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바이오엔테크(BNTX)의 다음 행보는 항암제다. 화이자(PFE)와 함께 개발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면서 수십조원의 현금을 손에 쥔 바이오엔테크는 mRNA 기술을 활용해 암 정복에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가 긍정적인 데이터로 유럽의약품청(EMA)의 우선의약품(PRIME)에 지정됐다. 우선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승인 절차서 조기 심사 등 당국의 지원을 받게 된다.
| 외즐렘 트레쥐(Ozlem Tureci) 바이오엔테크 공동 설립자겸 의료책임자(MD) (사진=바이오엔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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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우선의약품 지정은 고환암 3기 혹은 그 이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를 대상으로 한다. 외즐렘 트레쥐(Ozlem Tureci) 바이오엔테크 공동 설립자 겸 의료책임자(MD)는 이들에 대해 “예후가 좋지 않고 남은 치료 옵션이 거의 없는 경우”라고 부연했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이용하는 세포 치료제 중의 하나다. 환자의 T세포를 빼내 유전자를 조작해 다시 환자의 몸속에 집어넣어 암세포만 찾아 공격하도록 하는 것이다. 높은 치료 효과와 낮은 부작용으로 학계와 업계에서는 ‘꿈의 항암제’라고도 불린다.
이번에 우선의약품으로 지정된 BNT211의 경우 ‘CLDN6’를 타겟으로 삼은 CAR-T 세포와 이를 증폭하는 RNA 백신인 ‘CARVac’으로 구성됐다. 튀레지 MD는 “조작된 T세포와 mRNA 백신이 하나의 치료요법에 결합하면 T세포를 자극하고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력한 정밀 면역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CAR-T치료제는 지금까지는 혈액암에만 효과가 있었는데, 바이오엔테크는 mRNA 기술을 활용해 고형암은 물론 다른 암에도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 (자료=바이오엔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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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엔테크는 지난 4월 ‘BNT211’의 임상 1·2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에는 86%의 질병 통제율과 43%는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등의 반응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여력은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이오엔테크는 현재 190억유로(약 25조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코로나19 백신 판매로 추가로 수십억달러 수준의 수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른 바이오테크가 평생 해도 조달할 수 없는 자금 수준을 이미 갖고 시작하는 것이다.
바이오엔테크는 코로나19 백신과 암, 전염병 외에도 자가면역 질환과 재생 의학 부문에도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바이오엔테크는 현재 5건의 임상2상, 15건의 임상1상, 12건의 전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