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SNY)가 개발중인 A형 혈우병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승인 받으면서 최종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로슈(CHF)의 블록버스터 ‘헴리브라(Hemlibra)’의 잠재적 경쟁자로 사노피의 치료제를 꼽는 만큼 혈우병A 치료제 시장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가 결핍해 피가 멎지 않는 희귀질환이다. 제8인자가 결핍된 A형과 제9인자가 결핍된 B형으로 나뉜다. A형이 전체 환자의 80%가량을 차지한다.
혈우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직 없다. 부족한 인자를 계속 투약해주는 방법이 현재 유일한 치료법이다. 기존 A형 치료제는 혈우병 환자가 일주일에 여러번 정맥주사를 맞아야 한다. 투약을 놓치게 되면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 (사진=사노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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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새로운 A형 혈우병 치료제 혁신치료제 승인2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사노피가 개발한 에파네스옥토코그 알파(Efanesoctocog alfa) ‘BIVV001’의 임상 3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약을 혁신치료제로 승인했다. 사노피의 주가는 올들어 11.94% 상승했다.
현재 이 분야 블록버스터인 로슈의 헴리브라는 의료진에 판단에 따라 주1회에서 한 달에 1회 정도로 투여하도록 하면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였다. 다만 여전히 일부 환자는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급성 출혈을 겪고 있다는 게 아쉬움으로 지적돼왔다.
사노피가 개발 파트너 스웨덴의 소비(Sobi)와 함께 개발중인 치료제는 기존 혈우병A 치료제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설계됐다. 존리드 사노피 연구 및 개발 글로벌 책임자는 “혁신 치료제 지정은 에파네스옥토코그 알파가 보다 오랜기간 동안 더 높은 보호 기능을 제공해 A형 혈우병 환자 치료를 혁신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 로슈의 헴리브라 (사진=로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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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파네스옥토코그 알파는 사노피가 지난 2018년 바이오베라티브(Bioverativ)를 약 116억달러(약 12조원)인수하면서 확보하게 된 치료제다. 바이오베라티브는 2017년 바이오젠(BIIB)의 혈우병 사업부가 분사한 것이다.
사노피는 A형 혈우병 치료제 ‘엘록테이트’를 이미 가지고 있다. 2014년 FDA의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도 출시돼 있다. 올해 1분기 엘록테이트에서 1억8000만유로(약 2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혈우병 치료 시장 14조원…연평균 5% 성장이처럼 활발하게 신약이 연구되는 이유중 하나는 높은 시장성에 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혈우병 치료 시장 규모는 2021년에 111억달러(약 14조원)를 넘어섰다.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려는 개발사들이 많다. 사노피와 달리 혈우병A 치료제에 진입하려는 또 다른 개발사는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외신을 종합하면 사노피의 에파네스옥토코그 알파가 혁신 치료제로 승인받은 날 미국 바이오테크 바이오마린(BMRN)은 혈우병 치료제 FDA 승인 신청을 연기했다.
| GC녹십자의 그린진에프 (사진=녹십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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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FDA가 추가 정보를 담기를 요구하면서 내린 결정으로 바이오마린의 허가 신청은 이달에서 9월로 연기됐다. 바이오마린은 당초 2020년 하반기에 FDA 승인 신청을 하려했지만, FDA가 임상시험 참가자에 대한 2년 추적 데이터를 요구하면서 연기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GC
녹십자(006280)가 지난 2010년 전 세계에서 세 번째,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유전자 재조합방식의 A형 혈우병 치료제를 개발했다. 지난해 중국 규제 당국의 승인 문턱을 넘어섰다. 지난달 차세대 혈우병 치료제인 ‘MG1113’ 임상 1b상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