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패치 기술을 보유한 라파스(214260)가 미국에 자사 브랜드를 단 일반의약품(OTC) 여드름 치료제를 출시, 7조원 규모 시장에 본격 출격한다. 회사는 미국에서 파트너사 브랜드와 자사 브랜드를 투 트랙으로 공략해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11일 라파스에 따르면 ‘아크로패스 아크네큐어’(ACROPASS ACNE CURE)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제품 등록을 신청했다.
| 아마존에서 라파스의 미국 파트너사 헤이데이가 판매 중인 ‘Killa ACNE ES’의 판매 페이지 (자료=아마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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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지난해 4월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FDA의 OTC 허가를 받아 파트너사인 헤이데이(Heyday)를 통해 같은 해 7월 미국에 출시된 여드름 치료제 ‘Killa ACNE ES’와도 동일한 제품이다. 다만 이번에는 자사 브랜드인 ‘아크로패스’ 이름을 달고 출시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라파스는 지난 202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판매 법인 퍼시픽바이오아메리카를 통해 이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아직은 매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정도현 라파스 대표이사는 이데일리에 “올해 상반기에 헤이데이를 통해 나오는 매출액이 지난해 규모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여드름 치료제 시장 규모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아주 작은 점유율만 가져가더라도 2~3년내 수백억은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회사는 지난해 헤이데이를 통해 27억원 안팎의 매출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헤이데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소비재 기업이다. 2020년 설립돼 여드름 패치제와 같은 일반의약품은 물론 주방용품 등 다양한 제품들을 다루고 있다. 다만 2021년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 비상장기업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인 곳이라고는 볼 수 없다.
라파스는 아크로패스 아크네큐어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더 큰 파트너사와의 계약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헤이데이는 우리의 첫 미국 거래처로 미국 내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다고 본다”며 “하지만 독점계약은 아니므로 헤이데이, 자사 브랜드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파트너사를 넓혀갈 여지가 있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여드름 치료제 시장 규모를 110억9000만 달러(약 15조원), 이중 북미 시장 규모는 54억5000만 달러(약 7조원) 로 각각 집계했다. 라파스가 1%만 차지해도 700억원의 매출을 낼 수 있다.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는 금속을 바늘 모양으로 깎아 만든 기존 기술과는 달리 약물 자체를 바늘 모양으로 굳혀 피부에 흡수시키는 원천기술 ‘DEN’ 플랫폼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존슨앤존슨(J&J), 로레알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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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아크로패스 아크네큐어와 동일한 여드름 치료제 출시를 계획 중이다. 정 대표는 “오는 9월 중 같은 제품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일반의약품으로 허가 신청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내년 중 국내 판매를 시작하면 국내 소비자들도 약국에서 여드름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의약품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고 당분간은 흑자전환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 대표는 “반기에는 별도 기준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연결기준으로는 적자지만 손익구조가 많이 개선됐다. 화장품과 일반의약품으로 번 돈을 R&D 비용으로 쓰는 지속가능한 개발 구조를 이어가도록 노력해 올해는 별도 기준 연간 흑자전환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