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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도 안팔았다’ 오름테라퓨틱 FI들, 사그러들지 않은 기대감
  • 등록 2025-08-17 오전 9:00:51
  • 수정 2025-08-18 오후 2: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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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분해제-항체 접합체(DAC) 신약개발사 오름테라퓨틱(475830)은 비상장 단계에서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 중 상장 후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됐는데도 한 주도 팔지 않은 곳들이 있어 주목을 받고있다. 이들은 아직 회수 구간에 진입하지 않은 정황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상장 전 공력을 쏟던 파이프라인에 대해 개발 중단 결정을 내렸지만, 아직 회사의 상승여력을 높게 평가하는 기관투자자가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될 때마다 ‘오버행’ 불확실성이 오히려 해소되었다는 아이러니한 긍정적 풀이가 나오고 있다.

“주당 5만원은 되어야 본전”

오름테라퓨틱은 2016년 8월 이승주 대표가 설립했다. 이 대표는 2005년~2010년 LG생명과학 신약연구소 R&D 전략기획실, 2010년~2016년 사노피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헤드를 거쳐 2016년 오름테라퓨틱을 설립했다.

대전에 본사를 둔 오름테라퓨틱은 한국의 스타트업이 아닌 글로벌 수준의 신약개발사가 되기 위해 글로벌 인재 구축에 힘썼다. 특히 사노피에서 연구개발한 이 대표 덕에 사업 초기부터 빅파마가 원하는 수준과 내용의 데이터를 갖출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단백질 분해제(Degrader)와 항체(Antibody)를 접합(Conjugate)한 ‘DAC’ 신약개발사로 공모가 2만원에 올 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당시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았지만 신약개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시가총액인 4100억원대에 상장을 이뤘다. 하지만 공모가는 비상장 시절 일부 FI가 투자한 보통주 단가를 하회했다. 해당 투자자들은 오름테라퓨틱이 최소 5만원의 주당가를 달성하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름테라퓨틱 FI들은 벤처캐피탈(VC)로는 이례적이게 보유물량 일부에 대해 상장 후 1년이라는 장기 락업(lock-up)을 걸어 회사의 우상향에 기대를 걸었다. 인터베스트, KB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이들 하우스가 운용하는 벤처금융펀드 26개와 상장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등이 보유한 18%의 지분에 대해 이 대표가 2026년 2월 14일까지 공동의결권을 가진다. 지분율 30% 이상의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한 상태로 상장을 이뤘다는 내용이며 한편으로는 이들 FI의 회수구간 달성까지 1년은 족히 필요할 것으로 본 것이라고도 풀이된다.

오름테라퓨틱은 보다 짧게 보호예수를 설정한 1개월, 3개월 물량도 한 주도 팔지 않은 이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지난 3월 14일 총 발행주식수의 28.91%인 604만여주가 보호예수 해제됐고, 3개월이 경과한 5월 14일 추가로 150만여주 물량이 풀렸다. 이달 14일에는 6개월 락업 기간 종료로 상장주선인인 한국투자증권 물량 7만1000주가 추가 해제된다. 재밌는 점은 오름테라퓨틱은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주가가 더 오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대량 물량 출하 이슈를 넘겼다는 해석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보호예수기간 종료일과 주가상승이 겹칠지 주목된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에 “보호예수 해제된 기관 중 한 주도 팔지 않은 곳들이 있다. 이들이 오름테라퓨틱에 기대하는 바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VC 투자자는 “공시의무가 없는 5% 이하 FI들에 대해서는 주식거래 내용을 회사만 알 수 있다”며 “비상장 때 보통주로 투자했던 회사들이 있으며 이들은 투자단가를 하회하는 공모가에 리픽싱(re-fixing)도 못받았다. 투자회수를 위해선 적지 않은 기다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름테라퓨틱 지분을 5% 이상 보유해 지분매도에 대한 공시의무가 발생하는 FI는 인터베스트가 유일하다. 인터베스트는 오름테라퓨틱 지분 10.81%(226만여주)를 보유한 주요 투자자다. 아직 한 주도 팔지 않았다.

오름테라퓨틱 개발 타임라인(자료=오름테라퓨틱)
이승주 대표 직접 주주대상 IR

한편, 오름테라퓨틱은 개발하던 메인 파이프라인 ‘ORM-5029’의 임상 1상에서 피험자 1명의 간부전 사망이 발생한 것이 상장 진행 과정에서 걸림돌이 된 바 있다. 이를 감안해 증권신고서상 매출 추정치에서 ORM-5029 내용은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 예견된 수순으로 해당 파이프라인은 상장 후 개발계획을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이 파이프라인이 회사의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도출했던 것이라, 동일한 플랫폼에서 도출한 후속 파이프라인들도 독성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를 키웠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이달 초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직접 주주대상 사업발표(IR)를 진행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보고했다.

오름테라퓨틱이 현재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하는 파이프라인은 혈액암 치료제인 ‘ORM-1153’과 소세포폐암 치료제인 ‘ORM-1023’이다. 이 중 ORM-1153의 비인상 데이터를 12월 6일~9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미국혈액학회(ASH)에서 포스터 발표한다. 나아가 이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 1상 계획을 내년 4분기 중 신청한다. ORM-1023의 경우 2026년에 후보물질을 확정하고 2027년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연구내용을 발표한다. 이들 파이프라인에 있어서 신규 기술이전 실적을 도모할 계획이다.

오름테라퓨틱은 ADC와 타겟단백질분해제(TPD)라는 두 가지 차세대 신약 모달리티를 융합한 내용의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점이 양날의 검이다. 전혀 새로운 내용의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만큼 성공시 투자회수 기회가 크다. 반대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는 리스크도 분명하다. 확실한 것은 경쟁이 심화되는 글로벌 신약개발 현장에서 남들과 차별화된 내용의 연구는 필수라는 점이다.

오름테라퓨틱 기술 범용성(자료=오름테라퓨틱)
TPD² 플랫폼 가능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신약 모달리티 중 항체-약물 접합체(ADC)는 전세계 바이오제약 부문 기술계약의 30%를 차지해 2028년에는 280억 달러(약 38조 3000원) 규모의 시장을 조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DC는 타겟으로 길을 안내하는 항체(Antibody)와 암세포를 공격하는 포탄 역할을 하는 약물(Drug)의 접합체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ADC 약물 개발을 위해서 안정성과 독성면에서 우월한 신규 약물(페이로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오름테라퓨틱이 선택한 페이로드는 타겟 단백질 분해제(Target Protein Degrader, TPD)다. 오름테라퓨틱의 방식은 항체가 표적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하고 세포 내에서 선택적으로 표적 단백질만을 분해하는 ‘이중 선택성’을 가진다. 비임상 연구에서 오름테라퓨틱의 후보물질들은 항체에 결합되지 않은 페이로드에 비해서 동량 투여하였을 때 약 1000배 높은 효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DAC 접근법은 항체의 조합에 따라 효능이 100배~1000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을 눈여겨본 미국 빅파마 BMS가 ‘ORM-6151(BMS-986497)’을 기술도입해 글로벌 임상 1상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이 외 버텍스사 또한 오름테라퓨틱의 플랫폼 기술을 도입해 최대 3개의 신규타겟을 발굴하는 내용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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