은 소화기 감염, 호흡기 감염, 성병 및 혈액 감염 진단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 5년 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제품 8건에 대한 인허가를 획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매출 6946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메리디안을 포함한 자회사와 기타 진단측정 제품 비중을 의미하는 ‘기타 제품’이 약 41.97%다. 회사 측은 메리디안의 구체적인 매출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타 제품 매출 절반 이상이 메리디안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현재 미국 법인 메리디안을 최대한 활용해 시너지를 내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국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시의적절한 전략을 세워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출되는 국내 의료기기 수출 규모는 지난해 6억5421만 달러(약 8830억원)로 2020년 4억2337만 달러(5720억원)에서 5년 만에 44%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