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HK이노엔(195940)의 위식도역류질환 케이캡이 판매 파트너사가 종근당에서 보령으로 바뀌었음에도 성장세를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제공=HK이노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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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케이캡의 올해 1분기 처방액은 4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처방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 증가한 액수다.
특히, 1분기 처방액은 파트너사 변경 이슈를 앞두고 재고소진이 한참이었던 지난해 4분기 처방액 441억원보다도 2.5% 늘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금융업계는 올 1분기 케이캡 처방액으로 413억원을 전망했었다.
케이캡의 원외처방액은2019년 304억원, 2020년 771억원, 2021년 1107억원, 2022년 1321억원, 지난해 1582억원 순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업계에선 올해 케이캡의 국내 매출 2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종근당은 케이캡 출시 시점인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케이캡의 국내 공급을 담당해왔다. HK이노엔은 지난해를 끝으로 종근당과의 국내 공급권 계약 ‘코프로모션’을 종료했다. 대신 HK이노엔은 올해부터
보령(003850)으로 케이캡의 국내 코프로모션 파트너를 변경했다.
‘놀랍다’는 반응 일색당초 업계에선 종근당에서 보령으로 파트너 계약 변경에 단기 조정기를 겪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의외의 결과”라며 “보령의 주력 품목은 항암제, 고혈압 치료제, 당뇨 치료제”라며 “케이캡은 소화기 계통 치료제인데, 보령이 종근당 공백없이 매출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놀랍다”고 운을 뗐다.
그는 “통상 새로운 코프로모션 업체가 기존보다 더 넓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거나, 특정 지역이나 대상에 대한 더 나은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을 경우 매출 증가가 가능하다”며 “영업망이라면 종근당이 보령에 뒤질 게 없다”고 비교했다. 이어 “소화기 치료제 시장만 놓고보면 보령은 마이너”라며 “케이캡 매출이 늘어났단 의미는 보령이 소화기 부문의 약점을 극복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전제로 제약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의약품 프로모션 업체 변경 과정에서 마케팅 활동 중단이나 지연 등의 영업공백은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케이캡의 1분기 처방액 증가는 종근당에서 보령으로 프로모션 업체가 바뀌었음에도 공백이 없었단 의미”라고 평가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보령 내부적으로 소화기계통 성장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도 케이캡의 성과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코프로모션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판매를 담당하는 제약사의 영업 경험과 노하우가 뒷받침돼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또 공동판매 계약 종료 후에 급격한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실제 릴리의 골다공증 치료제 포스테오는 SK케미칼의 코포로모션 이후 매출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 케이캡 원외처방액 추이. (제공=HK이노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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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캡 기대 이상 성과에 의료파업 영향 제한보령은 케이캡 판매 성장을 위해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령 관계자는 “보령과 HK이노엔은 코프로모션 계약 이후 원팀이 돼 카나브와 케이캡 관련 제품교육에서부터 세미나 및 심포지엄, 거래처 네트워킹 등 대부분 활동을 함께 하면서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기대감도 크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보령은 만성질환 분야에서 대학병원, 종합병원, 클리닉 등 탄탄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다양한 진료과로 케이캡 처방 시장을 더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블록버스터 신약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이력이 있는 만큼 향후 높은 시너지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시장 예상을 넘는 케이캡 처방액 집계가 나오자 의료파업에도 불구 HK이노엔 실적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하는 모습니다.
올초부터 시작된 전공의 의료파업에 전문의약품을 중심으로 한 처방액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HK이노엔 역시 의료파업에 수액제, MSD 백신 등의 매출이 감소했다.
그럼에도 금융업계는 HK이노엔의 올해 실적으로 매출액 9302억원, 영업이익 997억원을 각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에선 의료파업 영향으로 매출액 전망을 9010억원으로 낮추면서도 영업이익은 1020억원으로 상향했다. HK이노엔-보령 간 계약에 따른 케이캡 마진율이 좋아질 것이란 계산에서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매출액 8289억원, 영업이익 65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P-CAB시장 경쟁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사는 2019년 케이캡 출시 후 5년간 축적해온 장기 처방 데이터 및 우수한 약효, 보령과의 활발한 협력 통해 시장 더욱 넓히는 동시에 확고한 시장지위 목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령 측은 “케이캡의 넓은 적응증과 빠른 작용 발현 등 케이캡의 우수성을 비롯해, 양사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 확대는 물론 P-CAB 전체시장 확대를 견인하는 리딩품목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