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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미국 바이오젠(BIIB)이 개발한 ‘아두헬름’은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알츠하이머병(치매) 치료제로는 18년만의 일이다. 하지만 가격과 승인 절차에 대한 논란은 물론, 효능 자체에 대해서도 학계와 시장의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약물 치매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는 뜻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한 영역인 디지털 치료제는 IT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앱, 가상현실(VR), 게임 등 다양한 형태의 소프트웨어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 관리해준다.
로완(ROWAN)은 국내 1호 디지털 치매 치료 프로그램 ‘슈퍼브레인’을 출시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업체다. 최근 벤처캐피탈(VC)은 물론 기존 제약사로부터 약 1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승현 로완 대표(
사진)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로 분류가 되면 약물 치료로 한계가 있어 진료 공백이 발생하는데 이를 메꿀 수 있는 것이 ‘슈퍼브레인’”이라며 “지금까지 임상을 마친 디지털 치료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에 시장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 (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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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브레인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상용화된 디지털 치료 프로그램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의료수가를 인정해 병원에서 직접 처방을 할 수 있는 약이다. 인하대와 이화여대, 아주대, 전남대, 경희대 등의 대학 병원에서 임상도 완료한 것이 경쟁 치료 프로그램 대비 차별점이다.
지금까지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로 분류되면 의료인력이 환자와 함께 책으로 된 교재와 운동 등으로 치료를 진행했지만, 대면 진료의 한계점이 있었다. 한 대표는 “병원은 늘 공간과 의료진 등 한정된 자원에 대한 고민이 큰데, 슈퍼브레인은 이를 해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에 대비해 효과도 자신했다. 임상 디자인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슈퍼브레인이 아두헬름에 비해 효과가 드라마틱하게 커졌다고 평가하는 국내 의료진이 많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한 대표는 “디지털 치료는 환자층에서 이탈률이 높다는 점이 약점 일 수 있는데, 슈퍼브레인의 경우 기관형의 경우 복용률이 88%, 재가형(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진행)이 96%로 높았고, 덕분에 효과도 좋았다”며 “기관형과 재가형 각각 5%대의 인지능력 개발 효과를 발견했는데, 이 정도 효과를 약물로 기대하려면 장기간 약물을 복용해야 하고, 부작용 우려에도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내 영국 진출 가능성도 열렸다. 세계적인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 메인 저자가 슈퍼브레인을 활용해 영국에서 임상에 나설 의향을 밝힌 것이다. 현재 관련해 자금을 지원하는 EU펀드에 지원한 상태로, 통과되면 국산 토종 디지털 치료 프로그램이 해외에서 임상을 하게 되는 첫 사례가 된다.
회사 차원에서도 미국 진출을 중장기 전략으로 잡았다. 한 대표는 “회사 차원에서도 수출과 미국 FDA 통과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내년 초부터 윤곽을 잡아서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계획했던 것들이 진행돼, 시장에서 더 많은 투자자분들에게 이익을 드릴 수 있는 모델이라고 확신이 들면 빠르면 내년에도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