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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페셜]창립 10주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호 현안과제는 ‘신약’
  • CMO 사업의 한계, 고객사 눈치 보이는 신약개발
  • 조 단위 매출, 삼성 글로벌 브랜드 압도적인 강점
  • 바이오벤처 M&A 통한 신약개발 착수 가능성 높아
  • 2030년 글로벌 탑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것
  • 등록 2021-04-30 오전 7:50:59
  • 수정 2021-04-30 오전 11:59:40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1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맨 김태한 전 대표가 위탁생산(CMO) 1위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물러난 자리를 존림 대표가 이어받은 상황이다. 존림호가 삼성그룹 제약사업의 마지막 관문인 블록버스터 ‘바이오신약’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020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요 성과. [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1년 삼성그룹이 5대 신사업을 설정하고 이 가운데 하나인 제약·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출범한 회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 직전, 그룹의 신사업팀장이었던 김 전 대표는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크게 3단계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1단계는 CMO사업 등에 필요한 제조시설을 갖추는 것, 2단계 바이오시밀러 사업, 마지막은 1단계 생산과 2단계 제품개발 능력을 합쳐 바이오신약 탄생을 목표로 잡았다.

현재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1~3공장 생산 규모는 36만4000ℓ이며 세계 1위 위탁생산 규모에 올라왔다. 2023년 초 가동 예정인 4공장까지 포함하면 총 62만ℓ에 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총 5종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내면서 2단계 목표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삼성 바이오 사업의 1~2단계를 완성시킨 김 전 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신약개발에 대해서 유독 말을 아껴왔다. 바이오의약품 CMO 수주 사업에 주력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접 신약 개발에 나설 경우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고객사들로부터 신뢰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CMO 사업을 ‘양날의 검’이라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올해 존림 대표 체재를 맞이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존림 대표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CMO, CDO(위탁개발),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챔피언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축적된 혁신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사업도 검토, 삼성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바이오전문 기관투자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체의약품에서 CMO 매출이 대부분 나오고 있는데, 이제 대세는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다”며 “글로벌 빅파마가 항체의약품은 CMO를 의뢰하는 반면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는 기술보완이 중요한 분야라서 직접 생산한다. 결국 CMO는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바이오산업의 꽃인 신약개발로 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고 예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약개발을 전개하는 데 있어 위탁개발(CDO) 사업의 역량 확대가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글로벌 CDMO(CMO+CDO)기업으로의 출발을 선언했으며,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DO 연구개발 센터를 열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탄생한 미국 최대 규모 연구단지가 위치해 있으며 2500여개 생명과학 회사가 모여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CDO 글로벌 챔피언을 목표로 잡고 있다.

CDO는 고객사가 아이디어와 개발 초기단계 물질에 대한 의뢰를 하면 세포주 개발부터 원료 의약품 생산까지 맞춤형 위탁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O기업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면 세계 유수의 바이오벤처가 기술을 들고 찾아오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자연스럽게 모든 최첨단 바이오기술을 접하면서 활발한 오픈이노베이션이 가능하며, 옥석을 가리는 안목도 생길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CDMO 사업은 약점과 위협으로도 작용할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예컨대 경쟁사 론자는 신약개발 대신 CDMO에만 집중, 정체성을 명확히 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결과 글로벌 CDMO 점유율 1위인 론자는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모더나가 유일하게 mRNA 백신 원료 생산지로 믿고 선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이오기업들이 CDMO 아웃소싱을 결정할 때 제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은 기술 노하우의 유출 가능성이다”며 “CDMO를 주력으로 하는 곳을 선호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MO와 신약개발을 함께 끌고 가려면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던가 인수해 CDMO와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
CMO사업에서 매년 안정적인 매출이 조 단위로 나오는 자금력은 최대 강점이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망 바이오벤처 인수합병(M&A) 전략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대형제약사 사업개발팀 임원은 “미국에서 좋은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바이오벤처는 한국 1~2위 벤처캐피탈이 시리즈A, B단계 투자도 못 들어갈 만큼 장벽이 높다”며 “하지만 애플과 브랜드를 나란히 하는 삼성은 다르다. 얼마 전 설립한 미국 R&D센터를 통해 유망 기업을 충분히 살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년 이내 블록버스터 신약개발에 성공한다면 수십년 동안 최대 수십조의 수익이 보장된다. 바이오기업 임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초기부터 면역항암제와 함께 바이오의약품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관심이 많았다”며 “글로벌 주요 컨설턴트를 통해 알츠하이머 트렌드에 대해 지속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올해 전 세계 의약품 매출 1위는 휴미라(적응증 자가면역질환)로 22조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뒤이어 키트루다(면역항암제), 레블리미드(다발골수종), 엘리퀴스(항응고제) 등 상위 10위권 의약품이 122조원 매출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아직 신약개발 부서는 따로 없는 상황이며,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다만 CDO부터 신약개발까지 다각화된 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은 분명히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을 이끈 혁신의지와 도전정신을 계승하고 인간의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2030년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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