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아이큐어가 채무상환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공모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소액주주들이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들여다봐야 할 핵심 사항이 주목된다.
| 아이큐어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는 당초 계획이었던 800억원 규모에서 4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자료=금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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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아이큐어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1차발행가액 주당 3270원, 400억원 조달이 확정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달 19일 계획했던 자금조달 규모에서 반토막난 수치다.
당초 아이큐어는 주당 예정 발행가액 6490원, 신주 1232만6650주를 발행, 약 8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자금조달의 목적은 채무상환 477억원, 시설자금 223억원, 운영자금 100억원이다. 채무상환은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4회차 전환사채(CB) 477억원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에 대한 대응이다.
2021년 1월 아이큐어는 5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0%였으며, 증권사와 다수의 사모펀드가 참여했다. 하지만 바이오 섹터의 약세, 금리 인상으로 기관투자자들이 0%의 이자율로 아이큐어 CB를 보유할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큐어 역시 4회차 CB의 전액 풋옵션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줄어든 유상증자 규모와 관련해서는 “줄어든 유상증자 규모는 운영하고 있지 않은 평택과 안성 공장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며 “완주 공장으로 모든 품목 이전은 완료됐으며, 제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아이큐어의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직전 거래일(9월 16일) 1만50원에서 이날 4315원으로 57% 하락한 상태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실권주가 대량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실권주 잔액은 유상증자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하며, 증권사가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상증자 신주는 1232만6650주, 증자전 주식총수 1900만1657주의 64.87% 수준이다. 최대주주인 최영권 아이큐어 회장의 지분율은 16.08%에 불과하며, 배정된 신주의 30%를 인수할 예정이다.
| 주관사 3곳 실권주 인수 수량. (자료=금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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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엔지켐생명과학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주관사인 KB증권으로 대주주가 바뀌는 사태가 발생했다. KB증권은 지난 3월 10일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27.97%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추진했던 주주배정 유상증자 실권주를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이 모두 떠안은 여파로 최대주주에 올라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위반이다. 금산법 제24조에 따르면 금융기관이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20 이상을 소유하는 행위를 하려면 사전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결국 KB증권은 금융감독원과 합의에 따라 손익과 상관없이 엔지켐생명과학 지분을 매각해야 했다. 지난 8월 공시 기준 9.85%로 지분율이 떨어졌다.
아이큐어는 현재 주가가 실제 기업 가치보다 과도하게 하향 평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큐어 관계자는 “실제 회사 가치보다 더 하향 평가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 대상 NDR(기업설명회)를 연이어 진행하는 등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신제품 도네페질 패치제의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며,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치매의약품 도네페질 경구용 제재의 국내 매출은 2021년 700억원을 돌파했다. 아이큐어 측은 “유통을 담당하는 셀트리온제약이 종합병원에 코드 등록 진행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 대형병원 등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의미 있는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