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아직 카보(Kavo·독일 치과 전동의자 제조사) 만큼 진도가 나간 건 없지만 인수합병(M&A) 할 만한 매물은 계속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현재 검토 중인 상태니까 내년엔 가능하지 않을까요?”
|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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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는 2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M&A 계획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048260)는 ‘2026년 임플란트 시장 세계 1위(매출 2조원)’, ‘2036년 치과시장 세계 1위(매출 10조원)’ 목표 달성을 위해 회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M&A도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한 전략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최근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확대된 자금 여력을 기반으로 M&A 추진 의사를 밝혀왔다.(올 3분기 누적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총 3206억원)
엄 대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글로벌 1위인 스트라우만보다 부족한 게 ‘역사’다. 치과산업 내에서 이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회사를 찾고 있다”면서 “후보 대상은 1000억~1조원 규모라고 보면 된다. 자체 현금도 있고 오스템임플란트에 자금을 대겠다는 글로벌 펀드회사도 많기 때문에 자금력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현재 우선순위에 놓고 보는 분야는 투명교정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일찍 중국 투명교정 시장을 주목, 현지 공장을 세웠고 내년 1월1일 판매를 앞뒀다. 엄 대표는 “중국 투명교정 시장이 제법 크다. 시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현지 투명교정 회사를 열심히 찾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스바이오메드(042520) 인수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오스템임플란트 뿐만 아니라 최규옥 회장도 개별적으로 투자해 주목을 받은 회사다. 그는 “(인수) 가능성이 있는 회사가 아니다”라며 “투자의 목적 정도로만 봐야한다”고 했다.
M&A까지 더해지면 오스템임플란트의 목표 달성 시점은 보다 빨라질 수 있다. 2026년·2036년 목표가 M&A는 고려하지 않고 자체적인 성장률(3년 주기 1.7배 성장)을 기반으로 추산한 값이어서다. 물론 오스템임플란트도 자체적인 고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내부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핵심은 ‘디지털 덴티스트리’다. 엄 대표는 “모든 산업이 아날로그에서 전환됐고 돼가고 있다”며 “임플란트 시장에서도 디지털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스템임플란트는 내년 ‘디지털’을 접목한 제품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엄 대표는 “디지털로 갔을 때 가장 핵심이 구강 스캐너다. 이를 자체 개발 중이며 내년에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비롯해 디지털에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해왔다. 내년이 되면 모두 완성돼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즉 자체 기술로 임플란트 시술 전 주기에 쓰이는 모든 요소들을 디지털화해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그는 “디지털이 안 돼면 기존 아날로그 제품도 판매되지 않는다”며 매출 증대를 기대했다.
내년에는 인공지능(AI) 접목 설계 소프트웨어도 시장에 나온다. 엄 대표는 “디지털 덴티스트리 완성도는 AI에 있다. 얼마나 수준높게 적용해 사람의 관여를 획기적으로 줄이느냐에 승패가 좌우된다는 이야기”며 “예컨대 디지털 수술 과정에서 가상수술은 1~2시간 걸리는데 아날로그에선 10분 정도 걸린다. AI 접목 설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아날로그 수술과 거의 같은 시간을 투자해 디지털 수술을 할 수 있다. 이 역시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기존 강점을 지속 강화해 고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게 엄 대표의 포부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 뿐만 아니라 치과 장비·재료 70%를 공급하고 치과의사 임상교육, 인프라, 직판영업 구조 등의 무기로 경쟁사들을 빠른 속도로 추격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엄 대표는 “우리가 현재 글로벌 4위인데 1~3위 회사는 임플란트 전문기업이다. 우리는 토탈 프로바이더로 경쟁력이 있다”며 “또 그 동안에는 이들이 부족했던 인프라, 영업력 등에 투자해 대등한 관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앞으로는 능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