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SK케미칼(285130)이 보유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지분 68%에 대한 락업(보호예수)이 해제되면서 블록딜 가능성으로 인해 두 회사 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SK케미칼 주주들은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매각을 통한 차익실현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 주주들은 대주주의 지분 매각 이후 주가 하락 우려를 제기한다.
|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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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27만~28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지난 18일 기관투자자는 6개월 락업 기간이 해제되면서 4거래일 동안 3660억원 규모의 매도를 이어갔으며, 공모가 6만5000원 대비 4배 이상의 차익실현을 이뤘다. 아직 약 6900억원 물량이 남은 상태다.
최대주주 SK케미칼 보유 지분 68.4%의 락업도 해제됐으며,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진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SK바이오팜(326030)의 급격한 주가 하락세가 최대주주 (주)SK의 블록딜 이후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SK는 SK바이오팜이 상장되고 7개월 시점인 지난 2월 신성장동력을 위한 투자자금 확보를 이유로 SK바이오팜의 지분 860만주(10.98%)를 1조1163억원에 매각했다.
전문가들은 SK케미칼에게는 SK바이오사이언스 일부 지분 매각이 합당하다고 진단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합리적으로는 당연히 팔아야 한다. 얼마전 매각 압박을 한 헤지펀드의 얘기가 전부 맞는 주장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낮은 것도 아니고, 배당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30% 지분만 갖고도 회사를 컨트롤 하는데 아무 문제없다. 10% 정도는 블록딜로 시장 소화를 시키는 게 SK케미칼에게는 재무적으로 당연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SK케미칼이 헤지펀드 요청에 응대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SK처럼 그냥 팔면 불필요한 노이즈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해지펀드 요청이라는 명분이 생겼다고 보면 된다. 지분이 많은 투자자는 투자를 다른 쪽으로도 더 늘려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현금을 마련할 수 있을 때 현금을 확보하고 싶어한다”고 관측했다.
SK케미칼은 헤지펀드 메트리카 파트너스(Metrica Partners)로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매각압박을 받고 있다. 메트리카 파트너스는 지난 8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SK케미칼에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SK케미칼의 SK바이오사이언스 보유 지분이 저평가받고 있으며, 주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심 내용은 특별 배당이다. 메트리카 파트너스는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지분 18.3%를 4조2000억원(시장가 대비 10% 할인)에 매각해도, 50.1%를 통해 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며 “주당 1.3배인 35만7000원을 주주에게 특별배당 지급을 요구한다. 락업이 만료되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매각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SK케미칼 소액주주들 역시 메트리카 파트너스 측 의견을 적극 지지한다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메트리카 파타너스는 한국 소액주주들에게 “한국 전역의 크고 작은 주주들의 지지에 정말 압도됐다. 아직 많은 양의 메시지로 인해 개별적으로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시간을 내 편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모든 피드백과 제안을 철저히 검토하고 있으니 안심해달라”는 답을 했다.
SK케미칼 쪽으로 투자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액티브 펀드매니저는 “SK케미칼이 들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가치를 별로 인정 안 해주는 분위기로 가다가, 싱가포르 헤지펀드가 매각 주장을 하면서 저평가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는 거 같다”며 “상대적으로 락업 물량이나 백신 개발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SK케미칼 쪽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