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HLB(028300) 간암신약인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 결정일자가 내년 1분기로 넘어갈 전망이다. 연내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그라지면서 HLB 그룹주는 이날 시외 거래에서 일제히 하한가를 쳤다.
10일 HLB에 따르면 FDA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심사진행을 클래스2로 분류했다.
지난 5월 HLB는 FDA로부터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신약 승인 과정에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고 이를 보완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파트너사 항서제약이 재심사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FDA는 재심사 서류를 접수하면 클래스1과 클래스2 둘 중 하나로 분류해 재심사를 진행하는데, 클래스1은 간단한 수정이나 추가 정보만 필요한 경우로 최종 허가에 2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클래스2로 분류될 경우 승인을 위한 기간은 최대 6개월이 걸릴 수 있다.
앞서 HLB측은 타입A 미팅에서 여러 차례의 실험으로 도출된 데이터를 추가 보완없이 제출해도 된다는 답변을 듣고 통합서류를 제출했다며 FDA 측이 더 이상 이슈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심사시 클래스1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10일 장 마감 후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클래스2로 분류됐다는 사실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HLB 그룹주들은 일제히 시간외 하한가를 기록했다.
시외 매매에서는 그날 정규장 종가의 10% 이내의 가격으로 매매거래가 성립되는데 HLB는 시외 매매에서 이날 종가였던 8만1600원보다 9.92% 떨어진 7만3500원에 거래됐다. 리보세라닙의 유럽 및 일본 지역 일부 수익권을 보유한 HLB생명과학(067630)도 시외 매매에서 종가보다 9.95% 하락한 9320원에 거래됐고,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국내 유통 및 판권을 갖고있는 HLB제약(047920)은 이날 종가 대비 9.97% 떨어진 2만1650원을 기록했다.
클래스2 분류는 HLB가 재심사 과정에서 임상데이터를 추가로 제출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HLB는 지난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한 임상데이터를 추가해 지난달 재심사를 신청했다. HLB는 ASCO에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처치받은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이 기존 22.1개월에서 23.8개월로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FDA가 심사진행을 클래스2로 분류하면서 조만간 캄렐리주맙 생산시설에 대한 보완사항 확인 차원의 실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FDA는 실사 종료 후 늦어도 내년 3월 20일까지는 승인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난 7월 HLB 측은 “CRL 수령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된 타입A 미팅에서 FDA는 캄렐리주맙 공장의 생산공정 및 품질관리(CMC)와 관련해 추가로 지적하거나 요구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HLB는 이번 CMC 재실사가 기존에 FDA가 보완요청한 사항이 실제로 개선됐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절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LB에 따르면 항서제약은 지난 5월부터 CMC 분야 전문가들을 대거 투입해 FDA 실사 준비를 마쳤다.
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신약허가 본심사가 재개된 후 예상보다 일찍 임상병원 실사(BIMO) 일정이 잡히는 등 모든 심사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기존에 허가되지 않은 2개 약물 간의 병용요법인데다, 항암제 특성상 이후 적응증의 확장을 고려한다면 FDA가 첫 승인 절차에서 모든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 실행 병원의 실사도 이번달부터 진행되는 만큼 잘 대응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