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싱가포르 행동주의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가
SK케미칼(285130)에 답변을 내놓으라고 지정한 기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앞서 12월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에 두 번째 주주 서한을 보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주식 일부를 매각하거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요구했다. 주주가치 제고가 요구의 근거다.
대미언 에드워즈 메트리카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3일 이데일리에 “두 번째 주주 서한을 보낸 이후 아직 SK케미칼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주주 서한에서 언급했듯 2월 중순까지 회사 발표가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시주주총회(EGM) 없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 다만 필요하다면 현지 협력사를 활용해 최대한 많은 주주를 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싱가포르 행동주의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가 SK케미칼에 답변을 내놓으라고 지정한 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SK케미칼 본사. (사진=SK케미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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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리카파트너스와 SK케미칼의 갈등은 SK케미칼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 SK케미칼은 2018년 백신 사업 부문을 분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세웠다. SK케미칼은 9월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68.4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SK케미칼 지분을 보유한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이 가진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가치가 저평가돼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트리카파트너스가 9월과 12월 SK케미칼에 주주 서한을 발송한 배경이다.
첫 번째 주주 서한에서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68.43% 중 18.3%를 매각해 주주들에게 특별배당을 지급해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일부 지분을 매각해도 50% 이상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10월 SK케미칼은 무상증자와 중간배당제 도입 검토 등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했다. 전광현 SK케미칼 사장은 지분 매각을 당장 고려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시기가 오면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답변을 메트리카파트너스에 보냈다.
그러나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이 내놓은 대책이 부족하다고 보고, 두 번째 주주 서한을 보내기에 이르렀다. 지난 12월 보낸 두 번째 주주 서한에서 메트리카파트너스는 세 가지 조치사항을 제시했다. △SK케미칼에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50.1%만 남기고 나머지를 판 뒤 그 수익금으로 특별배당, △SK케미칼 1주당 SK바이오사이언스 0.8주 분할(스핀오프) △자사주 매입·소각이다. 당시 메트리카파트너스 측은 “SK케미칼의 주주 친화 정책은 환영하나, 80% 수준에 달하는 순자산 대비 주가 할인율을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현재, 메트리카파트너스 측은 “이 세 가지 조치 중 하나만 실현돼도 주주가치가 실질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어떤 게 최선인지 SK케미칼 이사회가 판단해주길 바란다. 2월 중순에는 회사 발표가 있길 희망한다”며 “우리가 선호하는 해결책은 임시주주총회 없이 기존 경영진과 임원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다만 필요한 상황이 왔을 때 현지 협력사를 통해 한국어로 된 자료를 준비하는 등 최대한 많은 주주의 지지를 모으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소액주주 연대가 쉽지 않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표했다. 대미언 에드워즈 메트리카파트너스 CIO는 “국내 다수 지주사와 달리 SK케미칼의 대주주 지분(35%)이 상대적으로 적어 다른 회사보다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훨씬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SK케미칼 측은 “기업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투자자들의 의견을 지속해서 청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 주식이 순자산 대비 83%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진=메트리카파트너스 자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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