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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알리글로', 美매출 4000억? 목표 아닌 '최소치'
  • 등록 2024-09-23 오전 7:47:08
  • 수정 2024-09-23 오전 7:47:08
이 기사는 2024년9월23일 7시47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녹십자(006280)가 설정한 ‘알리글로’의 4000억원 미국 매출 목표는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사실상 ‘최소치’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 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에 사용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GC녹십자가 개발한 알리글로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미국 내 만성적인 면역글로불린 제제(IVIG) 공급부족, 약가인상 추세, 국내와 미국 간 약가차이, 녹십자의 공급능력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달성한 규모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GC녹십자의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제공=GC녹십자)


22일 GC녹십자에 따르면, 알리글로가 올해 미국에서 매출 5000만달러(668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매년 50% 이상 성장을 이뤄 오는 2028년 3억달러(4008억원)의 미국 매출을 달성할 것이란 목표를 세웠다. 녹십자는 지난 7월 알리글로의 초도 물량을 선적했다. 알리글로는 GC녹십자가 FDA 품목허가 신청 8년 만에 승인받은 신약이다.

美5~6위 업체 생산 한계…공급 제한

미국 내 만성적인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만성적인 공급 부족 시장이다. 혈액 1ℓ당 단백질은 단 70g에 불과하다. 70g 가운데 글로불린단백 25g만이 면역글로불린 제제로 만들어진다. 면역글로불린 제제 생산을 위해선 충분한 혈액 공급이 필수인 이유다.

녹십자 관계자는 “혈장 업체와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해 공급 위험을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면역글로불린 생산시설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 제제 5위 업체인 케드리온(Kedrion)과 ADMA는 생산시설 규모 한계로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혈액제제 상업화를 위해선 고도화된 생산 기술과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하고 말했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다케다, 그리폴스, CSL, 옥타파마 등이 93%를 차지하고 있다. 4개사 과점 시장인 셈이다. 구체적으로 다케다 3만6400㎏(점유율 34%), 그리폴스 2만8300㎏(26%), CSL 1만9600㎏(18%), 옥토파마 1만6250㎏(15%), 케드리온 6350㎏(6%), ADMA 1200㎏(1%) 순으로 나타났다.

녹십자 오창공장은 연간 130만ℓ에 달하는 혈액제제 생산규모를 갖췄다. 이 공장에선 현재 32개국 수출을 위한 혈액제제를 생산하고 있다. 즉, 혈장 공급만 원활하다면 녹십자가 미국 내 수요 전체를 감당할 수 있단 얘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마케팅 리서치, Marketing Research Bureau)에 따르면, 미국의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은 지난 2015년부터 2023년 사이 연평균 12%씩 성장했다. 이 기간 혈장 공급은 수요를 밑돌았다.

6.5배 비싼 약가, 매년 인상

녹십자의 향후 실적은 장밋빛 전망 일색이다.

우선, 미국 내 면역글루볼린 제제 약가가 현재 기준으로도 국내 대비 6.5배 비싸다. 미국의 면역글로불린 제제의 g당 가격은 91달러(12만원)인 반면, 국내는 14달러(1만8700원) 수준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미국은 면역글로불린 제제 공급부족 등을 이유로 매년 꾸준하게 약가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리글로의 미국 공급 물량이 늘면 늘수록, 녹십자의 매출과 이익이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 사보험 계약을 마무리하며 접근성을 높인 것도 빠른 미국 시장 침투를 기대케 한다.

그는 “알리글로는 미국 내 주요 보험사 시그나 헬스케어(Cigna Healthcare), 유나이티드 헬스케어(United Healthcare), 블루크로스 블루실드(Blue Cross Blue Shield) 등의 처방집에 등재됐다”며 “미국 내 사보험 가입자의 80%를 확보하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녹십자는 지난 10일 3대 PBM(처방급여관리업체)을 포함한 6곳의 PBM·GPO( 의약품구매대행사)와의 계약 체결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전문약국들과의 파트너십 체결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혈전 문제 최소화로 차별화

녹십자가 알리글로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는 혈전 문제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면역글로불린 제제에는 혈전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는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FDA에서도 이런 위험을 인지하고 2013년 이래로 모든 면역글로불린 제제 사용 설명서에 혈전 발생 위험에 대해 박스경고(Boxed warning)을 의무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알리글로는 독자공법(CEX 크로마토그래피)을 통해 제조, 혈액응고인자 등 불순물 검출을 최소화했다”며 “알리글로가 기존 약물 대비 뛰어난 안전성을 가지고 있단 의미”라고 강조했다.

녹십자는 CEX 크라모토그래피 공법이 혈전 위험을 낮춘다는 것이 국제 학술지에게 게재됐다. 학계에서도 이 공법이 혈전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것을 인정했단 얘기다. 해당 공법은 국내 특허로 등록됐고, 미국에선 출원 중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선 지난 2010년 혈전 문제로 옥타젬의 면역글로불린 제제가 자발적으로 철수한 사례가 있다”며 “면역글로벌불린 제제를 취급하는 의료인과 환자 대부분이 혈전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혈전 발생 위험이 높은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액 1조6266억원, 영업이익 34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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