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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도 대러 제재 참여한다…"사회적 책임 강조 영향"
  • 화이자·애브비·애보트·바이엘 등 러시아 제재 동참
  • 광고·투자·신규 사업 모두 중단...필수 의약품만 공급
  • "모든 의약품 공급 중단하면 전쟁 피해만 커질 뿐"
  • ESG 강조 기조에 다국적 제약사 적극적인 제재 참여
  • 등록 2022-03-18 오전 8:00:26
  • 수정 2022-03-18 오전 8:00:26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이 러시아에 경제 제재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다국적 제약사들도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다. 제약사의 제재 동참은 자칫 러시아 내 환자를 위험한 상태로 빠트릴 수 있어 윤리적인 문제도 예상됐다. 따라서 이들은 필수 의약품을 제외한 나머지 의약품은 수출하지 않는 등의 방향으로 제재에 참여하고 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피어스 파마(fierce pharma) 등 외신을 종합하면 화이자(PFE)는 물론 애브비(ABBV), 애보트(ABT), 노바티스(NOVN), 머크(MSD), 일라이 릴리(LLY), 바이엘(BAYN)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다. 앞서 애플과 대만 TSMC, 인텔,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러시아로의 제품 판매를 중단을 선언하는 등 러시아 제재에 발맞춘 것과 일맥상통한다.

바이엘 본사.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을 밝히며 평화를 기원하는 뜻을 나타냈다. (사진=바이엘)


제재 방법은 크게 △모든 광고·판촉 행사 중단 △새로운 투자 중단 △사업 기회 모색 중단 △비필수 의약품 공급 중단 으로 압축된다. 가장 먼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화이자는 러시아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모두 우크라이나에 기부한다. 바이엘은 재난 구호 기금을 설립하고 우크라이나 환자를 돕기위해 금전적 지원과 의약품을 기부한다.

다만 완전한 철수는 아니다. 비필수 의약품 판매를 금지하지만, 인도적인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암 치료제 등 필수 의약품은 공급한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화이자는 “암이나 심혈관 치료제를 포함한 의약품의 전달을 중단하면 심각한 고통과 잠재적인 생명 손실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릴리 역시 암이나 당뇨병 치료제만 공급한다. 릴리는 “만약 우리가 러시아에서 판매로 이익을 창출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인도적 구호 활동에 전념하는 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엘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모든 제품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들었다”며 “다만 생명과학 회사로 모든 국가에 윤리적 의무가 있다. 암과 심혈관 치료제, 임산부와 어린이용 건강제품 등을 금지하는 것은 전쟁의 피해를 배가시킬 뿐”이라고 설명했다.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이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준수를 위한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쟁을 일으켜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인명피해를 낳고 있는 러시아에서 물건을 팔고 수익을 내는 것 자체가 ESG에 반하는 행동이어서다.

바이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서는 투자하는 회사의 ESG 준수 여부를 명확하게 따져본다”며 “환경 문제를 일으킬만한 비즈니스에 투자하지 못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국적 제약사는 당장 투자를 받아야 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금융 서비스와 관계를 끊을 수는 없다.”며 “다국적 제약사 주주 중에 재무적 투자자(FI)가 있고,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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