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새로운 종류(뉴타입)의 면역관문억제제 ‘옵두알라그’(성분명 렐라틀리맙)을 출시하며, 자사의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강화했다. 옵두알라그가 노리는 타깃에 추가 타깃을 하나 더 얹은 이중항체 신약을 개발 중인
에이비엘바이오(298380)도 잰걸음을 내고 있다.
|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개발한 면역관문억제제 ‘옵두알라그’(성분명 렐라틀리맙). 이 약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초로 승인한 LAG-3 타깃 약물이다. (제공-B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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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S 세 번째 면역관문억제제 ‘옵두알라그’ 출격 지난달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2세 이상 절제 불가능한 전이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옵두알라그를 처방할 수 있도록 사용 승인했다. 이 약물은 8년 만에 나온 뉴타입 면역관문억제제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면역에 관여하는 T세포의 수용체와 여기의 붙는 암세포 표면 수용체의 결합을 방해하는 약물을 말한다. 일례로 혼조 다스쿠 일본 교토대 의대 교수가 1992년 발견한 PD-1 수용체가 있다.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PD-1과 암세포 표면 수용체인 PD-L1이 결합하면 T세포의 활성이 저하돼 암세포를 퇴치하지 못하게 된다.BMS와 일본 오노약품공업이 공동개발한 PD-1 억제 방식의 흑색종치료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2014년 FDA 승인)가 대표적인 면역관문억제제다.
BMS가 새로 내놓은 옵두알라그는 LAG-3를 타깃하는 최초의 약물이다. 1990년에 발견된 LAG-3는 PD-1이나 CTLA-4 등과 같이 암세포 표면 수용체와 반응해 T세포의 증식과 활성화를 억제하며, T세포 등을 성숙시키는 수지상세포의 활성화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MS는 옵두알라그와 옵디보의 병용임상, 판산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 관련 적응증 임상 등을 다양하게 수행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은 ‘LAG-3 차세대 면역치료: 경쟁 구도와 시장 예측’이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LAG-3 치료제 시장이 2035년경 34억2100만 달러(한화 약 4조27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옵두알라그가 첫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BMS는 이 시장을 개척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이와 동시에 회사 측은 2011년 FDA로부터 승인을 획득한 CTLA-4 타깃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와 옵디보에 이 세 번째 면역관문억제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됐다.
| (제공=에이비엘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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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LAG-3+PD-L1’ 타깃 이중항체로 도전국내 바이오 기업 중 에이비엘바이오가 LAG-3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회사 측은 LAG-3와 PD-L1을 동시에 타깃하는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ABL501’을 발굴해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2021년 7월 미국암역구학회(AACR)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ABL501은 LAG-3 또는 PD-L1 억제 계열의 단일 약물을 병용해 사용했을 때보다 3배 가량 높은 T세포 활성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ABL501이 국가신약개발사업 임상개발 과제로 선정됐으며, 오는 2023년 말까지 정부가 연구개발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임상 1a상에서 ABL501의 단독 용량증량시험을, 1b상에서는 병용 용량 증량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ABL501이 여러 시험에서 단일 타깃 약물을 뛰어 넘는 효능을 보이고 있다”며 “임상 1상을 통해 단독 또는 병용 시 안전성을 담보할 최적의 용량을 찾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우리 후보물질을 옵두알라그와 같은 흑색종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은 아니다”며 “대장암과 위암, 삼중음성유방암 등 여러 고형암 대상 효능을 다양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사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에서 속도를 내기 위해 김은경 의학임상개발 본부장을 영입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는 일본BMS의 임상개발 전략팀 총괄 및 BMS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종양부문 의학부 총괄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ABL501을 포함한 자사의 여러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에서 김 본부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인재 영입으로 신약개발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