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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켐비·키선라 처방 조 단위로 급증...뉴로핏, '반사이익' 기대"

  • 등록 2026-08-09 오전 8:00:05
  • 수정 2026-08-09 오전 8:00:05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이 조 단위 매출을 향해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켐비’와 일라이 릴리의 ‘키선라’가 나란히 처방 확대에 성공하면서 시장 전체가 활기를 띄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의료 AI 기업 뉴로핏(380550)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두 치료제가 공통으로 가진 부작용 모니터링 수요가 뉴로핏의 핵심 사업 영역과 정확히 맞물리면서, 치료제 매출 확대가 곧 뉴로핏의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팜이데일리는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이유와 향후 뉴로핏이 받을 수 있는 수혜의 근거를 분석해봤다.

각 알츠하이머 치료제 생산 캐파 추이 (자료=SK증권, 각사)
각 알츠하이머 치료제 생산 캐파 추이 (자료=SK증권, 각사)
매출 조단위 넘어...알츠하이머 치료제 영향력 커지는 이유는

최근 회사 측 공시에 따르면 레켐비는 지난해(에자이 2025 회계연도, 2025년 4월~2026년 3월) 글로벌 매출 880억엔을 기록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8300억원 수준으로, 조 단위 매출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분기별로 보면 성장세가 더 뚜렷하다. 1분기 147억엔(약 1450억원)으로 출발해 2분기 231억엔(약 2160억원),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어난 618억엔(1~3분기 누적)을 기록했다. 에자이는 처방 가능 전문의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2028 회계연도까지 레켐비 연매출을 3000억엔(약 2조 8000억원) 규모로 3배 이상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키선라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2025년) 1분기 2150만 달러(약 300억원)였던 매출이 2분기 4900만 달러(약 675억원), 3분기 7040만 달러, 4분기에는 1억 900만 달러(약 1560억원)까지 뛰었다. 올해 1분기에는 1억 2400만 달러(약 1770억원)를 기록해 다시 한번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년 사이 분기 매출이 5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

두 치료제의 지난해 합산 매출을 원화로 환산하면 약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두 치료제만으로 연간 조 단위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규제 환경 변화가 자리한다. 피하주사 제형 승인으로 투약 편의성이 개선되면서 환자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고, 메디케어 등 보험 환급 범위 확대로 이용자 기반이 30~40%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구조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는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이 아니라 ‘조기에 진단해 치료해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국내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A 교수는 “병원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시의적절한 판독이 필요하고, 즉시 판독하기 어려운 경우 AI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된다”며 “최근에는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어 임상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부족하거나 항아밀로이드 치료 경험이 많지 않은 의료기관일수록 AI 판독 지원의 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타 아츠시 일본 도쿄 건강 장수 의료센터 부소장이 대한신경두경부영상의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뉴로핏)
이와타 아츠시 일본 도쿄 건강 장수 의료센터 부소장이 대한신경두경부영상의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뉴로핏)
레켐비·키선라 부작용 ARIA...뉴로핏이 파고드는 지점

두 치료제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숙제는 부작용이다. 레켐비와 키선라 모두 항아밀로이드 항체 계열 약물로,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뇌혈관 부종(ARIA-E)이나 미세출혈(ARIA-H) 같은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영국·네덜란드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투약군 10명 중 약 3명이 ARIA를 경험했으며, 레켐비는 21.5%, 키선라는 36.8%에서 ARIA가 나타났다. 이는 위약군(각각 9.5%, 14.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부작용으로 실제 치료를 중단한 비율도 레켐비 6.9%, 키선라 13.1%에 달했다.

이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항아밀로이드 신약 임상시험은 물론 실제 처방 과정에서도 정기적인 뇌 MRI 촬영을 통해 ARIA 발생 여부를 추적·정량화하도록 가이드라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치료제 투여 환자가 늘어날수록 MRI 판독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바로 이 지점이 뉴로핏이 시장을 파고드는 대목이다.

뉴로핏의 핵심 제품 ‘뉴로핏 아쿠아 AD 플러스’는 레켐비·키선라 투여 환자의 ARIA를 AI로 자동 검출·정량화하는 뇌영상 종합 분석 솔루션이다.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등의 증상을 놓치지 않고 추적하려면 정기적인 판독이 필수적인데, AI가 미세 병변 변화를 빠르게 찾아내면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판독 시간과 인력 부담을 줄여주는 게 핵심 경쟁력이다. 뉴로핏은 올 상반기 미국 FDA 510(k) 허가를 획득해, 다국적 제약사와의 파트너십 구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진단·바이오마커 시장 자체의 성장도 뉴로핏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 글로벌 알츠하이머 바이오마커 시장은 2025년 22억 5000만 달러(약 3조 2000억원)에서 2034년 47억 2000만 달러(약 6조 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진단 시장 역시 2026년 1억 9500만 달러에서 2033년 5억 3000만 달러로 연평균 17.4%씩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뇌영상 분석은 이러한 바이오마커 생태계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치료 전 환자 선별부터 치료 효과 검증, 부작용 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에서 필요성이 커지는 구조다.

뉴로핏 관계자는 “치료제 투여 환자 수가 늘어나게 되면, 치료 전 진단·치료 효과 검증·부작용 모니터링 등 과정에서 뉴로핏의 뇌영상 분석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울러 이미징 CRO 사업에 있어서도 추가 사업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슈,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와 연내 기술 검증을 완료해 의미있는 단계의 상업화 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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