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일본 오츠카 파마슈티컬스와 미국 아케비아 테라퓨틱스가 빈혈 치료제 개발 협업을 완전히 종료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들이 공동 개발해온 빈혈 치료제 ‘바다두스타트(vadadustat)’를 안전성 문제로 승인을 거절하면서 둘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
4일 오츠카는 아케비아는 5500만달러(약 714억원)를 합의 수수료로 지불하면서 바다두스타트에 대한 공동 개발과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바다두스타트는 아케비아가 발굴한 약물로 지난 2016년 오츠카와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한 치료제다.
바다두스타트는 만성신장질환(CKD)으로 인한 빈혈 치료를 위한 경구용 저산소유도인자 프롤릴수산화효소(HIF-PH) 억제제다. FDA가 지난 3월 심혈관 이상 발생 비율, 혈전 색전성 위험 증가 등을 지적하며 안전성 우려를 나타내며 타격을 받았다.
| 아케비아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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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따르면 FDA의 안전성 우려 표명 6주 후에 오츠카는 아케비아에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는 내용을 담은 서신을 보냈다. 오츠카가 협력 관계를 조기에 취소할 수 있는 ‘물질적 위반’을 주장했다. 아케비아는 오츠카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며 이들 사이는 협력에서 한순간에 분쟁 상태로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오츠카가 아케비아에 5500만달러를 지급하는 것으로 관계를 정리하기로 결정됐다. 일시적으로 들어온 현금 덕분에 아케비아는 전 거래일인 1일(현지시각) 10.17% 상승마감했다. 아케비아는 올해 1분기말 현금이 1억7500만달러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FDA의 안전성 우려 통보 이후에 시총이 6500만달러(약 84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케비아는 이번 계약 해지로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 △캐나다 △호주 △중동 등에서 바다두스타트에 대한 권리를 오츠카로부터 되찾게 됐다고 평가했다.
존 버틀러(John Butler) 아케비아 최고경영자(CEO)는 “만성 신장 질환으로 인한 빈혈 환자를 위한 경구 치료제로 바다두스타트의 잠재력을 믿고 있다”며 “중요한 시장에서 제품에 대한 완전한 권리를 되찾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케비아는 바다두스타를 포기하지 않는다. FDA와도 회의를 진행한 뒤 바다두스타트의 다음 단계를 결정할 계획이다. 아직 유럽의약품청(EMA)심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작년 10월에 EMA에 초기 판매 허가 신청서(MAA)를 제출했고, 검토가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영국과 스위스, 호주 당국도 바다두스타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