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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빌리언 대해부]②유전자 검사 이미 있는데, 서비스 갈아탈까
  • 기존 검사로는 희귀질환 진단 어려운 경우 많아
  • 쓰리빌리언이 택한 유전자 해독 방법으로 재편 추세
  • AI 활용해 비용 낮추고 진단 시간도 줄여
  • 많은 데이터 기반 경쟁사 대비 진단율 높아
  • “글로벌 탑티어 충분히 가능한 초기 시장”
  • 등록 2022-04-01 오전 8:00:47
  • 수정 2022-04-01 오전 8:00:47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희귀질환을 진단할 방법이 없던 것은 아니다. 희귀질환의 80%는 유전질환이고, 이미 유전질환을 진단하는 다양한 유전자 검사가 존재한다. 특정 유전자만 선별해 분석하는 단일유전자 검사나, 수십~수백개 유전자를 검사하는 패널 검사다. 헐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받았던 BRCA(브라카) 검사가 대표적인 단일유전자 검사다. 안젤리나 졸리는 이 검사로 유방암을 일으키는 브라카 유전자에 변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해, 유방절제술을 받았다.

과연 희귀질환 환자들이 엑솜이나 전장인간게놈처럼 전체 유전자를 해독하는 방식을 택하려 할까.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자신한다. 희귀질환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쓰리빌리언은 전체 유전자를 해독해 AI(인공지능)으로 변이를 해석하는 방식의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쓰리빌리언 홈페이지 캡처)
“배가 아픈 희귀질환 환자가 있다고 했을 때, 보통 배가 아픈 증상을 일으킬 수 있거나 발병률이 높은 질병에 대해 검사를 하게 됩니다. 단일유전자 검사로 1개의 유전자에 있는 전체 DNA를 다 읽으면, 그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병하는 질병은 모두 진단할 수 있죠. 이렇게 해서 운 좋게 진단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배가 아픈 증상을 일으키는 희귀질환이 800개라면 나머지 799개 유전자에 대한 검사를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죠.”

그러다 보니 희귀질환 환자들은 질병을 제대로 진단받지 못해, 병원을 옮겨 다니며 유전자 검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실정이다. 가격은 제품별로 천차만별이지만, 미국 기준 BRCA 검사는 약 4000달러(490만원) 정도다. 현재 희귀질환 진단시장의 90%를 차지하는 패널 검사 가격은 미국 기준 약 30만~150만원으로 다양하게 분포한다.

쓰리빌리언이 기반을 둔 엑솜과 전장인간게놈 검사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게놈 해독기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NGS로 단일유전자, 패널, 엑솜, 전장인간게놈 검사가 모두 가능하다. 그러나 전체 유전자를 해석하면 유전 변이도 그만큼 많이 발생하고, 인간의 노동력이 많이 투입될수록 진단비용이 높아지는 구조다. 여전히 일일이 변이를 해석하는 기업도 많다. 미국 기준 최대 1만달러(약 1212만원)까지 나가는 엑솜 검사도 존재한다.

그러나 쓰리빌리언은 전체 유전변이를 해석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가격을 낮췄다는 장점이 있다. 쓰리빌리언의 진단검사 가격은 엑솜 검사 기준 한국 90만원, 해외 990달러(약 120만원)이다. 전장인간게놈 검사는 엑솜 검사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30% 수준이던 기존 희귀질환 진단율도 50%(엑솜, 전장인간게놈 검사 포함)로 높였다.

진단 시간도 줄였다. 쓰리빌리언 진단검사를 활용하면 평균 3주 안에 진단 결과를 받을 수 있다. 기존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도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가 걸린다. 희귀질환 환자들은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이러한 유전자 검사를 평균적으로 5년 동안 8번 정도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희귀질환 환자들은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이러한 유전자 검사를 평균적으로 5년 동안 8번 정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쓰리빌리언 홈페이지 캡처)


쓰리빌리언 경쟁사로는 미국 인비테(NVTA)와 독일 센토진(Centogene)이 꼽힌다. 이들 기업도 엑솜과 전장인간게놈 기반 희귀질환 진단 검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의 엑솜 기반 검사는 각각 1250달러(약 153만원), 1500달러(약 184만원)다. 전장인간게놈 검사는 두 배 수준이다.

인비테와 센토진의 진단검사보다 쓰리빌리언 검사 진단율이 16~25% 높다는 게 금 대표 설명이다. 그는 “인비테와 센토진도 AI 기술을 활용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두 기업은 굉장히 많은 진단검사 사업을 벌인다. 그중 한 제품군이 엑솜과 전장인간게놈 기반 희귀질환 진단검사다. 우리의 차별점은 희귀질환 진단에 집중해 기술개발 고도화를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금 대표는 “우리는 AI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기 위해, 가상 유전 데이터를 1억 건 이상 만들어 활용했다. 또 지금까지 2만5000명의 환자데이터가 쌓였다. 누적 3300만건의 논문도 AI가 학습했다”며 “희귀질환은 정의되지 않은 질환이 많은 등의 이유로 진단되지 않는 환자가 많다. 1년에 250개씩 새로운 유전병이 정의되는데, AI가 실시간으로 학습한다. 진단에 실패한 환자에 대해서는 매일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정보에 기반해 자동화 재분석이 진행된다. 새롭게 보고된 질병으로 진단되면 무료로 진단 결과가 전달된다”고 덧붙였다.

“전장인간게놈 기반 유전자 해독 비용이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0억원이었습니다. NGS 시퀀싱 기술이 발전하면서 2016년 이후가 되어서야 120만원선에서 할 수 있게 됐죠. 즉 엑솜과 전장인간게놈이 진단 플랫폼으로 쓸 수 있건 된 게 불과 약 5년 전입니다. ‘초기 시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비용이 합리적이지 않은 시장에서, AI를 이용해 가격을 낮추고 진단율을 높였다고 보면 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탑티어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가 열려 있는 것이죠.”

시장 상황도 회사에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ACMG(미국의학유전체학회)는 11년 만에 엑솜 검사를 희귀질환 진단 1차 검사로 권고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바꿨다. 금 대표는 “현재 패널검사가 희귀질환 진단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그러나 2030년 안에 엑솜과 전장인간게놈 검사 비중이 10% 미만에서 8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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