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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의약품 관세율 25%가 부과됐을 때 소비자가가 그만큼 올라도 여전히 우리 제품이 미국에선 제일 저렴합니다. 무엇보다 유통사인 메드트로닉이 관세를 부담하는 방식이라 우리 입장에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이돈행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대표가 지난 20일 인천 연수구 본사 창고에서 자사의 수출 제품에 대해 기자에게 설명하고 있다.(사진= 석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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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행 넥스트바이오메디컬(389650) 대표는 지난 20일 이데일리와 만나 “우리가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 가격은 700~800달러인 반면, 경쟁제품은 2000달러에 육박한다. 어쨌든 관세가 부과돼도 사용자 편의성은 더 우수하면서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수입되는 반도체와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제약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셀트리온(068270)과 SK바이오팜(326030) 등 대형 바이오 기업은 미리 재고를 미국에 축적해 두는 등 대응에 나섰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내시경 지혈재 제품 ‘넥스파우더’를 국내에서 완제품으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회사는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고, 관세 부담 역시 유통 파트너사가 대신 지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 입장이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3가지 치료재료를 상업화했다. 내시경 때 발생할 수 있는 출혈에 사용되는 지혈재 넥스파우더와 출혈이 발생한 혈관을 막거나 종양을 괴사시키는 데 사용되는 ‘넥스피어’, 넥스피어보다 분해 시간이 빨라 관절염 등 통증 치료에 사용되는 ‘넥스피어-F’다.
매출 86% 육박하는 효자템 ‘파우더’매출 비중으로 보면 글로벌 1위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이 유통하는 넥스파우더 비중이 85.7%로 가장 높다. 넥스파우더는 파우더와 내시경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달장치(카테터 및 스프레이 바디)로 구성돼 있는 1회용 의료기기다. 메드트로닉은 넥스파우더를 2021년 유럽, 2023년 미국에서 각각 판매를 시작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최근 넥스파우더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의료기기 2등급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넥스파우더는 원래 위에 대해서만 사용 허가를 받았는데, 이번 품목허가는 대장까지 적응증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상 내시경 지혈술은 상부보다는 막이 얇은 하부 위장관에서 천공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기존보다 더 많은 수요가 예상되는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대장 내시경 예방시장은 4조원으로, 기존 위 내시경 지혈제 시장(1조원)보다 4배 크다.
전 세계 주목받는 ‘다크호스’ 통증 치료재이미 탄탄한 매출이 보장된 넥스파우더를 넘어 회사가 ‘다크호스’로 점찍고 있는 제품은 넥스피어-F다. 관절염 통증을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세계 유일한 색전 치료재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색전 치료재를 상용화한 글로벌 기업은 많다. 하지만 몸 안에서 빠르게 녹아 없어지는 제품을 개발한 곳은 우리가 최초”라며 “관절염 통증의 경우 치료재가 비정상적 혈관만 빨리 막고 없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정상 혈관을 막아버릴 위험이 있어서다. 다른 기업 제품은 ‘비분해성’인 반면 우리는 ‘분해성’이기 때문에 관절염 통증이라는 새로운 적응증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넥스피어-F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유럽 CE 인증을 각각 획득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관절염을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곳은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그는 약 8년 간 연구 끝에 질환에 따라 몸에서 분해되는 시간이 조절 가능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글로벌 경쟁 기업 제품들은 몸에서 녹지 않는 비분해성인데, 비분해성 제품은 문제가 되는 혈관 뿐 아니라 정상 혈관도 막을 수 있어 괴사, 피부 변색 등 부작용이 보고된다.
유럽을 제외하고는 치료 재료 승인과 치료 재료를 활용한 시술을 승인받는 과정이 따로 진행돼야 한다. 이 때문에 회사는 국내에서 넥스피어-F를 활용한 골관절염 통증 색전 시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미국에서는 올해 임상에 돌입한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는 2027년 품목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허가를 받은 유럽 수출은 이달부터 개시됐다. 회사는 시판 후 적응증 확장을 위함 임상시험을 지속할 계획이다. 관절염 외에도 젊은 층에서 발병률이 증가하는 스포츠 손상 등이 그 대상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비정상적 혈관을 막아 통증을 치료한다’는 개념이 학계 관심을 받은 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임상시험을 통해 속속 그 효과가 입증되면서 새로운 통증 치료 분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예전엔 낯선 개념이었지만, 통증이 개선됐다는 논문이 계속 나오고 있다. 시술받은 환자 70%가 1년이 지나도 통증이 없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이러한 시술 자체가 하나의 정식 치료 분야로 인정받고 있다”며 “이를 연구하는 새로운 학회까지 만들어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관절염 통증을 적응증으로 한 최초의 제품인 넥스피어-F는 파트너십을 희망하는 기업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원래는 유통을 해줄 글로벌 파트너사를 찾고 있었는데 유럽 메이저 국가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대리점 역할을 자처했다”며 “넥스피어-F가 관절염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있고 허가받은 유일한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넥스피어-F의 매출 비중은 2022년 0%대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5.86%로 급격히 오름세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의 지난해 매출액은 95억원대이며 올해는 2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36억원에서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