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투심 몰린 파인트리, '렉라자 잡을까' 기대 후보[바이오 다크호스 펀딩]
  • 등록 2025-11-03 오전 12:58:25
  • 수정 2025-11-03 오전 12:58:25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한 주(10월 27일~10월 3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주목받은 투자 소식이다. 국내에서는 4곳 이상의 신약개발사가 진행하던 투자라운드를 성료했다. 그 중 한국계 과학자들이 미국에 창업한 파인트리테라퓨틱스는 ‘한국계’ 분류되는 무리 가운데 올해 가장 큰 규모의 투자유치 소식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해외에서는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가 미국 유전자 편집 기업인 아버 바이오에 투자해 지속해서 외국 기술 발굴을 이어갔다.

(이미지=챗지피티 생성)
피노바이오, 메디맵바이오, 플코스킨, 파인트리테라퓨틱스 투자유치

셀트리온(068270)과 함께 차세대 약물 모달리티인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개발하는 피노바이오가 130억원 규모의 프리IPO 라운드를 종료했다. 항체 면역항암제 개발사 메디맵바이오는 256억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를 마쳤고 유방재건 의료기기 및 폴리락틱애시드(젖산) 스킨부스터 필러 개발사 플코스킨이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라운드를 완료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파인트리테라퓨틱스다. 단백질분해제(TPD) 신약 회사 파인트리테라퓨틱스는 4700만달러(약 67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로 전체 시리즈 라운드를 통틀어 올해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은 한국계 바이오 회사로 등극했다. 앞서 8월 면역항암제 회사 넥스아이가 61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로 세운 기록을 넘어섰다. 미용의료기기 회사 셀락바이오가 시리즈 A 라운드에서 541억원을 투자유치한 기록은 아직 A 라운드 중에서는 톱으로 남아있다.

파인트리테라퓨틱스는 지난 2019년 송호준 대표가 보스턴에 창업했다. 송 대표는 노바티스와 오스코텍(039200)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연구개발한 이력이다. 송 대표는 미국에서 임상 단계 항암제 및 면역질환 치료제 약물 3가지를 도출해낸 바 있다.

파인트리테라퓨틱스는 다중항체 기반 기술로 세포막 수용체와 세포외 단백질을 표적으로 질병 유발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차세대 단백질분해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7월 글로벌 빅파마인 아스트라제네카와 EGFR 표적 분해 항체 후보물질에 대한 글로벌 독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항암제 ‘타그리소’의 원개발사로 국내 유한양행(000100)이 존슨앤드존슨(얀센)에 기술이전해 신약으로 성공시킨 ‘레이저티닙’과는 시장점유율을 다투는 경쟁대상이다. 존슨앤드존슨은 항체치료제인 ‘아미반타맙’과 저분자물질인 레이저티닙을 병용하는 전략을 택해, 아스트라제네카 또한 파인트리테라퓨틱스의 항체를 타그리소 병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파인트리테라퓨틱스의 시리즈 B 라운드에는 DSC인베스트먼트, 위드윈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에스앤에스인베스트먼트, SJ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가우스캐피탈매니지먼트 등 기존 투자자들이 후속으로 참여했고 신규 투자자로 한국투자파트너스와 SV인베스트먼트가 합류했다.

파인트리테라퓨틱스는 이번 시리즈 B 투자금을 선도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 준비와 임상 1상 진입 가속화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 미국 아버 바이오 투자

삼성은 또다시 유전자치료 기술 기업에 투자를 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물산(02826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 출자한 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미국 아버 바이오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라이프사이언스펀드의 결성 금액은 총 2420억원이다. 지난 2022년부터 국내외 10개 바이오 기업에 투자했으며, 유전자 치료제 개발 및 연관 플랫폼 기술 분야에 가장 많은 투자를 집행했다. 먼저 2022년 재규어진테라피, 센다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2024년 브릭바이오, 라투스바이오, 그리고 이번 아버바이오까지 총 5곳의 유전자치료제 회사에 투자했다.

아버 바이오는 유전자의 특정 위치를 인식해 절단하고 특정 유전자를 삽입, 삭제, 변형, 치환할 수 있는 기술인 유전자 편집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 기업이다. 유전성 난치 질환, 혈액 질환, 암, 선천성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아버 바이오는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 기반 예측 기법과 고속 실험 검증(High-throughput screening) 수행을 통해 다양한 크기와 기능의 최적화된 효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부분의 인간 유전체에 대한 편집이 가능하다.

아버 바이오의 공동 창업자인 펑 장(Feng Zhang)박사는 CRISPR-Cas2 기반 유전자 편집 기술의 동물 및 인간 세포 내 응용 가능성 측면에 기여한 과학자로, 미국 나스닥 상장 유전자 편집 치료제 개발 업체인 에디타스 메디슨(Editas Medicine)과 빔 테라퓨틱스(Beam Therapeutics)를 공동 설립한 바 있는 유전자 편집 기술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알려졌다.

한편, 라이프사이언스펀드와는 별개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앞서 16일(현지시간) 미국 진단회사 그레일에 1억1000만 달러(약 155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룹 차원에서 미국 바이오에 투자하는 내용이 속속 추가되고 있는 모습이다.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