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화이자(PFE)가 지난해 내놓은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내놓을 때만 해도 엔데믹으로 가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다.
국내는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변이 BA.5의 등장으로 신규 확진자가 두 달 만에 다시 4만 명을 돌파하는 등 재확산세가 거세다. 미국도 다섯 달 만에 신규 확진자가 13만 명을 넘어서면서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르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팍스로비드가 인상적인 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위험 가능성을 줄였다”라면서도 “한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팍스로비드가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와 같은 고위험 환자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화이자 팍스로비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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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환자가 아닌 경우에는 효과성이 떨어진다는게 FT의 설명이다. 화이자는 일반적인(standard) 위험이 있는 환자에 대한 데이터는 지난달까지 보고하지 않았는데, 이는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팍스로비드는 HIV를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약인 ‘리토나비르’ 성분이 포함돼 있어 일부 환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로 동시에 지적됐다.
데이비 스미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대학 전염병 전문가는 “(팍스로비드는) 델타 변종이 우세할 때 주로 연구됐다”며 “이 약이 오미크론에게도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를 투약한 일부 환자들은 바이러스가 없어진지 며칠만에 다시 양성 반응을 보이는 ‘리바운드(rebound)’현상도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측은 “리바운드는 흔치 않은 일”이라며 “약 복용 여부와 상관없이 일부 환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계에서는 팍스로비드의 투약 기간을 현행 5일보다 더 길게하거나, 더 많은 용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내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데이비드 호 콜롬비아 대학 바이러스 연구원은 “미국에서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내성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시중 약국에서 팍스로비드를 처방 받을 수 있다.
FT는 “팍스로비드는 결국 다른 약물과 함께 사용되거나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팍스로비드보다 효과가 높은 약이거나, 내성에 생기는 것을 고려하면 다양한 치료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우리 정부도 미국 제약사 베루(VERU)가 개발한 ‘사비자불린’ 도입 필요성을 검토중이다. 사비자블린은 복용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을 절반으로 떨어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249420)이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개발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BA.5’에도 효과를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이 오는 20일 해당 치료제의 긴급 승인여부를 결정한다. 또 중국 준시 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치료제 역시 수치상으로는 팍스로비드를 앞선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