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모더나에서 배운다]'디지털화,선견지명'이 모더나 성공의 양대축②
  • "디지털 바이오테크는 mRNA 치료제 성공의 핵심"
  • 창업자 랭거,40년전 mRNA 치료제 잠재력 간파
  • 전사 디지털화에 1억달러 투자,향후5년 1억달러추가
  • CDO(최고 디지털책임자),신약개발과정 디지털화
  • 코로나19 염기서열 발표된 지 한달 만 후보물질 발굴
  • mRNA 기술과 체내전달 기술 역량 축적이 ...
  • 등록 2021-07-20 오전 7:42:17
  • 수정 2021-07-20 오전 8:58:55
[이데일리 류성 바이오 전문기자.왕해나 기자] 모더나의 최고 경영진 면면을 살펴보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보기 드문 이례적인 직함을 가진 경영자가 눈에 띈다. 마르셀로 다미아니 모더나 최고 디지털책임자(Chiec Digital Officer)다. IT나 온라인 주력기업에서나 어울릴 듯한 직책이다.

모더나가 지난해 발간한 ‘모더나는 어떻게 디지털 바이오테크를 구축했는가 ’를 주제로 한 디지털 백서. 모더나 자료 캡쳐


모더나 최고 디지털책임자는 모더나에서 수행하는 모든 신약개발의 전과정을 디지털로 관리,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최소화하고 신약개발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을 주요 업무로 한다.

모더나가 단기간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할수 있었던 핵심 성공요인(KSF) 가운데 하나로 사업초기부터 전략적으로 집중해온 ‘디지털화’가 손꼽힌다.

모더나는 지난해 펴낸 ‘모더나는 어떻게 디지털 바이오테크를 구축했는가 ’라는 백서에서 “디지털 바이오테크를 구축하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근본적 요소이며 새로운 mRNA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우리의 미션을 실현하는 핵심 조력자”라고 천명했다. 마르셀로 다미아니 모더나 최고 디지털책임자는 이 백서에서 “모더나는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비즈니스 모델과 인프라를 구축했다”면서 “이 가운데 디지털화는 핵심적인 특징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모더나는 일반 바이오벤처 아닌 IT기업인 ‘디지털 바이오테크’

모더나는 현재까지 디지털 기술, 로보톡스, 자동화, 애널리틱스(분석정보), 데이터 사이언스, 인공지능(AI)등 디지털 분야에만 무려 1억달러(1150억원)를 쏟아부었다. 향후 5년간 추가로 1억달러 이상을 투자, 디지털 바이오테크로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마르셀로 다미아니 모더나 최고 디지털책임자(Chiec Digital Officer).모더나 홈페이지 캡쳐
모더나 디지털 팀은 각각의 비즈니스 파트와 긴밀하게 협업을 하면서 불필요하고 복잡한 프로세스를 최소화하는 디지털 운영방식을 정의하는 것을 기본 업무로 한다. 모더나는 수십개로 쪼개진 데이터베이스와 시스템을 하나의 데이터 웨어하우스에 모아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할수 있도록 하기위해 아마존의 레드쉬프트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다.

모더나는 디지털 바이오테크로 변신하게 되면 크게 품질, 속도, 측정가능성, 비용 등 측면에서 막대한 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확신하고 ‘디지털 바이오테크’ 회사로의 전환을 지속 추진했다. 특히 실시간으로 각종 실험 데이터를 취합, 분석, 공유해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고, mRNA 치료제 개발에 있어 필요한 임상 디자인등을 가속화, 신약개발의 속도를 높일수 있다고 회사는 판단했다.

모더나는 “디지털 바이오테크로 변신하면서 생산성 측면에서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테크 회사들을 뛰어넘었다”면서 “디지털 기술의 결합과 소프트웨어 같은 mRNA의 본질, 그리고 플랫폼기술이 그 배경에 자리한다”고 평가했다.

모더나가 디지털 바이오테크를 창업초기부터 지향하게 된 배경에는 이 회사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mRNA라는 플랫폼이 자리한다. mRNA 플랫폼 기술은 몸안의 세포에게 단백질을 만들어 질병 예방이나 치료효과를 낸다는 측면에서 모든 mRNA 기반 의약품은 동일한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 mRNA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동시 다발적으로 병행 개발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던 모더나로서는 디지털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것.

디지털 바이오테크로 자리잡은 모더나는 지속적인 데이터 생산, 분석, 러닝 사이클을 구축하는데 성공했고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코로나19 백신개발을 이뤄낼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mRNA, LNP 연구는 40년전부터 시작됐다

mRNA가 기존 의약품의 패러다임을 바꿀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간파한 창업자의 선견지명도 오늘날 모더나의 성공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1976년 핵산의 체내 전달체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의 과학계는 통념에서 벗어나 있다고 판단해 지원금을 거절했다.”

로버트 랭거 모더나 창립자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의 근간이 된 지질나노입자(LNP) 개발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모더나의 mRNA 백신의 역사는 40년전부터 시작됐음을 방증하는 말이다.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사진=로이터)


mRNA는 1960년대에 발견됐으나 관련 연구는 더뎠다. mRNA가 상온에서 쉽게 분해되는데다 분자의 덩치가 커서 체내 세포막을 통과해 리포솜이 있는 세포질로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해보였다. 펜실베니아대 교수 카탈린 카리코의 mRNA 연구가 오랫동안 멈춰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2008년 하버드대 발생생물학 조교수로서 줄기세포를 연구중이었던 데릭 로시는 카리코 교수와 드류 와이즈만 교수의 mRNA 변형에 대한 연구를 주목했다. 그는 인간에게 독성을 나타내지 않도록 변형한 mRNA를 세포에 삽입해 체내에서 단백질을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을 발견, mRNA의 의학적 사용 가능성을 열었다.

나노 과학의 1인자 랭거 교수의 약물전달체계에 관한 연구는 로시 교수의 아이디어에 날개를 달아줬다. 랭거 교수는 나노 입자를 인체의 특정한 부위에 정확히 전달해 몸안에서 오래 머물며 효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 약물을 코팅하는 기술을 연구해왔다. 하버드대 로시 교수와 티모시 스프링거 교수, MIT의 랭거 교수는 2010년 그렇게 모더나를 창립했다. 랭거 교수는 미 의료전문지 STAT과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새로운 약, 백신, 나아가 모든 것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모더나의 잠재력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다. 창립 이후 수년 동안 허가받은 제품이 전무해서다. 하지만 2013년 아스트라제네카와 심혈관과 대사 및 신장 질환 치료를 위한 mRNA 치료법을 공동개발하기로 하면서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계약금 규모가 2억4000만달러(2800억원)에 달했다. 2014년에는 알렉시온제약과 크리글러-나자르 증후군 등 희귀질환 치료제를, 2015년에는 머크와 mRNA를 이용한 항바이러스 백신 및 수동면역 치료제를 각각 공동 개발하기로 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코로나19 전염병은 모더나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모더나는 중국 과학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발표한 지 한 달여만에 백신 후보물질 mRNA-1294을 만들어냈다. 9개월후 임상 3상 결과 94.1%의 예방효능을 증명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긴급 사용승인을 받았다. mRNA와 약물전달체계라는 독보적인 기초과학 역량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

mRNA 기반 유전병 치료제, 암 백신 개발도

모더나의 mRNA 백신의 예방 효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2%, 얀센 백신 66%보다 높은 예방효능이다. 랭거 교수는 “바이러스의 mRNA 중 어느 부분을 선택했는지, mRNA를 LNP로 감쌀 때 어떤 종류의 LNP를 사용했는지 모든 부분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모더나의 신규 파이프라인 일부.(표=모더나 홈페이지)


모더나는 mRNA 기술이 바이러스 백신 뿐만 아니라 암, 심장병, 면역 질환 등 많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현재 mRNA 치료제·백신 파이프라인 24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5개가 사람 임상 단계에 진입해있다.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고는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백신 mRNA-1647이 가장 앞선 단계로 올해 임상 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근에는 계절성 독감 백신에 대한 임상계획도 발표했다. A형 독감 바이러스(H1N1, H3N2)와 B형 독감 바이러스(야마가타, 빅토리아)를 타깃으로 mRNA 독감 백신(mRNA-1010)의 1·2상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특히 의료계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암 백신이다. mRNA 암 백신이 만들어지면 새롭게 생겨나는 암 단백질을 초기에 인지해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모더나는 미국 머크와 협력해 암 백신 mRNA-4157과 mRNA-5671을 개발하고 있다. mRNA-4157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mRNA-5671는 임상 1상을 완료한 상태다.

미국 경제매체 쿼츠에 따르면 로시 교수는 “모더나가 mRNA 의약품을 내는데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한 것은 확실하다”면서 “매일 수백개의 mRNA 기업이 생기고 있는만큼 우리는 5년 이내에 비백신 mRNA 치료제를 갖게 될 것이며 향후 10년 동안 25~30개의 관련 약물이 승인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예측했다.

마감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어떻게 생각하세요?

필요하다

134명( 82% )

불필요하다

29명( 17% )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