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피부과 레이저 의료기기 업체 3인방이 주목을 받고 있다.
루트로닉(085370)은 세계 10위권에 이미 안착했으며,
클래시스(214150)와
제이시스메디칼(287410) 역시 빠른 속도로 해외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코로나 악재 속에서도 호실적까지 기록하며 글로벌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왼쪽부터)클래시스 슈링크, 제이시스메디칼 포텐자, 루트로닉 지니어스. (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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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레이저 의료기기 업체들은 해외에서 절반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 반기기준 클래시스는 브라질 등 해외에서 64% 매출을 올렸다. 제이시스메디칼은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86%, 루트로닉은 미국과 유럽 등 수출 비중 83%를 기록했다.
이 중 루트로닉은 세계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수출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점유율 3%, 아시아 시장 점유율 2위, 세계 10대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루트로닉이 글로벌 탑10 안에 들 수 있었던 이유는 일찌감치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독일, 일본, 중국에 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의 50%가 해외법인, 30%가 해외 대리점에서 나오고 있다.
1990년대만 해도 한국 피부과는 의료용 레이저기기를 전량 수입했으며, 글로벌 시장은 미국과 유럽 제품이 양분했다. 하지만 1997년 루트로닉을 시작으로 2004년 제이시스메디칼, 2007년 클래시스가 뛰어들었고 이제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20여 년 만에 한국 미용 레이저 의료기기가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뛰어난 IT 기술과 고품질의 제조업이 융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레이저 의료기기는 하나의 컴퓨터다. 레이저를 실시간으로 강도와 피부 침투 깊이 등을 조절해주는 센서가 있어야 하며,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보여주는 모니터, 구동시켜주는 버튼, 의료진이 모니터를 보고 쉽게 환자의 상태를 인식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구축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직접 설계해야 한다.
레이저 의료기기 업체들은 국내 IT 회사들의 2차, 3차 벤더사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클래시스 관계자는 “설계하고 디자인한 부품은 외주를 주고 있다. 회로기판 등 부품을 찍어내는 건 국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기계장치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동환 제이시스메디칼 대표는 “국내 산업 자체가 제조업, IT 베이스로 성장 한 점이 레이저 의료기기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기기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중요하다. 갈수록 기계가 고도화되면서 좋은 부품을 써야 하는데, IT 기술과 제조업이 발달한 국내엔 이런 수급처들이 풍부하다”고 귀띔했다.
설계한 부품을 조립해 기기를 완성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엄연히 병원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의료기기법을 적용받게 되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안전성과 유의미한 효능을 증명해야 한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해선 신약과 마찬가지로 각 국가의 보건 당국 규제에 맞춰 추가적인 임상을 진행하고, 서류 준비를 철저히 하는 등 의료기기 허가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레이저 의료기기 3인방은 올해 델타변이 악재 속에서도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클래시스는 올해 연매출 1120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47%, 51%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시스메디칼은 연매출 787억원, 영업이익 218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55.1%, 90.2%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루트로닉은 연매출 1690억원, 영업이익 450억원으로 전년대비 46%, 21% 증가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