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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보령제약이 ‘특허만료 약’과 ‘개량신약’으로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특허만료 항암제 ‘젬자’,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개량신약 등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자 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해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 보령제약 자이프렉사 인수 관련 내용(사진=보령제약 공시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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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제약(003850)은 지난 21일 미국 일라이 릴리와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총 3200만달러(약 376억원)에 생산·허가·판매 등 자이프렉사 국내 모든 권리를 인수하는 계약이다. 보령제약 측은 “자이프렉사는 1996년 출시 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조현병 치료제로 작년 매출이 140억원”이라며 “향후 5년 내 연 매출은 2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보령제약이 특허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모든 권한을 인수한 사례(LBA·Legacy Brands Acquisition)는 총 2개로 늘었다. LBA는 국내 제약사가 흔히 체결했던 ‘판매권 인수’ 계약과는 다른 개념이다. 판매권뿐만 아니라 생산권, 허가권 등 제품 관련 모든 권한을 가져와서다. 제품의 소유주가 바뀌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던 계약이다. 종근당이 뇌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생산·판매하지만 원료는 오리지널사로부터 받아와 LBA로 볼 수 없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일라이 릴리로부터 젬자의 국내 모든 권리를 사들였다. 젬자는 작년 국내에서만 매출 124억원을 올린 블록버스터(연 매출 100억원 이상) 의약품이다. 젬자 인수 후 포트폴리오 강화, 수익 및 이익률 개선 등의 성과를 거뒀다는 게 보령제약 측 설명이다. 보령제약은 초기 비용부담이 있을지라도 중장기적으로 실적에 큰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얻었다. 이에 지난 4월 추진한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서 LBA 몫으로만 700억원을 떼어놨다.
실탄이 남은 만큼 보령제약은 뒤이어 특허만료 약을 추가 매입해 성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인수 시기는 이르면 연내다. 후보군은 고혈압, 암, 당뇨, 중추신경계(CNS), 이상지질혈증 등 5대 질환 중심으로 살피고 있으며 확정은 아니나 이중 항암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개량신약’ 역량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보령제약은 지난 4월 유증에서 LBA 몫을 제외한 나머지 300억원을 개량신약 개발자금으로 책정했다. 특히 LBA 이후 자금이 남으면 개량신약 개발에 사용하겠다는 계획도 명시했다. 개량신약은 신약보다 개발기간이 짧고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현재 보령제약은 현재 알츠하이머, 당뇨, 전립선비대증 치료와 금연 보조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개량신약 후보물질 6종을 보유 중이다.
보령제약은 국내에서 ‘개량신약’ 성과를 거둔 대표 제약사다. 보령제약은 2011년 카나브 출시 후 이를 활용해 복합제이자 개량신약인 카나브플러스,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등을 출시했다. 이러한 ‘카나브 패밀리’로 보령제약이 작년 올린 처방 매출액은 1039억원에 달한다. 이중 오리지널인 카나브 매출은 492억원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약 4~5년 전 LBA, 개량신약을 두 축으로 한 성장전략을 짰고 성과가 나고 있다”며 “LBA, 개량신약을 통해 매출, 수익성을 강화하고 이후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약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2025년 12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