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오미크론 영향으로 10만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대원제약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주력제품인 호흡기 치료제 호황세 때문인데, 감기약 생산라인이 풀 가동 될 정도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실적 부침이 있었지만, 위드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 올해 역대급 실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17일
대원제약(003220)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3541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4.8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2% 감소했다.특히 영업이익은 2019년 35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0년 241억원으로 감소했고, 이런 추세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대원제약의 핵심 제품은 콜대원키즈, 콜대원제로, 콜대원노즈 등 콜대원 시리즈와 코대원포르테(진해거담제), 펠루비(해열진통제) 등 호흡기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제품은 2020년 코로나 사태 발생 후 2년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로 코대원포르테는 2019년 약 223억원에서 2020년 약 134억원으로 1년새 매출이 약 40%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150억원으로 소폭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정체 현상이다. 펠루비도 2019년 약 286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020년 263억원으로 감소했다. 대원제약 측은 “주력생산제품인 펠루비와 코대원포르테 등의 생산실적이 감소했고, 이는 코로나 유행으로 인한 호흡기 품목의 재고 관리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대원제약 기침감기약 콜대원.(사진=대원제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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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과 다른 상황, 코로나 덕 본다하지만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10만명에 육박하는 등 정부 관리 능력을 벗어나면서 위드코로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 확진자에게 자가 치료로 감기약 등을 권고하면서 대원제약에게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콜대원 등 주력 제품들의 판매 급증은 현실화가 되고 있다. 약국마다 감기약과 해열진통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대원제약 주력 품목이자 종합감기약인 콜대원 시리즈는 생산시설을 풀가동해도 벅찰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최근 콜대원 시리즈는 생산라인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을 정도로 판매율이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생산라인이 부족해 타 제품 생산을 줄일 정도로 콜대원 생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1만3900원이던 주가는 6일연속 상승하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17일 1만93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 기간동안 주가는 약 40% 상승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 위드코로나 시대로 전환된다면 대원제약 호흡기 매출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고 실적 개선이 가파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대원제약이 위드코로나 시대 수혜가 큰 제약사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대원포르테와 콜대원 매출이 회복 될 것으로도 예측했다. “호흡기 치료제에 대한 의원 처방이 증가해 다시 코대원포르테 매출이 220억원대던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콜대원도 약국 수요가 증가해 최근 생산 가동률이 크게 올라가 연간 매출액이 100~2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잠재력이 있다. 위드코로나로 전환되면 가수요도 발생할 수 있어 매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체질 변경 전략-러시아 시장 진출도 플러스 요소대원제약은 지난 2년동안 호흡기 질환 중심이던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2년동안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 만성질환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고지혈증 치료제로 출시된 티지페논은 지난해 111억원의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냈다. 해당 치료제는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로도 개발 중인데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3분기 내 임상 2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중동 지역을 대표하는 제약사인 사우디 시갈라헬스케어그룹과 공동임상 진행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올해는 국산 신약 12호 펠루비의 러시아발 매출 발생도 기대된다. 지난 2019년 러시아 측과 수출 계약을 체결한 후 2년간 현지 임상과 생산시설 실사를 거쳐 지난달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 러시아 의약품 시장은 약 26조원 규모로 연평균 12.8% 고성장이 예상되는 파머징 마켓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시장은 약 5500억원 규모로 현지 제네릭 제품 대비 신약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체질개선에 집중했다. 호흡기 제품 중심에서 고혈압 및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파이프라인을 확대했다”며 “펠루비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3월 러시아 시장에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펠루비는 현지 임상에서 우수한 효능을 입증한 만큼 러시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원제약은 호흡기 질환 강자에서 고령화 및 만성질환 의약품을 확대하는 등 체질변경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며 “2021년은 매출액을 회복했고, 2022년에는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