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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백신 국가대표로 우뚝선 SK바사의 비결
  •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도, 백신개발지원금도 '판쓸이'
  • 최첨단 L하우스 생산시스템, 백신개발 노하우 주효
  • 임상 진행 백신 폐렴,장티푸스,소아장염등 10여종
  • 코로나백신 2종 자체 개발, 빠르면 7월 임상3상
  • 빌게이츠재단,CEPI 백신개발 2400억 지원 확정
  • 등록 2021-06-24 오전 8:03:04
  • 수정 2021-06-24 오전 8:03:04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지 1년6개월이 지난 지금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안재용(사진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이철우(사진 왼쪽) 경북도지사, 권영세 안동시장과 함께 L하우스 증설 및 확장 부지 매입을 위한 MOU를 체결한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은 물론 자체적인 코로나19 백신개발면에서 다른 경쟁사들보다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어서다. 특히 백신 위탁생산 분야에서는 내로라하는 국내 제약사들을 제치고 사실상 ‘판쓸이’를 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두고 한국이 단기간에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의 허브로서 자리매김하게 한 ‘선봉장’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원액과 완제를 위탁생산하는 CMO 계약을 체결했다. 그 다음달인 8월엔 국제민간기구인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와의 시설사용계약에 따라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의 항원 개발과 생산, 글로벌 공급에 대한 위탁개발 및 생한(CDMO) 계약을 체결해 공정 개발 및 원액 생산에 돌입했다. 지난 2월에는 기술 이전(라이선스 인) 계약을 맺고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기술을 전수받아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생산 및 허가, 판매하는 권리를 확보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적인 코로나19 백신개발에 있어서도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 가장 앞선다는 평가다. 빠르면 상반기 중 다국가 임상3상을 위한 IND(임상시험계획)를 국내 식약처 등 관련 국가의 허가 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긴급사용허가 등 신속허가 절차를 거치게 되면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백신을 상용화할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한다.

글로벌하게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 코로나19 백신개발 역량에서 최고점을 받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지난해 12월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가 추진하는 ‘Wave2’(차세대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CEPI가 Wave2 발굴을 시작한 이래 최초의 선정 사례다. 이 백신은 개발이 완료되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전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CEPI는 이 회사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1/2상을 통해 확인한 안전성과 면역원성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최대 2억 1010만 달러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키로 했다. 별도로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발굴 및 비임상용 자금으로 약 36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코로나백신 위탁생산과 자체 백신개발 두 분야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면서 회사가치도 크게 상승하는 모양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3월 상장직후 최고가인 19만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11만1500원까지 주가는 급락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후 최대 수혜주로 급부상하면서 주가 또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지난 22일 최저가 대비 36% 상승한 15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과 자체 백신개발에 있어 국내 대표주자로 발돋움하게 된 비결로는 경북 안동에 있는 세계 최초수준의 백신생산공장인 ‘L하우스’가 첫손에 꼽힌다.

지난 2012년 완공된 L하우스는 △세포배양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 백신 생산을 위한 선진적 기반기술 및 생산설비를 보유해 세포배양 백신을 비롯한 차세대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최첨단 무균 생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도 개발 즉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주목을 받는다. 이 공장은 연간 원액부터 완제품 생산기준으로 백신 5억도즈를 생산할수 있다.

L하우스는 백신의 대량 생산 시 효율과 수율을 확보하도록 배양 및 정제 공정에 차별화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업계를 압도하고 있다. 국제 특허를 출원한 ‘부유배양 자체 세포주(MDCK-SKY)’는 백신 항체 생성에 사용되는 동물 세포를 공중에 떠있는 상태에서 배양토록 해 공정을 단순화시키고 효율성을 높였다. 또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설비를 1회용 백으로 대체하는 ‘싱글유즈시스템(Single Use System)’을 적용, 오염의 가능성을 대폭 줄였다. 1회용 용기를 쓰면서 멀티 유즈(Mult-Use)와 달리 세척이 필요 없어 제조 단위 간 오염을 막고 멸균 효과를 대폭 높였다.

다양한 백신개발 및 생산을 통해 확보한 경험과 노하우도 코로나시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백신업계 대표주자로 우뚝 서게된 핵심비결로 거론된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006년 세계 생명과학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 백신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키로 결정했다.

당시 국내에서 백신사업은 미지의 분야였음에도 2008년부터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R&D)에 약 5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공장 L하우스도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과감한 백신 연구개발로 국내 백신역사에 획을 긋는 성과를 속속 도출했다. 지난 2018년에는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 생산 기술’을 글로벌 백신 리더인 사노피 파스퇴르가 개발하는 ‘범용 독감백신’에 적용키 위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노피 파스퇴르와 체결한 기술 이전 및 라이선스 계약의 규모는 최대 1억5500만 달러로 국내 기업의 백신 기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금액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2015년에는 사노피에 라이언스 계약을 맺은 이 기술을 활용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최초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출시했다. 이듬해엔 세계에서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스카이셀플루는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보건당국의 시판 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에 나서고 있다.

2017년에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한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를 국내외 시장에 동시 출시했다. 스카이조스터는 지난해 국내 판매량 기준 5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회사가 2018년 출시한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사전적격성평가(PQ)인증을 세계에서 두번째로 획득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 회사는 현재 임상을 진행중인 백신만 코로나19를 포함해 폐렴, 장티푸스, 자궁경부암, 소아장염 등 10여종 정도여서 향후 백신전문기업으로서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이 기세를 몰아 “L하우스가 있는 안동을 세계 백신생산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21일에는 경북도, 안동시와 공장 증설 및 부지 확장 투자를 위한 MOU(투자양해각서)를 체결, 공장증설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4년까지 약 1500억원을 투자, L하우스의 제조 설비를 증설하고 mRNA, 차세대 바이럴 벡터(Viral vector)등 신규 플랫폼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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