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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AI 다크호스] 시리즈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의료 AI 시장과 그 중심에 선 혁신 기업들을 조명한다. 글로벌 의료 AI 시장은 지난 2023년 22조원에서 오는 2030년 25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 변화의 상징적 사례가 미국 ‘템퍼스’(Tempus)다. 이 회사는 환자의 병리 이미지·유전체·임상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 ‘A 치료법이 70% 효과적이며, B 임상시험 참여 자격이 있다’고 제안한다. 수십만 명의 환자 데이터를 시간 축으로 정렬해 ‘6개월 뒤 합병증 발생 확률’ 또는 ‘2년 뒤 치료 필요성’을 예측한다. 이를 통해 의료 패러다임을 치료에서 예방·개인화로 바꿔냈다. 이번 기획에서는 지니너스·와이즈에이아이·프로티나·에이아이트릭스·씨어스테크놀로지·닷·딥노이드·에이슬립 등 8개 기업을 심층 소개한다.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소셜벤처 닷(Dot Inc.)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기술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며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세계 최초 점자 스마트워치에서 시작해 그래픽까지 촉각으로 표현하는 디스플레이 기술로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 바이오벤처다. 닷은 작년 131억원 매출에서 올해 200억원 목표로 미국 시장 점령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닷, 글로벌 매출 지속 증가하는 이유는 2015년 설립된 닷은 자체 개발한 ‘닷셀(Dot Cell)’ 기술을 기반으로 시각장애인 보조공학기기 시장에서 혁신을 일으켰다. 전자석을 이용한 능동형 액추에이터 기술로 기존 세라믹 피에조 방식 대비 크기는 1/20, 비용은 1/4로 획기적인 소형화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재까지 닷셀 관련 국내외 특허만 13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김주윤 닷 대표는 “시각장애인을 돕는 기술이 10년간 정체되어 있었다. 소리 형태의 재활 기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콘텐츠가 다 비주얼화되고 있고 화학 구조 등은 소리로 설명이 안 된다”며 기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 | 김주윤 닷 대표(왼쪽)와 피나케스와르 마한타 NIT 메갈라야 총장이 협약체결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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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혁신적 기술력은 2023년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에서 공식 인정받았다. 닷패드가 CES 2023에서 접근성 부문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을 수상한 것이다. CES 최고혁신상은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가 세계를 선도할 혁신 기술에 수여하는 상으로 ‘CES 최고의 영예’로 불린다.
특히 닷패드는 접근성 부문 외에도 모바일·디바이스, 가상·증강현실 부문에서도 최종 후보에 올라 총 3개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시각장애인 예술가들의 반응도 뜨겁다. 시각장애인 가수 스티비 원더는 “자신의 사인을 백만 번 했는데 닷 기술을 통해 처음 보게 됐다”며 감동을 표했고,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도 “딸 그림을 처음 봤다”며 감격해했다.
매출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2021년 14억원에서 2024년 131억원으로 급증했다. 주요 동력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다. 닷은 미국 교육부에 5년 간 300억원 규모의 닷패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최근 연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당분간 매출 상승세는 이어진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이 회사의 기술에 대해 “2400개의 핀 시스템이 이미지·그래프·애니메이션까지 지원해 시각장애 학생들의 교육 접근성을 혁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오·헬스케어로 사업 확장...향후 전망은 성공의 배경에는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전방위 협력이 있다.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이 모두 닷과 협업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닷을 ‘AI for Good’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선정했다. ‘AI for Good’은 마이크로소프트가 2017년부터 추진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AI 기술을 활용해 장애인 접근성, 환경보호, 인도주의적 활동 등 글로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기업을 지원한다.
구글과는 2021년부터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으로 연을 맺은 후 최근엔 유튜브 영상을 촉각 디스플레이로 시청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김 대표는 “구글과 더 심도있는 협업 논의를 시작했다”면서 “전 세계에 보급돼 있는 ‘구글 포 에듀케이션’ 프로그램에 닷 패드와 닷 소프트웨어가 탑재되는 방안을 얘기하고 있다. 구글 AI 플랫폼 ‘제미나이’와도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 | 닷 해외 성과 모습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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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도 아이폰·아이패드용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부터 시작해 공급·협업을 이어온 지 4년째다. 2021년 12월 닷은 애플과 협업해 보이스오버를 활용한 닷패드 업데이트 버전을 iOS 15.2, iPad OS 15.2 이상에 반영했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인 사용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나오는 글과 다양한 그림을 닷 패드에서 만질 수 있게 됐다.
김 대표는 점자 패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재활 시장에 가야 결국 매출 급상승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작년 매출 131억원에서 올해 200억원 목표를 설정한 배경이다.
시각 장애인 재활 시장은 시각 장애인의 정상적 생활 안착을 돕는 헬스케어 산업을 말한다. 기존 시각 장애인 보조기기 시장은 2020년 기준 6조원(킹스 리서치) 규모지만 재활 시장은 이보다 2배 가량 크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닷은 장애인 사용자를 위한 점자 키오스크도 공급하고 있다. 부산 지하철 주요역, 국립중앙박물관, 강남구청 등 120개 이상 공공기관에 납품했고 민간기업인 무인양품에도 제품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선보인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기술이 이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에는 바이오 분야로도 사업 확장이 예상된다. 닷은 실명치료제 개발 및 바이오벤처를 조인트 벤처 형태로 설립했다. 이 회사는 망막오가노이드 기반 엑소좀실명 치료제, 안구점안액 개발 및 제조를 주요 사업목적으로 한다.
공공성을 가진 기술이기에 각국의 지지 또한 이어지고 있다. 로빈 스팽크스 영국시각장애인협회 책임자는 “이 기술이 가져올 파급 효과는 막대하다”며 “점자 및 촉각 그래픽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면 시각장애인의 문해율 향상은 물론,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로의 진출 확대가 예상되고, 그리고 보다 자립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해진다. 각국 협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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