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자신이나 가족의 질환 또는 투자 등 목적은 다를 수 있다. 제약바이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법한 전 세계 블록버스터 약물을 2020년 기준 매출이 높은 순으로 소개한다. 약의 탄생과정부터 그 특징, 비슷한 계열의 경쟁 약물까지 두루 살펴본다.
이번에는 미국 얀센의 전립선암 치료제 ‘자이티가’(성분명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다. 2020년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액은 24억70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2조9146억원)로 전체 의약품 중 매출 47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 미국 얀센의 전립선암 치료제 자이티가(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제공=얀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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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티가의 성분인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는 고환이나 부신 및 전립선 내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CYP17A1을 억제한다. CYP17A1이 차단되면 항안드로겐 작용이 일어나전립선과 정낭, 고환의 무게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겐을 필요로 하는 전립선 암 세포들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물질은 최소 식전 1시간, 식후 2시간 이후 공복을 느낄 때 섭취해야 하며, 체내 밤감기는 평균 12시간이다.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는 1990년대 초반 영국 런던 암 치료 센터에서 개발됐으며, 영국 제약사인 BTG가 이에 대한 상업화 권리를 양도받았다. 이후 코우거 바이오테크놀로지(Cougar Biotechnology)가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의 권리를 기술이전 받았다. 얀센의 모회사인 존슨앤존슨이 2009년 코우거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인수합병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등이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치료제로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를 처음 승인했고, 이와 함께 해당 물질의 제품명은 자이티가로 명명됐다. FDA는 2018년 자이티아에 대해 이전에 화학요법을 받은 전이성 고위험 거세민감성 전립선암(mCSPC) 환자에게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병용해 사용하도록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다.
같은해 미국에서 호르몬 반응성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mHSPC) 환자에게 프레드니솔론과 자이티가를 병용해 사용하는 요법도 승인됐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 mCRPC와 mCSPC. mHSPC 등 여러 세부 전립선암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자이티가가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다르면 세계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6년 99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해당 시장에서 1위 제품은 미국 화이자와 일본 아스텔라스제약이 공동 개발한 항안드로겐제 ‘엑스탄디’(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다. 엑스탄디는 2020년 43억90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5조180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의약품 중 매출 18위를 기록했다.
자이티가와 엑스탄디 등을 넘어설 차세대 전립선암 치료제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우선 얀센이 개발한 비스테로이드성 항안드로겐제 ‘얼리다’(성분명 아파루타마이드)가 2018년 미국에서 비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NM-CRPC) 치료제로 승인됐다. 같은해 얼리다는 유럽 연합과 호주, 캐나다 등에서도 승인됐다.
화이자 역시 스위스 마이오반트 사이언스와 공동으로 엑스탄디의 후속으로 전립선암 신약 ‘오르고빅스’(성분명 레루골릭스)를 개발해 2020년 FDA로쿠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해당 약물은 생식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GnRH) 수용체 길항제로 개발된 최초의 약물로 고환에서 테스토스테론의 생성을 억제한다.
이밖에도 독일 바이엘과 핀란드 오리온이 개발한 안드로겐 수용체에 작용하는 ‘뉴베카’(성분명 다로루타마이드)가 2019년 미국에서 NM-CRPC 치료제로 승인돼, 현재 한국을 포함해 약 70여개 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신개념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도 개발된다. 스위스 노바티스의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플루빅토’(성분명 177Lu-PSMA-617)이 지난 3월 미국에서 승인됐다. 악성암을 특이적으로 타깃하는 방사선 리간드와 결합해 전립선암세포 타깃 능력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