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분자진단 전문기업 다이오진이 최근 정체 속에서 신제품을 바탕으로 반전을 이뤄낼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다이오진의 주가는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7000원에 육박했던 적도 있었으나, 최근 2~3년간 역성장을 거듭하며 한때 2000원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최근 시가총액은 100억원 수준으로 코넥스 상장 제약·바이오사 중 27곳 중 26번째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체외진단 시장 중 가장 큰 성장이 예상되는 암 진단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오진이 지난 7월 선보인 암 유전자 검사 상품 ‘튜모크린 시그니처’와 ‘튜모크린 베이직’이 시장의 호평을 받으며,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두 제품의 출시가 예고됐던 연초 2100원대의 다이오진 주가가 지난 7월 2700원대로 오르더니, 최근에는 3000원선도 회복했다.
다이오진의 암 유전자 검사 상품은 심혈관을 포함해 남성 10대암, 여성 12대암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전암 단계부터 크기가 작은 미세암의 예측 가능성이 다른 검사 방법에 비해 높고, 암 발병 예측 및 위험관리도 할 수 있게 해준다. 사전 금식이나 준비과정 없이 소량의 채혈 또는 타액으로 검사할 수 있어 검진시간과 의료비 부담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튜모크린 시그니처의 경우 암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뿐만 아니라 암 유전자의 유해한 작동을 억제 또는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DNA 메틸화 검사도 동시에 수행한다. 암의 발생에서 진행, 전이, 치료 반응에 대해 예측검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집에서 검사해 검체를 지정된 병원에 택배로 보내기만 하면 돼 편리하기도 하다. 보급형인 튜모크린 베이직은 병원 등 의료기관을 통해 서비스받을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다이오진은 국내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암 진단시장은 지난해 약 130억 달러(약 15조 4000억원)에서 2023년 약 186억 달러(약 22조원)로 43.1% 커질 전망이다. 다이오진이 최근 암 진단시장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다이오진은 개별적인 암 진단키트도 만들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지난 4월 싱가포르의 제약·바이오사와 기술개발은 완료했으며,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유방암 예후진단 시장 규모만 해도 42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기존의 진단키트도 수출선을 모색한다. 다이오진은 핵심 경쟁력인 동시 다중 유전자 증폭 기술 ‘DLP’와 비대면 (Untact) 검체 채취 및 유전자 검사 기술을 기반해 다양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자궁경부암(HPV), 성 매개 관련 질환(STD), 뇌수막염(meningitis), 패혈증(sepsis), 지카바이러스, 뎅기열, 말라리아, 폐렴 원인균 등의 진단키트가 대표적인 예다. 이밖에도 검체를 채취하기 위한 검체 채취키트, 유전자를 추출하기 위한 유전자 추출키트도 보유하고 있다.
2009년 4월 창업 후 진단분야 한 우물만을 파온 것도 특장점이다. 유두종바이러스 유전자형 분석용 DNA 칩 유전자형 분석 방법 등 다양한 특허와 기술평가 우수기업을 비롯한 수많은 인증이 방증한다.
임성식 다이오진 대표의 진단분야에 대한 열정도 회사의 주요 경쟁력으로 꼽힌다. 임 대표는 지난해 11월 보유하고 있던 다이오진 채권 10억 3700만원을 아무 조건 없이 포기했을 정도다. 회사의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서였다.
국내 위주의 판매처 등 위협요소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해외 진출에 지속적으로 실패하면서 최근 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다이오진의 매출액은 2019년 24억에서 지난해 4억원대로 떨어졌다. 분자진단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젠큐릭스(229000) 등 경쟁자들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핵심연구 인력이 이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임 대표는 그간 확보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우리는 원천 소재와 응용 기술 모두에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간 확보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진단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