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지난 17일
수젠텍(253840)은 지난해 매출액이 772억원으로 전년대비 87% 성장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5%다. 지난해 기준 수젠텍의 자산총계는 1552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현금성 자산은 481억원이다.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로 쌓인 자산을 토대로 차근차근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 나가겠다는 것이 손미진 수젠텍 대표이사의 계획이다.
| 수젠텍의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생산공정 (제공=수젠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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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를 전달하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수젠텍의 다른 진단키트 및 기기들의 판매에도 나설 계획이다. 수젠텍이 다른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과 달리 직접 글로벌 시장에서 품목허가에 나섰던 것도 이 유통망 자체를 자산으로 봤기 때문이다. 여러 단계의 중간유통 파트너와 협업하는 대신 국가별로 직접 유통함으로써 ‘수젠텍’이라는 브랜드로 인·허가를 진행하고 판매하는 전략을 취했다. 유통단계를 줄여 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음은 물론, 이렇게 구축한 유통망이 사업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판단한 것이다. 손 대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유통망을 뚫어야 나중에 다른 아이템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개발해온 제품들을 물 흐르듯 유통망에 얹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시장조사업체들은 저마다 체외진단기기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마켓앤마켓의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체외진단 시장은 지난 2018년 681억2000만달러에서 오는 2023년 879억3000만달러로 연 평균 5.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체외진단 시장 역시 지난 2018년 9575억원을 기록했지만 연평균 7.7% 성장해 오는 2023년에는 1조3894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수젠텍의 장점은 국내 진단기기 시장에서 여러 분야를 망라하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체외진단용 시약, 키트, 분석기기를 모두 자체개발·생산하고 있으며, 개발 및 판매 중인 진단기기들은 자가검사(홈테스트)부터 로컬병원, 종합·대형병원 플랫폼까지 아우른다.
자가검사 분야의 경우 스마트디지털 기반의 여성 5종 호르몬트래커에는 수젠텍이 가진 70여개의 특허가 모두 망라돼 있다. 로컬병원 플랫폼은 수젠텍이 향후 진단기반 처방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야다. 향후 대부분의 처방이 진단을 기반으로 이뤄질 것으로 봐서다. 손 대표는 “로컬병원 영역에서는 진단기기 관련 아이템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 영역을 커버할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분간 회사의 매출을 이끌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에 대한 후발주자들의 추격 역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손 대표는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에 대한 기술이 크게 까다로운 것은 아니나 제품간 성능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며 “후발주자들이 그 갭을 메우는 사이 글로벌 시장에서 수젠텍의 브랜딩파워는 달라져 있을 것”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