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클리노믹스(352770)는 코로나19 진단 키트 개발 및 판매, 검사 서비스를 진행하며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코로나19의 진행 상황이나 종식 여부에 따라 클리노믹스에 어떤 영향이 발생할지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 클리노믹스의 2018년이후 매출액과 영억이익(제공=클리노믹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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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노믹스는 올해 창사 이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연간 총매출액은 98억 원 영업이익은 123억 원 적자였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272억 원, 85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년 총매출액 대비 매출은 267%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클리노믹스는 코로나19 발생 후 곧바로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기술을 적용한 진단키트 제품을 개발했다. 박종화 클리노믹스 이사회 의장은 “인간 게놈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바이러스 게놈 분석은 당연히 더 쉽다”며 “우리가 가진 기술력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나 그 변이에 대한 진단 키트를 수일이면 만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4월까지 클리노믹스는 50만 개를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헝가리에 수출해 매출을 올렸지만 이후 전략을 바꿔 현지 법인을 세워 직접 대응하기로 했다. 미국과 헝가리 등 유럽 현지 사업은 김병철 클리노믹스 대표가 맡았다.
클리노믹스는 지난해 8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진단 키트 ‘TrioDX’의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했다. 6개월 뒤인 올해 2월 TrioDX의 사용 허가가 나왔다. 지난 11월에는 유럽 CE 인증까지 획득하면서 유럽 시장 전역으로 시장을 확대할 길이 열렸다.
박 의장은 “TrioDX가 사용승인이 있기 전부터 미국과 헝가리 등 유럽에서 랩온어디스크 방식의 코로나19 관련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진행해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랩온어디스크를 직역하면 실험실을 디스크로 옮긴다는 뜻이 된다. 실험실에서 사람이 분주히 움직이며 해야 할 일을 작은 디스크에 구성해 유전자 진단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다. 클리노믹스가 진단 키트 개발 뿐 아니라 실제 대량의 유전자 실험을 통한 검사 능력을 갖췄다는 얘기다.
| 클리노믹스가 코로나19진단을 위해 개발한 ‘TrioDX’로 올해 2월 미국, 11월 유럽에서 사용을 허가 받았다. (제공=클리노믹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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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종식됐을 때 매출 관련 위기가 올 수 있는지에 대해 박 의장은 “코로나19가 불러온 전 사회적 위기 상황에 키트를 만들어 대응한 것은 인류 건강에 이바지하려는 회사이념에 따라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는 우리가 하는 사업의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상황에서 게놈을 확인하고 분석하기 위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선보였던 만큼, 향후 희귀질환이나 암 등 우리의 기존 사업에서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클리노믹스는 게놈 기반 헬스케어 사업, 액체생검 플랫폼 사업 등 유전성 희귀질환, 암 등을 진단하고 그 진행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돕는 10여 종의 제품군을 확보해 국내외 기관에 판매하고 있다. 2023년경에는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외유전체, 발현체, 대사체 등 소량의 생체 정보까지 모두 종합해 활용하는 다중오믹스 기반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클리노믹스는 게놈과 병원에서 생성되는 의료정보, 일상에서 생기는 생활형 헬스 정보 등을 연결한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도 개발하고 있다. 박 의장은 “100여 명의 인력 중 20명은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이고, 50여 명은 실험 및 기술개발 전문가”라며 “바이오 빅데이터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진정한 개인 맞춤형 게놈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