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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고속성장 밑거름 비만치료제로 ‘제2의 도약’ 나선다[1등 K-바이오]⑥

  • 등록 2025-11-09 오전 9:00:44
  • 수정 2025-11-09 오전 9: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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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국내 바이오산업은 단순한 성장기를 넘어 본격적인 ‘글로벌 도약기’에 들어섰다. 정부가 추진 중인 ‘K-바이오 의약산업 대도약 전략’은 오픈이노베이션을 촉진하고, AI·로봇·세포·유전자기술을 융합해 2030년까지 수출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며 글로벌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번 시리즈 ‘1등 K-바이오’는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 의료기기, 뷰티헬스 산업을 대표하는 11개 선도 기업을 통해 한국 바이오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각 기업이 축적해온 기술력과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그리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다져온 여정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 이 기획은 ‘한국 바이오 혁신의 최전선에 선 기업들은 누구이며,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편집자주]

“국내에서 제약·바이오기업 중 연구개발(R&D)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고, 성과도 내는 곳은 많지 않다. 가장 모범적인 사례를 꼽자면 한미약품(128940)을 들 수 있다.”

최근 인터뷰를 진행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에게 국내에서 주목해야만 하는 제약·바이오사 한 곳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처럼 첫 번째로 꼽지 않더라도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대표주자 중 하나라는 데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적이 방증한다. 한미약품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4955억원과 2162억원으로 국내 제약사 중 ‘톱5’(매출 기준)에 올랐다. 바이오기업을 포함해도 10위권에 포함된다. 본격적인 기술수출이 시작된 2015년 이후 최근까지 거둔 기술료수익은 8000억원에 육박한다.

1973년 6월 한미약품의 모태인 임성기제약회사를 창업했던 고(故) 임성기 회장의 “우리 손으로 ‘더 좋은 의약품’을 개발하자”라는 경영철학 아래 복제약부터 시작해 합성신약 등에서 마련한 자금으로 신약개발 원천기술 확보까지 차근차근 이뤄낸 결과다.

서울 송파구에 자리한 한미약품 전경. (사진=한미약품)


수익성 높은 파이프라인, 3000억 달러 시장 겨냥

여기까지였으면 한미약품을 국내 최고의 제약·바이오사로 꼽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후발주자로서 그들과 같은 출발선에 서려는 준비작업으로 평가된다. 내년부터 진정한 신약개발사로서 변모를 시작해 글로벌 제약·바이오사와 어깨를 겨룰 수 있는 성과들이 속속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매출 1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보다 더 높은 성장 가치를 내재하고 있다고 일각에서 분석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여줄 다양하고, 수익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활성화된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총 28개다. 이 중 21개가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큰 비만·대사(6개)와 항암 관련 치료제(15개)다. 이중 글로벌 항암제와 비만치료제 시장만 따져도 2030년께 3000억 달러(약 428조원) 규모가 갖춰진다.

한미약품이 2026년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는 근거도 비만치료제에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비만치료제를 내년 하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앞선 임상에서 글로벌 기업의 비만치료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효능을 입증한 만큼 상업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미약품의 기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 중간 톱라인 데이터에 따르면 투약 40주 차에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시험 대상자는 79.42%(위약 14.49%)였으며, 10% 이상 몸무게가 빠진 대상자는 49.46%(위약 6.52%), 15% 이상은 19.86%(위약 2.90%)이었다.

기존 약물 대비 안전성도 높았다.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들의 경우, 구토나 오심,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사례 발현 비율이 높다. 반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관련 이상사례가 기존에 알려진 발현율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비율로 적은 결과가 확인됐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로벌 심혈관계 안정성 연구(CVOT)에서 주요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 사건 발생 위험도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특장점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로 출시 첫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 센터장은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경기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직접 생산하게 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기존 제품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비만/대사 파이프라인 진행상황. (자료=한미약품)


글로벌 시장 겨냥 비만치료제도 개발 속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비만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한미약품이 현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비만치료제는 △과체중 및 비만 1단계에 최적화된 에페글레나타이드 △근손실을 최소화하며 체중 감량 효능을 극대화한 삼중작용제 ‘HM15275’ △체중 감량과 근육량 증가를 동시에 유도하는 세계 최초 기전의 신약 ‘HM17321’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경구·패치형 제제 △디지털 융합의약품 등이 있다.

이중 HM17321은 지난 9월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절차에 들어갔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31년이다. HM17321은 단순히 근손실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기존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세계 최초의 비만 혁신 신약(First-in-Class)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와 수익성 확대를 위한 기술수출에도 적극 나선다. 현재 가장 기술수출이 유망한 파이프라인으로는 항암제가 있다. 북경한미약품이 공동개발하는 PD-L1과 4-1BB 동시 표적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BH3120’, 단백질(제스트 동족체 1/2) 2개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 저해제 ‘HM97662’, 인터루킨-2 유도체 ‘HM16390’, 암 유발 돌연변이를 표적하는 ‘HM99462’ 등이다.

신약개발사의 근간인 R&D 투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한미약품은 2022년 1779억원(매출 비중 13.4%) 이었던 R&D 투자금은 2023년 2050억원(13.8%), 2024년 2300억원(14.4%)으로 확대해왔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1000억원 이상을 R&D에 사용했다. 이는 표적 단백질 분해(TPD)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항체-약물 접합체(ADC), 단일도메인항체(sdAb) 등 핵심 기술 역량 강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항암제와 비만치료제, 희귀질환치료제 등 한미약품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큰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어,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며 “이 같은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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