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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시계 거꾸로...한국유니온제약 주요 연구진 대기발령
  • 등록 2024-11-11 오전 7:30:44
  • 수정 2024-11-11 오전 7:30:44
이 기사는 2024년11월11일 7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한국유니온제약(080720)의 경영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백병하 한국유니온제약 회장의 단독경영 체제 회귀에 어어 신규 연구진 등을 대규모 자택 대기발령하며, 정상화 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병하 한국유니온제약 회장. (사진=한국유니온제약)
정상화 나섰던 4월 이전으로 회기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유니온제약은 최근 임수근 디에이치투자개발 대표(현강 대표 겸임)를 구조조정 팀장으로 선임했으며, 동시에 신규 연구진 등 20여명을 자택 대기발령 조치했다. 양태현 한국유니온제약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정상화에 나섰던 시점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앞서 한국유니온제약은 지난 4월 경영 효율성 제고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양 전 공동대표를 선임했다. 회사가 풍전등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신공장 건설 등 무리한 시설 투자 등으로 인해 자금 압박에 시달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년 영업을 직접판매에서 위탁판매(CSO) 전환로 전환하면서 4년간 최근 순손실도 이어지고 있다.

손쓸 수 없는 상태라 본 백 회장은 외부 투자자에 손을 빌렸다. 우여곡절 끝에 정상화의 구원투수로 양 전 공동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이 나선 바 있다. 백 회장도 책임경영 차원에서 지난 8월 100억원 규모 자신의 지분(19.90%, 157만 4298주)을 회사에 무상증여하기로 했다. 동시에 양 공동대표는 제3자 전환사채 발행 및 유상증자로 자금난을 해소하면서 연구개발(R&D) 강화로 회사의 경쟁력도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신임 연구소장 등의 인력이 채용됐다. 그러나 임 팀장이 관련 직원을 자택 대기발령하며, 전혀 다른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 것을 예고한 것이다.

문제가 꼬이기 시작한 것은 백 회장과 양 공동대표의 갈등이 불거지면서다. 양 공동대표는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회계 장부를 들여다보며 한국유니온제약의 부실에 백 회장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으로 봤다. 지난달 한국유니온제약과 양 공동대표가 백 회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고발한 이유다.

고소장에는 백 회장의 관계사를 동원한 매출채권 명목의 횡령, 회사 임직원을 동원한 대출금 명목의 횡령, 한국유니온제약의 자산을 이용해 백 회장이 지배하는 회사에 보증금 및 부당금전이익 제공, 기술양수 명목의 회사현금 유출, 상품권 및 영업사원 일비를 현금화해 부당사용 등의 혐의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백 회장은 이번 고소 건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백 회장의 법률대리인인 태청 관계자는 당시 “신규 경영진이 월권에 가까운 권한을 행사하다가 백 회장과 갈등이 빚어졌다”며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한국유니온제약)


변화 동력 잃으며, 신뢰 바닥으로

두 공동대표의 갈등으로 정상화 과정이 늦어지면서 결국 한국유니온제약은 시장의 신뢰도 잃게 됐다. 실제 한국유니온제약은 제3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 조기상환청구(Put Option) 이후 채무이행자금 부족으로 인한 미지급 사유가 발생했다고 지난달 20일 공시했다. 미지급금액은 191억 6602만 3995원이다. 자기자본대비 63.20%다. 최악의 경우 파산에 이를 수 있는 시한폭탄을 떠안게 된 셈이다.

여기에 더해 배임·횡령 고소 건으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볼 위기에 빠졌다. 거래정지 상태에 있으며, 코스닥에서 퇴출 가능성도 있다. 거래정지는 내달 1일 내로 심사 대상여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단 유지된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되면 상장폐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임 팀장 행보도 주목된다. 그는 이번 대기발령을 시작으로 한국유니온제약의 백 회장에 대한 고소도 취하했다. 짜맞춘 듯 백 회장도 앞선 무상증여를 철회하며, 경영에 완전히 복귀했다. 지난 4월 이후 진행되온 경영의 투명성 해소 과정과 정상화 절차가 완전히 무위로 돌아갔다는 의미다. 다만 공동 고소인인 양 전 공동대표는 고소 건을 아직 유지되고 있다.

임 팀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크지 않다. 양 전 공동대표에 해임에 앞장선 임 팀장을 비롯한 디에이치투자개발과 오스코리아제약, 안희숙씨 등을 중심으로 하는 소위 소액주주연합은 사실상 백 전 회장과 밀접한 관계다. 오스코리아제약의 경우 백 회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회사이며, 안씨는 백 회장의 배우자다.

업계 관계자는 “배임·횡령 혐의가 결론 나지도 않았는데 백 회장이 회사의 컨트롤 타워로 복귀하면서 시장에서는 불투명한 경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알짜 재산을 매각해 결국 일부 경영진만 배를 채우고 껍데기만 남은 상태로 파산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배임·횡령에 대해 적극 대응했던 백 회장은 경영 정상화 해법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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