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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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스마트 슈머(Smart+Consumer)를 잡아야 한다. 온라인이나 모바일 등을 통해 상품을 즉각 구매하는 소비자, 즉 스마트 슈머를 만족시켜야 한다. 제조업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여 소비자 경험 디자인(CX-Design)과 사용자 경험 디자인(UX-Design) 기반 제조 활동과 가치망(value chain) 운용(operation)을 과거와 다르게 전개해야 한다. 즉 뉴 노멀(new normal) 가치망 전개(value chain deployment) 역량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가능케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능형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여 제조 현장의 경쟁우위를 실현해야 한다.
수 십 년간 고착되어 온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실을 직시해보면(산업연구원 자료), 100대 기업 본사의 95%, 벤처기업 중 71%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일자리의 77%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늘어나는 일자리의 74%를 대기업이 만든다. 특히 지식 기반 서비스업은 87%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대한민국은 온통 1극, 즉 수도권 중심의 중앙 집중화된 서울공화국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균형 분권 국가로 대전환시키는 분권화, 즉 탈중앙화가 절실하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 이상 중앙집중화된 삼각형 구조에서는 생산성 혁명, 창의성, 유연성 고도화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균형 분권 국가 건설처럼 산업정책도 분권화된 산업구조의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컴퓨터 시스템 관점에서 메인프레임 컴퓨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중앙 집중형 프로그레임으로는 경쟁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따라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도 CPU(중앙처리장치, Central Processing Unit)와 GPU(그래픽 처리장치, Graphic Processing Unit)를 병행하여 최적화를 추구하는 데이터 관리 방식이 대세다.
물론 GPU가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각광받은 것은 인공지능(AI) 연구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이 확인되면서부터다. 2014년 5월부터는 중국의 구글이라고 불리는 바이두에 합류해 1천300명의 인력을 이끌고 인공지능 분야 연구를 담당해왔고, 최근 바이두를 떠난다는 앤드루 응(Andrew NG, AI 분야 석학)이 2010년 스탠퍼드대 교수 시절에 연구한 내용은 12개의 GPU가 무려 2000개의 CPU에 맞먹는 딥 러닝 성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와 같이 탈중앙화는 엄청난 성과를 창출하는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다.
지능정보통신기술(IICT) 관점에서 GPU가 CPU에 비해 딥러닝(deep learning)에 강한 것은 연산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인공지능(딥 러닝)을 구현하려면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 기반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CPU는 중앙 집중형 직렬 처리 방식(한 가지 작업을 마친 뒤 다음 작업을 처리하는 방식)에 최적화된 1~8개의 코어로 구성돼 있다. 명령어가 입력된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한다. 구조상 수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들어오면 병목현상이 생겨 비효율적이다. 반면 GPU는 수백에서 수천 개의 코어가 들어가 있어 탈중앙화 병렬 처리 방식으로 대량의 빅데이터를 너끈히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조 현장에서 매출이나 원부재료 거래를 처리한다면, CPU는 중앙 처리를 위해 통합 프로세스로 구현되어 있기 때문에 속도는 빠르지만 한 번에 한 개의 거래만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간 기반 다빈도 처리와 생산과 판매, 물류가 통합화되어 하나처럼 동기화 대응을 완성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반면 GPU를 병행하여 사용하면 구조적인 구성은 느리지만 한꺼번에 수천 개의 거래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제조업의 경쟁우위를 위해서 이커머스(e-commerce)와 스마트 팩토리의 궁극적인 목적인 시장 대응 역량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GPU는 인공지능(AI)뿐만 아니라 동영상 변환 작업, 기후 변화 예측, 암호해독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미래 핵심 산업인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GPU는 필수 요소로 꼽힌다. 자율주행 차량은 지속적으로 주변 상황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필수적인 기술의 핵심 중의 핵심이 시스템 반도체 기술이다. 그러므로 탈중앙화, 분권화, 지능화가 미래 산업 정책의 키워드다. 아래 그림은 산업혁명의 구조적인 대전환의 핵심은 기술적인 관점에서 탈중앙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탈중앙화 기술은 연결의 힘을 시장 관점에서 소비자 개개인에 대한 정교한 대응을 가능케 하고 있다. 특히 평범함을 거부하는 MZ세대를 위한 “개인화 마케팅”을 도입하는 흐름이 빨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제조업은 스마트 팩토리가 제공하는 연결의 힘을 주목해야 한다. 마케팅과 생산 관점에서 개인화 맞춤(bespoke) 형 제조 전략이 떠올라 주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조업 입장에서 소비 시장의 주력으로 자리매김한 ‘밀레니얼’ 세대가 ‘신념 소비’와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를 추구, 제조업에서는 소비자 개개인의 특성과 스토리를 반영한 맞춤형 전략을 펼쳐 나가야 한다. 따라서 다원성(多元性)과 개인화 맞춤(bespoke) 형 대응을 요구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중앙 집중적인 틀에서 벗어나 분산형 병렬식, 즉 수직에서 수평, 즉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를 강요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와 같은 혁명적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습관화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참고로 최근(21.07.21) 가트너 발표에 의하면, 제조업에 영향을 미치게 될 비즈니스 트렌드 톱 5를 발표했다.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은 “글로벌 팬데믹에 대응해 많은 제조업체가 취한 첫 번째 행동은 가능한 한 빨리 운영을 디지털화하는 것이었다”면서 “디지털 전환은 올바른 길이지만 아직은 충분하지는 않다. 공개한 키워드 5개는 장기적으로 유사한 미래 혼란에 대비하고, 새로운 시장 진입과 재정적 위기 해소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가트너가 2021년 제조산업 트렌드로 제시한 5개는 1. 디지털+제품 경험 2. 종합 경험(Total Experience) 3. 생태계 파트너십 4. 데이터 수익화 5. 서비스형 장비(EaaS) 등이다. 제조업은 디지털화와 함께 이러한 전략적 비즈니스 트렌드를 활용하여 경험을 사고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나은 경험과 체험을 시장에 제공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가트너 내용을 감히 스마트 팩토리 관점으로 개념화(conceptualization) 전개를 시도해 본다.
첫 번째 제조 산업의 경영 추세(trend)는 디지털 경험 디자인(DX-Design)에 의한 디지털과 제품 사용 경험을 융합하여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산업재(B2B) 고객에게 가치 있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실제 제품과 디지털 서비스를 결합시키는 디지털 경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분명한 사실은 단순한 서비스의 추가가 아니라 제조업체가 제품의 판매를 넘어 고객과의 지속 가능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할 수 있는 생산과 가치망(value chain)에 대한 스마트 팩토리 기반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
두 번째 제조 산업의 경영 추세(trend)는 경험을 위한 경험에 의한 ‘종합 경험(total experience)’ 관리 수준을 높여야 한다. 따라서 제조업의 내부 고객과 외부 고객, 기술 등 모든 요소를 초연결하여 연결의 힘에 의한 경험 기반 기획 역량을 향상해야 한다. 특히 ‘종합 경험(Total Experience)’은 기술과 상호 작용을 사용해 고객과 직원 모두의 평생 가치를 향상하고, 권한을 부여하여 열린 경영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가트너는 더 나은 종합 경험을 제공하는 조직이 고객과 직원 모두에 대한 만족도 지표에서 경쟁업체보다 25%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 책임자(CIO or CDO)는 고객과 파트너, 직원을 연결하는 적절한 플랫폼을 기획해야 할 것이다. 데이터 기반 경영 시대에는 지능정보통신기술(IICT)을 토대로 디자인(CX, UX, DX-Design)하는 기획력이 최우선이다. 왜냐하면 아날로그 시대에는 다시 하면 되지만 데이터 기반 디지털 시대는 기획이 잘못되면 모든 것이 틀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조업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데이터 기반 정보관리 디자인이 성패를 좌우한다. 데이터 속에 새로운 수익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제조 산업의 경영 추세(trend)는 개인화 맞춤형 고객과 다양한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에코 시스템에 의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에코 시스템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친환경 패키징과 개발 도상 지역 등의 지원, 원격 워크에 의한 CO2 배출 삭감 등의 상시 대처가 가능하도록 ESG 경영을 실천해야 제조업의 글로벌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네 번째 제조 산업의 경영 추세(trend)는 새로운 수익원과 수익 창출을 위한 데이터 관리 기술이다. 제조업의 디지털화는 대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조업의 에코 시스템 전체에서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제조업은 새로운 데이터 자산을 활용함으로써 차별화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그것은 곧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 참여가 용이해지기 때문에 공급망 과제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사업이 중단될 경우에도 지속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뉴 노멀(new normal) 리스크(risk) 관리다.
마지막으로 “서비스로서의 기기 (EaaS : Equipment as a Service)”는 장비를 구입하지 않고 운용하는 자산에 대해 정기적인 운용 비용을 지불하는 제조 산업의 고정 자산에 대한 공유경제와 구독 경제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서비스로서의 장비(EaaS)’는 IT 분야에서의 서비스형 인프라(IaaS)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처럼 제조 관련 장비를 구매하는 대신 서비스로 이용하는 모델을 말한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해 산업용 사물 인터넷(IIoT) 설계 패턴과 산업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자산 효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고정 자산의 비효율성에 대한 솔루션을 찾는 임베디드 사물 인터넷(IoT) 기술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2023년까지 산업 장비 제조업체의 20 %가 산업용 사물 인터넷(IIoT)의 원격 기능을 활용하여 EaaS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제조 장비가 더 이상 회계처리 계정과목의 고정 자산이 아니고, 고정비가 변동비로 변환되는 제조업 회계처리의 뉴 노멀(new normal)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탈중앙화(脫中央化) 지능정보통신기술(IICT)과 디지털(Digital), 네트워크(Network), 인공지능(A.I.) 기능이 창출하는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경제 유전자, “DNA 경제”가 가져 올 글로벌 수준의 초격차 산업 경제 시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