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년 넘게 하락장을 맛봤던 제약·바이오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았던 ‘신약’이 성과를 도출해내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 (사진=SK바이오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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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127.43이 오른 3058.83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에 비해 4.35% 상승한 것으로 무너졌던 30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정확히 1년 전인 4850.35에 비하면 턱없이 떨어진 수치다.
일각에서는 경쟁력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에도 시장의 외면이 뒤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약 개발이 실제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아 시장의 기대감을 낮춘 영향이다. 그러나 최근 호재 속에 움츠러들었던 제약·바이오가 다시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제품이
SK바이오팜(326030)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엑스코프리)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매출 4186억원, 영업이익 952억원을 각각 기록했는데 4분기에만 매출 2307억원, 영업이익 133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중국과 캐나다로의 기술수출이 현실화되면서다.
세노바메이트가 주목받는 것은 일회성 기술수출료 달성 때문이 아니다. 미국 시장에서 제품명 엑스코프리로 론칭한 세노바메이트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은 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6배 증가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글로벌 신약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다. SK바이오팜은 깜짝 실적 발표일인 지난 8일 주가가 8.76% 상승했다. 중국 및 기타 지역에서의 판매가 궤도에 올라서면 꾸준한 매출과 영업익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000100)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렉라자)도 기대를 받고 있는 신약이다. 지난 2018년 얀센에 1조 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레이저티닙은 올해도 마일스톤으로 6500만 달러(약 778억원)을 수령했다.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이 예고된 만큼 신약으로서의 가치가 주목된다.
한미약품(128940)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와 폐암치료제 포지오티닙, GC
녹십자(006280)의 혈액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 역시 FDA의 문을 두드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미중 갈등의 혜택을 볼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의 최대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기업 우시바이오를 수출입 미검증 목록에 추가하면서다. 우시바이오는 미국 정부의 엄격한 수출 통제를 받으면서 바이오리엑터와 바이오필터 조달이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우시바이오의 설비 증설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환경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바이오테크 산업에 제동을 건 것 역시 K바이오에는 이익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약·바이오 섹터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 시점에는 수급에 따른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긍정적인 이슈에 둔감했던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