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하나제약(293480)이
삼진제약(005500)의 지분을 모으고 있다. 공식적인 입장은 단순투자 목적이지만 향후 지분율 변동에 따라 경영권을 놓고 갈등이 빚어질 여지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자료=금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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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제약 외 5인이 보유한 삼진제약의 지분율은 9.18%(127만6043주)에 달한다. 삼진제약 최대주주 조의환 회장과 측근 3인 지분율은 12.85%에 그쳐 3%P 남짓 차이까지 좁혀졌다. 지난 2020년 3월부터 삼진제약 주식 매집에 돌입한 하나제약 및 관계자 지분율이 2년 남짓만에 삼진제약 최대주주와 비견될 만큼 올라선 것이다.
하나제약의 삼진제약 지분 확보 목적은 단순투자다. 삼진제약이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회사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를 한다는 의미다. 삼진제약은 최근 5년 동안 2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매년 300억~500억원 대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
더욱이 삼진제약이 지난해 마곡 연구센터 준공에 이어 올해 오송공장도 증설하면서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삼진제약은 사업영역을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으로 다각화하면서 사업군을 넓히고 있다.
다만 삼진제약이 승계 작업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해석을 낳게 한다. 삼진제약은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이 공동으로 경영해온 회사다. 측근을 합친 최 회장의 지분도 9.90%로 조 회장 측과 최 회장 측이 보유한 지분은 엇비슷하다. 1941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12월19일 삼진제약은 조 회장의 장남 조규석 전무와 최 회장의 장녀 최지현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지난 2015년 이사부터 2017년 상무, 2019년 전무 등 같은 코스를 밟고 있다. 조 회장의 차남 조규형 전무, 최 회장의 차녀 최지선 전무도 경영 전면에 배치됐다.
공동 창업자인 조 회장과 최 회장 만큼 돈독한 경영 유대가 이어진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승계 과정에서 2세들 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하나제약 측이 보유한 삼진제약 지분 9.18%가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씨티씨바이오(060590) 경영권을 확보한 이민구 더브릿지 대표의 사례가 그 방증이다. 더브릿지는 지난해 초부터 단순투자 목적으로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확보해오다 지난해 말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씨티씨바이오 원년 멤버인 조호연 전 회장, 성기홍 전 대표, 전홍열 전 대표가 모두 회사를 떠났고 이 대표가 단독대표에 올랐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하나제약 측의 공시대로 단순투자 목적 외에 구체적 입장은 알지 못한다”라며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외에도 삼진제약의 자사주 및 우리사주조합 지분 등 지분율은 탄탄하다”고 말했다. 삼진제약은 자사주 11.49%를 보유 중이다.
하나제약 측도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나제약 관계자는 “공시 그대로 단순투자의 성격을 띠고 있는 지분 매입”이라면서 “향후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