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해 국내 투자자에게 잘 알려진 머크(MSD)가 중국 과륜제약(Kelun Pharmaceutical)이 개발한 항암제를 도입(라이선스 인)했다.
전날 머크와 중국 과륜제약은 모두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어떤 물질을 사들였는지 양쪽에서 밝히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머크가 추가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머크는 중국 과륜제약(켈런 파마슈티컬스)이 개발한 고분자 항암제를(macromolecular tumor project) 14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 사들였다. 머크는 선급금으로 이미 과륜제약에 4700만달러(약 600억원)을 건넸다.
| (사진=머크 링크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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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 않은 규모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물질을 사들였는지 머크가 밝히지 않았다. 엔드포인트뉴스 등 외신을 이를 두고 “비밀스러운 딜”이라고 평가했다. 과륜제약은 14개의 암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 이 중 11개는 임상 단계에 돌입했고 3개는 전임상 단계다.
머크가 이번 딜을 결정한 것은 최근 바이오 섹터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는 국면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피어스바이오테크는 “머크가 바이오 시장 약세 국면을 활용해 더 큰 인수합병(M&A)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머크의 M&A 후보 목록에 있는 기업으로 △미라티 테라퓨틱스(Mirati Therapeutics) △스트랜드 테라퓨틱스(Strand Therapeutics) △아크튜러스 테라퓨틱스(Arcturus Therapeutics) 등을 꼽았다.
미라티는 항암제 개발 전문 바이오테크로 지난 2월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아다그라십(adagrasib)’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FDA는 미라티의 허가건을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대상으로 지정해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아다그라십은 암젠의 야심작인 ‘루마크라스(Lumakras)’의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다.
스트랜드와 아크튜러스는 메신저리보핵산(mRNA)기반 항암제 등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곳이다. 아크튜러스는 mRNA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서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베트남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지난달 1차 평가 변수를 충족한다고 시장에 알리기도 했다. 모더나에 지질나노입자(LNP)기술을 이전한 업체로도 유명하다.
머크는 국내 개인 투자자에게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를 개발한 곳으로 잘 알려져있다. 화이자(PFE)의 ‘팍스로비드’에 비해 승인이 늦었지만, 올해 1분기 매출액으로 4조800억원을 기록하며 팍스로비드(1조8700억원)을 앞서면서 약물의 효과성 측면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 과륜제약 파이프라인 (자료=과륜제약 미국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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