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이뮨메드가 올해 코스닥 상장과 동시에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3상에 진입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상장 핵심 동력이었던 코로나 치료제 임상 3상 계획 승인 지연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식약처가 (임상 2상)환자 수 부족과 위중증 환자 데이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임상 2b상을 할 것을 권고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식약처가 3상 계획을 반려한 것이다. 회사는 임상 2b상을 하기로 결정하고, 8월말 2b/3상 계획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 김윤원 이뮨메드 이사회 의장.(사진=이뮨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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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김윤원 이뮨메드 이사회 의장은 이데일리에 코로나 치료제 ‘버피랄리맙’ 임상 3상 계획 승인 지연과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보완 요구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 치료제 임상 전략 변경도 시사했다. 김 의장은 이뮨메드 창업주로 현재 약 37% 지분을 보유 중인 최대주주다.
이뮨메드는 항바이러스 단백질 ‘hzVSF’로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hzVSF는 김 의장이 최초 발견한 물질로 바이러스 감염 쥐에서 분리한 바이러스 억제인자(VSF)를 인간화 한 것이다. hzVSF는 비멘틴이라는 단백질에 결합해 항바이러스 활성을 일으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현재 이뮨메드는 인도네시아, 러시아, 이탈리아 등 3개국에서 글로벌 임상 2상을 완료한 상태다. 지난 6월에는 인도네시아 식약처(BPOM)로부터 버피랄리맙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 3상 계획(IND)을 승인 받고 글로벌 임상 3상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국내 식약처에 제출한 임상 3상 시험계획은 현재까지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김 의장은 “식약처에 임상 3상 계획을 신청한 것은 지난 5월달이다. 하지만 식약처 입장에서는 임상 2상 결과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위중증 환자들에 대한 데이터가 없었던 것과 중증 환자 숫자가 적은 부분을 지적했다”며 “위중증 환자와 중증 환자 숫자를 보강해 2b상을 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도 “현재 이뮨메드 코로나 치료제 임상과 관련해 검토중인 사안이 없다”고 언급해 3상 시험계획을 반려했음을 시사했다.
이뮨메드는 2020년 12월 7일 식약처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중등증에서 중증 환자 48명이 임상에 참여한 바 있다. 회사는 식약처 요구에 따라 2b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은 “식약처 요구대로 중증 환자 수를 늘리고, 위증증 환자에 대한 약물 동태 등을 입증하는 2b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8월말 식약처에 2b/3상 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로 계획했던 코로나 치료제 상용화 시기도 1년 반 정도 지연될 전망이다. 이뮨메드는 내년 초까지 환자 모집을 완료할 예정이고, 환자 투약과 데이터 추출 과정을 통해 내년 중반쯤 임상 2b상 결과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3상에 진입하면 임상 중간에라도 치료제 허가 신청을 할 수 있다는 게 김 의장 설명이다.
내년 하반기 IPO 재도전이뮨메드는 지난해 11월부터 나섰던 상장 작업도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상장 심사 자진철회를 결정했다. 전반적인 주식 시장 약세와 바이오 기업들이 적절한 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 맞물린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특히 회사는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코로나 치료제 임상 3상 승인 지연이 상장 자진 철회의 결정적 원인으로 꼽았다.
공모 자금으로 코로나 치료제 후속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현재 이뮨메드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약 4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자금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뮨메드 측은 투자 유치를 위해 2일 오후 기존 투자자들과 만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장은 “자금 상황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투자를 해주셨던 분들과 오늘 모임을 갖기로 했다. 투자 관련 부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유치가 잘 이뤄지고, 코로나 후속 임상이 잘 진행된다면 회사 측은 내년 하반기 IPO 재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은 “최근 철회했던 IPO는 내년 코로나 치료제 임상 3상에 진입하면 그때 다시 도전할 것이다. 그 시기는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