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한 주(12월 1일~12월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주목받은 투자 소식이다. 국내에서는 다수의 비상장 기업이 벤처캐피탈(V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셀트리온(068270)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정밀 의료 기반 테크바이오 기업 포트래이가 시리즈 B 투자유치를 완료했고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에이아이트릭스, 내시경 수술로봇 회사 엔도로보틱스가 각각 시리즈 C 펀딩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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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아이트릭스, 환자 모니터링 AI 솔루션 해외사업 본격화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에이아이트릭스는 국내외 9개 벤처캐피탈 및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35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라운드에는 △프리미어파트너스, △한리버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신영증권-BSK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투자자가 참여했고 △KB증권-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이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확보한 자금으로 주력 제품인 입원 환자 상태 악화 예측 솔루션 ‘바이탈케어’(AITRICS-VC)와 의료진용 코파일럿 AI 솔루션 ‘브이닥 프로’(V Doc Pro)의 기능 고도화, 신규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도 본격화한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지난 3월 일본 현지 법인을 설립해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 홍콩 등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023년 12월에는 미국 법인을 설립해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최근 메이요 클리닉 플랫폼(Mayo Clinic Platform)과의 협력을 통해 모델 개발 검증과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김광준 에이아이트릭스 대표는 “많은 투자자분들의 지속적인 신뢰와 지원 덕분에 회사의 방향성과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동일 기관의 지속적인 투자는 회사의 사업 전략과 제품이 꾸준히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확보한 자금은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회사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래이, 공간전사체 데이터 기반 AI 항암 신약 타깃 발굴 정밀의학 기반 테크바이오 기업 포트래이는 145억 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스틱벤처스, △BNH인베스트먼트, △카카오벤처스, △인비저닝파트너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펄어비스캐피탈, △CKD창업투자 등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이 참여했다.
지난 2021년 7월 설립한 포트래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간전사체 기반 암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분석 기술과 결합해 신약개발 효율을 높여왔다. 최근에는 차세대 생명과학 기술로 주목받는 공간생물학(spatial biology)을 AI와 접목해 실제 환자 조직 데이터를 정밀하게 해석하는 분석 플랫폼을 발전시키고 있다.
조직 내 세포 정보를 기반으로 유전자 발현과 미세 환경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공간생물학은 기존 벌크 RNA 분석이 제공하지 못했던 세포 간 상호작용과 종양 미세환경의 공간적 구조를 정밀하게 해석하는 기술이다. 포트래이가 개발 중인 플랫폼은 이러한 분석을 통해 유전자 발현 패턴과 병리학적 구조를 통합 분석, 신약 타깃 후보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도출한다. 이를 통해 전임상 단계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연구개발(R&D) 초기 리스크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산업 파트너십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암젠(Amgen)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골든 티켓’(Golden Ticket) 프로그램에서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연이어 셀트리온(068270) 및 서울바이오허브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도 참여 기업으로 발탁됐다. 현재 셀트리온과는 신약 타깃 발굴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향후 기존 신약 개발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AI 기반 정밀 의료 패러다임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혁신형 연구 개발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포트래이는 확보한 자금으로 공간전사체 기반 환자 유래 데이터베이스의 고도화 및 사업화, 다중오믹스 기반 신약 타깃 발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공동연구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공간전사체 기반 정밀의학 기술을 고도화하고, 플랫폼 사업과 공동연구 생태계를 확대하는 시작점으로, 글로벌 테크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대승 포트래이 대표는 “이번 투자는 AI 기반 테크바이오 기업들의 전진을 응원하는 의미이자, 데이터 중심 신약개발의 새로운 표준을 세울 수 있다는 확신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공간전사체 기반 암 데이터의 깊이와 해상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글로벌 수준의 정밀한 타깃 발굴과 환자 맞춤 치료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엔도로보틱스, 글로벌 O사로부터 전략 투자 유치 내시경 수술로봇 회사 엔도로보틱스가 325억원 규모의 시리즈 C 라운드 투자유치를 2일 완료했다. 지난 시리즈 B 라운드 이후 2년 만의 자금조달이다. 특히 이번 라운드에는 엔도로보틱스의 첫 전략적투자자(SI)를 맞이한 만큼 글로벌 사업 행보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조만간 해당 SI 투자자를 통한 글로벌 총판 계약을 발표하고, 늦어도 2029년 6월까지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라운드는 기존 투자자인 △프리미어파트너스가 70억원을 투자하며 리드했다.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캐피탈 △마그나인베스트먼트 △L&S벤처캐피탈 △케이그라운드벤처스 △한국기업가정신재단 등이 후속투자했다. 신규투자자로 △기술보증기금이 참여했으며 내시경 글로벌 1위 기업 △O사도 전략적투자자(SI)로 합류했다. O사는 총 13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엔도로보틱스의 프리밸류는 2021년 시리즈 A 라운드 160억원, 2023년 시리즈 B 라운드 340억원, 이번 시리즈 C 라운드 1200억원으로 꾸준히 상향했다. 이번 시리즈 C라운드에서 2년 전 대비 3.5배 프리밸류를 상향한 배경에는 올해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핵심 제품인 ‘로보페라’의 FDA 510(k) 허가를 받은 것이 주효했다. 아직 회사명을 공개할 수 없지만 유명한 SI 투자자를 확보한 것에도 투심이 몰렸다.
김병곤 엔도로보틱스 대표는 “(이번 라운드의 밸류업은) FDA 허가를 받은 것도 컸으나 앞선 라운드가 코로나19 시기라 스타트업들이 저평가 받던 것도 있다”며 “이쪽 시장에서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시장 규모에 영향을 받는다. 로봇수술 시장이 커졌고 앞으로도 커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이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O사가 여러 많은 내시경 스타트업 중에서도 (엔도로보틱스를) 전략적 투자처로 낙점했다는 것도 FI 투심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늦어도 2029년 6월까지 기술성평가를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도로보틱스는 시리즈 C 조달금으로 △글로벌 마케팅 △대량생산공장 증축 △후속 제품 상용화 △신규 R&D를 통한 AI 적용 △타겟 질환 다양화 등에 힘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