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알짜배기’ 계열사 상장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제약·바이오 섹터에 시장의 관심이 몰리면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수익을 얻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 등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003850)의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가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을 IPO 공동대표주관회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내년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청구를 거쳐 2022년 4분기 상장이 목표다.
보령제약은 앞서 지난 8월 관계사인 면역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전문 바이오벤처
바이젠셀(308080)을 상장하며 재미를 봤다. 2016년 바이젠셀에 30억원을 투자한 보령제약은 최대주주에 올랐다. 보령제약의 바이젠셀 지분율은 23.6%로, 바이젠셀의 시가총액은 15일 기준 3453억원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제약 3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가 직·간접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이사 외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오너일가 기업 보령파트너스가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 78.6%를 들고 있다. 김 대표 역시 3.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백신 개발 및 제조, 전문의약품 판매, 유전체 검사, 제대혈 은행 등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액 1154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령제약은 바이젠셀에 이어 보령바이오파마까지 잇따라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다.
이외에도 국내 유수의 제약사들의 상장 계획이 줄줄이 잡혀있다.
일동홀딩스(000230)도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일동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을 추진하고
휴온스(243070)그룹은 휴온스메디케어와 휴온스바이오파마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또
동국제약(086450)의 자회사 동국생명과학과,
제일약품(271980)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대웅제약(069620)의 아이엔테라퓨틱스도 모두 상장 계획을 밝혔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계열사 상장 추진 러시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상장 대박이 시그널이 됐다. 올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약 1조4000억원을 공모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반년도 지나지 않아 12조9000억원 수준이던 상장 당시 시총이 두 배 가까이 늘어 24조원을 넘나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해 자회사가 개발에 나서는 파이프라인에 투자를 하려는 의도가 있다”라며 “상장 이후 기업이 확보한 파이프라인 등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