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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지난해 매출을 2배로 불린 루닛이 올해도 폭풍성장을 이어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매출 급증은 사실상 볼파라 인수의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이제 루닛이 미국에서 자체 매출을 키운다면 흑자전환의 분기점이 될 매출 1000억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내년 매출 1000억원 달성 및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닛은 작년 전년 대비 116% 성장한 매출 542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만 2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9.5%, 전년 동기 대비 271.3% 각각 늘었다.
해외 매출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비율로 보면 전체 매출의 88%인 478억원이다. 영업손실은 6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매출액 대비 손실 비율은 전년 1.7배에서 1.25배로 개선됐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지난해 볼파라 인수를 통해 AI 기반 암 검진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글로벌 제약사들과 루닛 스코프 협업을 강화한 결과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루닛, 실적 두 배 오른 까닭은루닛의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한 배경에는 볼파라 헬스가 자리 잡고 있다. 볼파라는 미국 내 유방암 검진 시장에서 약 42%를 점유하는 기업이다. 볼파라가 보유한 1억 장 이상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루닛의 AI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양사의 제품을 교차 판매하는 전략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볼파라는 작년 하반기 미국 전역에 40개 이상의 이미징센터를 운영하는 대규모 영상진단 플랫폼 기업 레졸루트(Rezolut)에 유방암 검진 AI 솔루션 ‘SecondReadAI’를 공급했다. 이 솔루션은 루닛의 유방촬영술(2D) AI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와 3D 유방단층촬영술 AI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를 기반으로 한다. 레졸루트는 이를 통해 연간 30만 장 이상의 의료 영상을 분석할 계획이다.
 | 서범석 루닛 대표 (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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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SecondReadAI는 사용료를 병원이 아닌 환자가 직접 지불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에 따르면 환자가 40달러를 부담하면, 이 중 20달러는 병원이, 나머지 20달러는 루닛과 볼파라가 가져가는 구조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볼파라는 또한 미국 내 입지를 확대하며 추가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서부 최대 의료 시스템인 인터마운틴 헬스와 유방암 검진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암 위험 평가와 유방촬영술 품질 개선 등에 기여하고 있다. 더불어, 미국 국방보건국(DHA)과도 5년간 1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예상보다 뛰어난 영업력을 입증한 것이 실적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옥찬영 루닛 최고의학책임자(CMO)는 “볼파라와의 협력은 단순히 매출 증가를 넘어 AI 기술의 정밀도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이에 유방암 검진뿐만 아니라 폐암 등 다양한 암종으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매출 1000억 달성?...3월 AZ와 계약 구체화 예정흑자전환 달성 시점은 2026년으로 예상된다. 이 해 매출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에프엔가이드는 루닛의 올해 예상 매출은 약 835억원, 내년 매출은 1295억원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렇게 되면 영업 손실도 거의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 측은 2033년 가이던스로 매출이 10조원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도 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먼 미래인 2033년 기준이다. 현재 스코프, 인사이트만으로는 불가하고 추가적인 신제품 그리고 M&A를 통한 시너지로 충분히 가능한 숫자”라고 밝혔다.
먼저 크게 기대되는 수입원은 아스트라제네카(AZ) 등 빅파마와의 바이오마커 제품 매출이 있다. 미국암연구학회 (AACR)가 3월에 있어서 이 때 AZ와 추가 계약이 어느 정도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루닛 측은 향후 AZ와의 추가계약을 통해서 건당 얼마를 받을지, 프로젝트 성공 혹은 실패 시 얼마를 받을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볼파라헬스 매출 추이 (데이터=볼파라헬스, 미래에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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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새롭게 출시된 루닛 인사이트 리스크(Risk)도 기대되는 제품군이다. 루닛은 북미영상의학회(RSNA 2024)에서 볼파라헬스와의 첫 통합솔루션으로 개발 완료한 인사이트 리스크를 공개했다. 암이 있는지 없는지 뿐만 아니라 5년 안에 암이 걸릴 지 여부를 알려주는 제품이다. 이는 미래에 구상 중인 제품 중에 첫번째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되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허가 예상 시점은 하반기다.
회사 관계자는 “임상에서 쓰려면 FDA 허가를 받아야해서 내년 하반기 일정으로 허가 신청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후 북미시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판매를 할 예정”이라며 “판매는 볼파라가 하겠지만 제품을 생산하고 IP를 가지고 있는 것은 루닛이기 때문에 수익 배분은 고민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RSNA에서 선보인 흉부 엑스레이(CXR) 판독문 자동 생성기 시제품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AI가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진단 보고서까지 직접 작성하고 PACS와 원활한 연동이 가능하도록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옥찬영 CMO는 “미국 패스AI(PathAI), 유럽 오킨(Okin), 뉴클리아(Nucleai) 등 여러 경쟁사가 있지만, 루닛은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통합적인 접근법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