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2022년 한 해 동안 진행됐던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1’은 3년 전인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55위를 차례로 다뤘다.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2’는 지난해 새롭게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3~4년 내로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을 하나씩 발굴해 다룬다. 이른바 신흥 블록버스터로 떠오른 약물의 탄생과정과 매출 전망 등을 두루 살펴본다.[편집자 주] | 일본 아스텔라스와 미국 시젠이 공동개발한 항체약물접합(ADC) 기술 기반 요로상피암 치료제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제공=아스텔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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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스텔라스와 미국 시젠이 공동개발한 요로상피암 치료제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이 2022년 매출 4억5100만 달러(한화 약 59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3억4000만 달러) 대비 33% 상승하는 등 매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파드셉은 이른바 항체약물접합(ADC) 기술이 접목된 약물이다. ADC는 항체와 접합체, 톡신(약물) 등 세 가지 요소로 이뤄지며, 파드셉의 성분 중 엔포투맙은 항체, 베도틴은 톡신으로 볼 수 있다. 파드셉에는 ADC 전문 기업으로 알려진 시젠의 기술이 활용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9년 12월 PD-1 또는 PD-L1 억제 계열의 면역항암제 사용한 전력이 있는 수술전후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에게 백금 화학요법과 병용 요법 적응증으로 파드셉을 신속승인했다.
이듬해 9월 아스텔라스가 내놓은 파드셉 임상 3상 시험 결과 신속승인받은 적응증의 환자의 사망 위험을 30% 이상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으며, 질병 진행률을 39%가량 감소 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FDA는 2021년 7월 해당 약물을 정식 승인한바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유럽의약품청(EMA)도 같은 적응증으로 파드셉을 승인하면서 매출 상승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지난 4월 FDA가 화학항암요법제 사용이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파드셉의 병용요법을 1차 치료제로 가속승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파드셉의 시장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미국에서 면역항암제와 ADC 계열의 약물의 병용요법이 최초로 승인된 사례로도 기록됐다.
머크에 따르면 키트루다와 파드셉을 병용한 환자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68%, 완전반응률(CR)은 12%, 부분반응률(PR)은 55% 나타났다. 다만 그 과정에서 면역 매개성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관찰해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머크와 아스텔라스 등은 해당 병용요법을 각국에서 승인받기 위한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엘리아브 바아 머크 글로벌 임살개발부문 부사장은 “국소진행 및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에게 중요한 성과”라며 “키트루다 단독 또는 파드셉과 병용요법이 1차 치료 단계에서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